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수원삼성은 2018년 들어 K리그팀 중 가장 많은 4경기를 치렀다. 그 중 2경기를 패했고, 중원이 부실하다는 확실한 약점을 노출했다.

수원은 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1라운드 전남드래곤즈와 경기에서 1-2로 패했다. 수원은 지난 21일 ‘2018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가시마앤틀러스전에 이어 홈에서 2연패를 당했다.

수원은 새로운 시즌을 앞두고 공격과 수비에 새 얼굴들을 대거 보강했다. 공격에는 데얀, 임상협, 바그닝요가 합류했고, 이기제와 크리스토밤을 영입하며 양쪽 풀백 자리를 채웠다. ACL 플레이오프 FLC탄호아전과 조별리그 시드니FC전에서 이적생들이 활약하며 이번 시즌 전망도 밝은 듯 보였다.

새 시즌에 대한 기대감은 가시마전부터 무너지기 시작했다. 3-4-3 포메이션으로 나온 수원은 탄탄한 조직력을 앞세운 가시마에 1-2로 패했다. 최성근, 조원희로 나온 중원 조합은 상대 미드필더의 강한 압박에 고전했고, 전방을 향한 패스가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미드필더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하다 보니 데얀, 염기훈, 바그닝요도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전남과 경기에서 3백 대신 4백을 들고 나왔다. 4백을 사용하면 앞쪽에 선수 4명을 포진시키며 공격에 무게를 둘 수 있고, 공격진에 집중되어 있는 23세 이하 선수를 출전시킬 수도 있다. 미드필더 숫자를 많이 가져갈 수 있는 것도 이점이다.

경기 초반에는 서 감독의 선택이 통했다. 김은선, 최성근 조합은 중원에서 전남을 강하게 압박하며 수원이 경기를 주도할 수 있게 했다. 전남이 빠른 역습을 시도하긴 했으나 김은선이 길목을 단단히 지켰다. 후방에서 수비라인을 보호해주는 김은선 덕에 공격 성향이 강한 양쪽 풀백은 공격에 적극적으로 가담할 수 있었고, 중앙미드필더 최성근도 수비 부담을 덜 수 있었다.

수원의 우위는 오래 가지 않았다. 전반 39분 김은선이 무릎 부상으로 조원희와 교체되며 중원의 밸런스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조원희는 전남의 공격 전개를 효과적으로 차단하지 못했다. 하프라인 부근에서 조원희가 상대 공격을 차단하는 데 실패하자 박준태와 완델손 등 빠르고 기술 좋은 전남 공격진들이 마음껏 수원 수비진영을 휘저었다.

조원희가 상대 압박에 고전하다 보니 최성근과 윤용호까지 수비 진영 깊숙이 내려올 수 밖에 없었다. 공수 밸런스는 급격하게 무너졌고, 수비와 공격 모두 제대로 되지 않았다. 전반에 62%였던 수원의 점유율은 후반 중반 38%까지 떨어졌다.

중원의 부진은 공격수의 고립으로 이어졌다. 페널티박스 근처에서 공을 잡았을 때 강점을 보이는 데얀에게 공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 데얀은 공을 받기 위해 아래쪽으로 나올 수 밖에 없었고 골문과 멀어지며 슈팅 기회도 좀처럼 잡지 못했다. 전반에 6대4로 앞서던 슈팅 숫자는 후반 들어 4대11로 뒤집어졌다.

서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김은선이 부상으로 나가면서 흐름이 안 좋아졌다”라며 미드필더 싸움에서 고전한 것을 패인으로 꼽았다. 서 감독에 따르면 김은선은 무릎 인대 안쪽을 다쳤다. 아직 정확한 진단이 나오진 않았지만 한동안 경기에 나설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은선이 없는 경기에서 고전했던 것을 생각하면 수원에겐 악재다.

홈에서 당한 2연패로 수원의 분위기는 크게 가라앉았다. 수원은 오는 7일 홈에서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오른다. 상하이선화와 ACL 조별리그 3차전이 예정돼있다. 선화는 프레디 구아린, 지오반니 모레노, 오스카 로메로 등 수준급 미드필더를 보유하고 있다. 선화와 경기에서도 수원이 중원 문제의 해결책을 찾지 못한다면 3연패의 수렁에 빠질 수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