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실점이 많은 것은 꼭 수비 문제만은 아니다. 앞 선에서 어떻게 도와주느냐가 중요하다”

 

신태용 감독이 지닌 많은 숙제 중에 하나가 중원 조합 구성이다.

 

대표팀은 오는 24일과 28일 북아일랜드, 폴란드와 친선전을 한다. 신 감독은 사실상 ‘2018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치르는 마지막 친선전을 앞두고 전북 수비진을 5명이나 뽑았다. “가장 좋은 선수들”이라며 선수와 전북 조합을 모두 쓰겠다고 했다. 고심 끝에 수비 불안을 해결할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전북 수비진을 뽑은 것을 우려하는 눈초리도 있다. 전북은 최근 한 5경기에서 11골을 내줬다. 신 감독은 이에 골을 내준 게 수비진 잘못만은 아니라고 답했다. 그는 “앞 선에서 어떻게 도와주느냐가 중요하다”라고 했다. 공격수부터 상대를 압박하고 미드필더들이 수비진을 보호하면 수비진도 안정된다는 이야기다.

 

결과적으로 이번 친선 2연전 중원 조합은 매우 중요해졌다. 최종엔트리를 정하기 전에 할 수 있는 마지막 실험이기 때문이다. 신 감독은 4-4-2 포메이션을 쓸 가능성이 큰데 여기서 중앙 미드필더를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수비진 안정도 달라질 수 있다. 이번에 좋은 조합을 찾지 못하면 앞으로 팀을 구성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

신 감독이 컨디션이 완벽하게 올라오지 않은 박주호를 선발한 이유도 여기 있다. 박주호는 왼쪽 측면 풀백과 중앙 미드필더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선수다. 신 감독은 “2015년 아시안컵에서 박주호가 기성용과 짝을 이뤘을 때 좋은 모습을 보였었다”라고 말했었다. 박주호는 울산현대에서도 두 포지션을 모두 보고 있다.

 

박주호도 자신이 해야 하는 역할을 잘 안다. 그는 출국전 한 인터뷰에서 “미드필더로 뛴다면 수비 앞에서 많이 뛰면서 수비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라고 했다.

 

박주호가 기성용 파트너가 되면 수비적인 부분이 문제가 될 수 있다. 기성용과 박주호 모두 수비력이 좋은 선수로 보기는 어렵다. 두 선수 모두 활동량도 많고 패스도 잘하지만 수비 부담을 이겨내기 어려울 수 있다. 이번에 만날 북아일랜드와 폴란드는 물론이고 월드컵에서 만날 팀은 모두 공격이 좋다.

 

‘2018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에서 수준급 경기 조율과 프리킥을 보여준 정우영도 있다. 정우영도 그 역할을 맡았을 때는 박주호와 크게 다른 모습을 보여주긴 어렵다. 좀 더 긴 패스를 정확하게 보낼 수 있고 경기 운영도 좋다. 다만 수비력은 인상적이지 않다. 기성용 파트너가 됐을 때는 박주호와 같은 문제가 나올 수 있다.

 

신 감독은 이번 명단을 정할 때 수비형 미드필더를 두고 고심을 많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4-4-2 포메이션에서 중앙 미드필더가 갖는 중요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명주와 주세종이 군사교육 때문에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았기에 뽑을 수 있는 선수도 많지 않았다. 신 감독은 이번 친선전에서 중앙 미드필더 조합을 제대로 실험해야 한다. 허리를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월드컵 준비와 성적이 달라질 수 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풋볼리스트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