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고종수 대전시티즌 감독은 ”실수해도 괜찮아”라는 말을 선수들에게 가장 많이 한다. 자신의 현역 시절처럼 패기 넘치는 플레이를 원하기 때문이다.

‘KEB하나은행 K리그 2018’ 개막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시즌 K리그2(구 K리그 챌린지, 2부)에는 스타플레이어 출신 젊은 감독들이 대거 지휘봉을 잡았다. 27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 서울에서 열린 개막 미디어데이에서도 박동혁(아산무궁화축구단), 박진섭(광주FC), 고종수 등 프로팀 감독으로 새 출발하는 이들에 대해 관심이 집중됐다.

고 감독은 취재진에게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감독 중 한 명이다. 현역 시절 ‘앙팡테리블(무서운 아이)’로 불렸을 만큼 어린 나이부터 화려한 플레이로 주목 받았다. K리그를 대표하는 테크니션이었던 그가 부진을 거듭하고 있는 대전을 어떻게 이끌어 나갈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대전 감독으로 부임한지 3개월이 지났다. 고 감독은 “선수나 코치일 때는 감독님이 추구하는 걸 따라가면 됐는데 감독이 돼서 미리 준비하고 관리하려고 하니 어려운 부분이 많다”라고 하면서도 “모두가 같은 생각이겠지만 우리는 절심함으로 뭉쳐있다. 지난해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줄 준비를 마쳤다”라고 강조했다.

고 감독이 대전에 부임한 뒤 발견한 문제점은 선수들 사이에 뿌리내린 패배의식과 자신감 결여였다 그도 그럴 것이 대전은 지난 시즌 K리그2(구 K리그 챌린지)에서 최하위를 기록했다. 고 감독은 동계훈련을 진행하며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처음 와서 훈련을 진행해보니 선수들이 공을 처음 잡을 때 굉장히 소극적이더라. 공격수들도 첫 터치를 공격적으로 하지 않았다. 자신감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소극적인 자세를 바꿔 자신감을 키우면 미래가 있다고 생각했다.”

선수들에게 “실수해도 괜찮다”라고 말하는 이유도 자신감을 살려주기 위해서다. 그는 “현대축구에서는 상대에게 혼란을 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격적이고 창의적인 패스와 움직임이 있어야 한다. 선수들이 실수를 하더라고 자신감을 가지고 시도를 하면 발전이 따라온다”라고 말했다. 동계훈련을 거치면 소극적인 면도 많이 바뀌었다.

고 감독이 원하는 축구는 자유로운 축구다. 틀에 박히지 않은 축구로 대전의 부활을 꿈꾸고 있다. 그는 “성적 압박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우리는 작년에 꼴지를 해서 잃을 게 없다. 오히려 상대가 더 긴장할 것”이라며 “어차피 경기는 선수들이 한다. 경기장에서 선수들이 마음껏 뛰어 놀 수 있게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어렸을 때부터 두각을 나타냈던 고 감독은 신인 선수들에 대한 기대도 크다. 그는 "빈말처럼 들리겠지만, 제2의 고종수가 될 수 있는 친구가 몇 명 보인다"며 “어리고 재능있는 선수들이 많다. 누구 한 명을 따로 이야기하면 다른 선수들이 삐질 수 있다. 대전 경기를 보면 어리고 가능성 있는 선수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오장은, 안상현, 백종환 등 고 감독 부임 이후 영입된 베테랑 선수들도 어린 선수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베테랑들이 합류하고 선수단이 하나로 뭉쳐졌다. 경기를 준비하는 자세나 몸 관리 방법 등을 다른 선수들이 배우고 있다. 경기를 뛰다 힘들 때 베테랑 선수들이 건네는 말 한마디가 큰 힘이 될 수 있다. 역할을 잘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은 3월 3일 부천FC와 2018시즌 개막전을 치른다. 대전을 상징하는 자주색 넥타이를 메고 온 고 감독은 “자주자주 이기는 축구하겠다”라는 말로 이번 시즌 선전을 다짐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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