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K리그1(1부) 개막전은 유럽 축구를 경험하고 온 스타들의 시즌 첫 경기로도 관심을 모았다. 홍정호는 전북현대에 빠르게 녹아들었고, 박주호는 아직 울산현대 동료들과 호흡을 맞출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

1일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공식 개막전이 열렸다. 전북이 울산에 2-0으로 승리했다. 해외파 국가대표 홍정호, 박주호의 국내 복귀전이기도 했다.

 

홍정호 ‘태클 받고 볼키핑, 빌드업까지’

홍정호는 제주유나이티드에서 프로 경험을 쌓은 뒤 2013년 독일 아우크스부르크로 이적했다. 2016년 장쑤쑤닝으로 팀을 옮겼다가 올해 전북으로 임대되며 K리그에 돌아왔다. 한때 한국의 모든 수비수 중 가장 재능이 출중하다는 평가를 받은 선수다. 홍정호는 앞선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두 경기에서 모두 풀타임을 소화했다. 울산전까지 세 경기 동안 이재성과의 포백, 김민재와 신형민이 함께한 스리백, 김민재와의 포백 등 계속 다른 조합을 소화하고 있다.

홍정호는 여러모로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는데 성공했다. 울산이 일종의 승부수로 기용한 19세 유망주 공격수 오세훈은 홍정호, 김민재와 벌이는 승부가 버거울 수밖에 없었다. 경기 초반에는 김민재와 호흡이 잘 맞지 않아 간격 유지가 불안하고 누가 먼저 압박하러 나갈지 겹치는 모습도 있었다. 그럴 때는 재빠른 수비 커버와 과감한 태클로 위기를 넘겼다.

홍정호는 전반 12분 오르샤 등 울산 선수 두 명에게 둘러싸이자 세르히오 부스케츠를 연상시키는 깔끔한 터닝 동작과 드리블로 가볍게 빠져나왔다. 수비력과 발재간, 빌드업 능력을 모두 갖췄던 왕년의 모습이 보이는 플레이였다. 홍정호는 K리그 복귀전에서 무실점 수비에 성공했다.

경기 후 만난 홍정호는 “몸 상태가 점점 올라오고 있다. 아직 완전하지는 않지만 ACL 첫 경기 이후 계속 좋아지는 중이다. 원래 전북에 있던 수비수 모두 뛰어난 선수들이다. 호흡을 맞춰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박주호 ‘컨디션 OK, 호흡은 아직’

박주호는 전북전을 통해 K리그에 데뷔했다. 일본 가시마앤틀러스, 주빌로이와타를 거쳐 유럽으로 진출한 박주호는 바젤, 마인츠05, 보루시아도르트문트에서 뛰다 올해 국내 복귀를 결정했다. 울산의 이번 시즌 가장 큰 보강 요소다.

박주호 역시 ACL 두 경기를 통해 울산 동료들과 호흡을 맞춘 뒤 K리그에 모습을 보였다. 멀티 플레이어인 박주호는 레프트백과 중앙 미드필더를 모두 소화했다. 박주호가 중앙에 섰던 카와사키프론탈레전에서 울산은 2-1 승리를 거뒀고, 전북전 역시 박주호를 미드필더로 기용했다. 울산은 4-1-4-1 포메이션으로 중앙 미드필더만 세 명 뒀다. 박주호가 왼쪽으로 조금 치우친 자리에 섰고, 박용우가 오른쪽으로 치우친 자리에 섰다. 그 뒤를 정재용이 받쳤다.

박주호 개인의 경기 감각과 몸놀림에는 이상이 없어 보였다. 울산이 두 골 차로 뒤쳐져 있던 후반 40분 마지막 교체 카드로 이영재와 교체됐다. 김도훈 감독은 경기 후 “박주호는 역할을 충실히 잘 해주고 있다. 팀 조율하랴, 갖고 있는 능력 보여주랴 체력을 많이 소비한 것 같아서 뺐다”고 밝혔다.

박주호의 플레이에는 이상이 없었지만, 박주호 중심의 시너지 효과가 나려면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박주호는 공격적인 레프트백 이명재, 왼쪽 윙어 오르샤와 호흡을 맞췄다. 왼쪽 측면 플레이가 가능한 박주호까지 있기 때문에 울산의 왼쪽은 K리그에서 가장 위력적인 측면이 될 잠재력이 충분하다. 그러나 기대만큼 좋은 콤비네이션 공격은 잘 나오지 않았다. 울산은 왼쪽에서 공을 자주 돌렸지만 위협적인 상황은 오히려 오른쪽에서 나오곤 했다.

특히 박주호와 동료들이 짧은 패스를 이어가며 전북의 압박을 빠져나가려 할 때 호흡이 맞지 않는 모습이 여러 번 나왔다. 박주호는 독일에서 전술의 대가 토마스 투헬 감독의 축구를 오래 경험했다. 조직적으로 패스를 돌리며 점유율을 유지하는 플레이가 익숙하다. 박주호는 울산에서도 ‘패스 앤드 무브’를 통해 점유율을 유지하려 했다. 반면 울산은 지난해부터 좀 더 정적인 축구를 해 온 팀이다. 박주호가 움직이면서 공을 받으려고 하면, 동료 선수의 패스는 조금 전 박주호가 서 있던 자리로 굴러가 패스미스가 났다.

박주호는 울산 동료들과 호흡을 맞출 시간이 필요하다. 울산의 경기방식에 박주호가 적응해야 하고, 한편 박주호가 유럽에서 습득한 요령을 울산의 후배 선수들에게 전파해 줄 필요도 있다.

 

월드컵 '막차' 탑승 노린다

홍정호와 박주호 모두 제 컨디션을 빠르게 찾는다면 ‘2018 러시아월드컵’ 참가 가능성이 열려 있다. 둘 다 한때 대표팀 주전이었던 선수들이다. 홍정호는 이미 대표팀 주전으로 올라선 김민재와 매 경기 호흡을 맞춘다는 점도 유리하다. 박주호의 경우 멀티 플레이어로서 월드컵에 갈 수도 있고, 아직 확실한 주전이 없는 기성용의 파트너 자리를 노릴 수도 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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