[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맨체스터시티의 공격 축구를 받치는 건 페널티킥 실점조차 허용하지 않는 수비력이다.

맨시티는 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2017/2018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28라운드를 갖고 3-0으로 승리했다. 맨시티는 지난 2월 26일 EFL(잉글랜드풋볼리스)컵 결승에서 아스널을 3-0으로 꺾고 나흘 만에 같은 점수차로 또 승리했다.

맨시티의 가장 큰 위기는 후반 7분 페널티킥이었다. 이미 3-0으로 앞서고 있던 맨시티는 아스널의 거센 반격을 잠재워야 하는 상황이었다. 아스널은 줄기찬 공격 끝에 헨리크 미키타리안이 니클라스 오타멘디에게 걸려 넘어지며 페널티킥 기회를 맞았다. 1월에 아스널로 이적한 뒤 1골을 기록한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이 키커로 섰다.

오바메양이 오른발로 오른쪽 아래(키커 기준)을 노리고 정확하게 슛을 보냈지만 에데르손 골키퍼가 심리전에서 완벽하게 승리했다. 킥을 하는 순간 이미 왼쪽으로 몸을 날린 에데르손이 손바닥으로 공을 쳐냈다. 아스널의 가장 좋은 득점 기회가 무산된 순간이었다.

맨시티는 이 선방을 비롯해 이번 시즌 19차례 페널티킥(승부차기 포함) 상황에서 무려 11개를 무산시키는 높은 방어율을 기록했다. 에데르손은 시즌 초반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나폴리 전에서 드리스 메르텐스의 킥을 선방해 2-1 승리를 이끌었고, 지난해 마지막 경기였던 크리스털팰리스전에서 루카 밀리보예비치의 킥을 선방해 0-0 무승부의 주역이 됐다. 이어 아스널 전까지 세 번째 승부차기 선방을 기록했다. 컵대회를 담당해 온 클라우디오 브라보 골키퍼는 LFP(잉글랜드풋볼리그)컵에서 울버햄튼원더러스, 레스터시티와 가진 승부차기를 모두 승리로 이끌어 우승의 주역이 됐다.

이번 아스널전에서 에데르손은 승부차기만 잘 막은 것이 아니었다. 두 팀의 유효슛은 5회로 동등했지만 에데르손은 상대의 모든 슛을 막아냈고, 아스널의 페트르 체흐 골키퍼는 초반 세 개 만에 3실점을 당했다. 골키퍼 차이가 승부를 갈랐다.

에데르손은 이번 시즌 처음 빅 리그에 진출한 25세 골키퍼다. 아직 기량이 완성되지 않았고, 상황 대처 능력과 안정감을 키워야 한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대신 선방 능력이 출중하다. 뛰어난 반사신경과 과감한 성격으로 가까운 거리에서 날아오는 슛을 잘 막아낸다. 페널티킥 선방에도 재능이 있다.

소셜 미디어를 자주 이용하는 동료 수비수 벤자맹 망디는 두 골키퍼의 활약을 벽에 비유한 바 있다. 망디는 벽 그림과 함께 에데르손과 브라보의 계정을 태그해 두 동료 골키퍼 모두 벽과 같은 존재라는 생각을 밝혔다.

한편 맨시티는 아스널전을 통해 EPL 82득점에 도달했다. 다득점 2위인 리버풀(65득점)보다 17골을 더 넣었다. 지난 시즌 최다득점팀 토트넘홋스퍼가 38경기 동안 넣은 골이 86골이었음을 감안하면 맨시티의 득점력은 압도적이다.

도움을 추가한 케빈 더브라위너는 14도움, 르로이 자네는 11도움으로 최다도움을 향한 ‘집안 싸움’을 이어갔다. 다비드 실바는 8도움으로 공동 4위에 올라 있다. 득점 순위에서는 세르히오 아구에로(21골)가 3위, 라힘 스털링(15골)이 4위에 올라 있다. 현재 EPL에서 가장 많은 패스를 기록한 선수 10명 중 5명이 맨시티 소속이라는 점도 이색 기록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