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수원] 김완주 기자= 전남드래곤즈가 달라졌다. 지난 시즌 부진을 털고 수원 원정에서 승리를 거뒀다. 감독과 선수들은 팀플레이가 승리의 원동력이라고 입을 모았다.

전남은 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삼성과의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1라운드에서 2-1로 승리했다. 후반 중반 선제골을 넣고 후반 40분 동점골을 내줬지만, 경기가 끝날 때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며 추가시간에 결승골을 집어넣었다.

경기 시작 전까지 전남의 승리를 예상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전남은 지난 시즌 내내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며 리그 최다 실점을 기록했다. 후반기에는 14경기동안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강등권 바로 위인 10위로 시즌을 마쳤다. 올해 유상철 감독이 부임했지만 대학에서 좋은 성적을 낸 유 감독 외에는 눈에 띌만한 보강이 없었기 때문에 힘겨울 것처럼 보였다.

많은 예상과 달리 유상철표 전남은 확 달라진 모습으로 시즌 첫 경기를 치렀다. 조직적인 움직임으로 수원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았고, 공격을 할 때는 상대 허점을 정확하게 노렸다. 패스를 통해 경기를 풀어나가는 것은 지난 시즌에는 보지 못한 모습이었다. 강한 체력과 빠른 패스를 통해 좋은 경기 할 테니 기대해 달라던 유 감독의 말은 허언이 아니었다.

유 감독은 지난 시즌 부진을 떨치기 위해 동계훈련 기간 팀플레이를 강조했다. 2개월 사이 어떻게 팀을 바꿔놨냐는 질문에 “처음에는 선수들이 상처받아 있고, 힘들어하는 모습이었다. 개인이 아닌 팀으로 경기할 수 있게 준비했다. 그러면서 팀이 더 단단해졌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전남은 경기장 안에서 수원보다 조직적인 면에서 뛰어난 경기를 펼쳤다. 전반 초반에는 수원의 분위기에 눌려 있는 모습이었지만 이내 안정을 찾고 경기를 진행했다. 선수들은 제 역할을 확실히 하며 팀을 위해 움직였다. 유고비치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내려서서 공격을 끊어내는 역할을 하고, 한찬희는 공격의 시발점 구실을 했다. 공격형 미드필더 박준태는 폭넓은 움직임을 가져가며 패스와 드리블로 공격을 이끌었다. 정리가 안된 듯 어수선한 경기를 했던 작년과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유 감독이 강조한 팀플레이도 경기장 안에서 확실히 구현됐다. 공격수는 공격만, 수비수는 수비만 하지 않았다. 최전방 스트라이커 하태균부터 수비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하태균은 좌우로 폭넓게 움직이며 상대 빌드업을 방해했고, 풀백 출신인 완델손.C와 박대한도 상대를 강하게 압박하며 수원 풀백의 공격가담을 막아섰다. 좌우풀백 이슬찬과 최재현도 공격에 가담했을 때는 크로스나 슈팅으로 마무리를 하고 내려왔다.

4-2-3-1 포메이션으로 나온 전남은 수비 시에는 4-4-2로 전환해 공간을 막아섰다. 전남 선수들은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며 공이 이동하는 방향을 따라 움직였다. 공간이 나지 않자 수원은 공격 작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수원이 공을 가진 전남 선수를 측면으로 유인할 때는 짧고 간결한 패스로 압박을 벗어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선수들도 유 감독이 강조한 팀플레이가 승리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날 주장을 맡은 이슬찬은 “감독님 오시고 작년은 다 잊고 새로 시작하자고 말해주셨다”라며 “가장 강조한 건 조직적인 움직임과 팀플레이였다. 오늘 경기장에서 준비한 게 잘 나왔다”라고 말했다. 한찬희 역시 “다들 승리에 대한 갈망이 컸다. 감독님 오시고 팀으로 움직이기 위해 훈련을 많이 했는데 첫 경기부터 결과가 나와 뿌듯하다”라고 말했다.

아직 시즌 첫 경기지만 전남은 반전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유 감독은 “우리 팀의 장점이자 단점은 기량이 월등한 선수가 없다는 것이다. 반대로 생각하면 누가 나가도 고른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다”라며 “작년의 전남은 잊어도 된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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