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프랑스 리그앙은 계속해서 성장한다. 인상적인 팀도 많고,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할 유망주도 많다. 2017/2018시즌을 앞두고는 네이마르도 프랑스 무대를 밟았다. 계속해서 리그앙을 취재한 류청 기자가 은근히 제대로 된 소식을 접하기 어려운 리그앙 이야기를 한다. 가능하면 가장 특별하고 가장 빨리. <편집자주>

 

석현준(26, 트루아)와 권창훈(24, 디종)은 프랑스 리그앙에 한국 바람을 몰고 왔다.

 

두 선수는 ‘2017/2018 프랑스 리그앙’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며 박주영이 AS모나코에서 활약한 이후 시들해졌던 ‘한류(韓流)’를 다시 상기시켰다. 프랑스 최대 스포츠 일간지인 ‘레키프’에서 두 선수를 따로 뽑아 기획 기사를 쓸 정도다. ‘레키프’는 26일(이하 현지시간) 두 선수를 주제로 두 선수의 상, 프랑스 내 한국인 선수 역사, 최근 한국인 선수 유럽 기상도 등을 썼다.

 

내용보다 중요한 게 맥락이다. 석현준과 권창훈은 시즌 전 큰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수준급 실력을 보이며 프랑스를 놀라게 했다. 팀 내 공헌도를 따질 필요가 없을 정도로 준수한 기록을 남겼다. 두 선수 모두 전반기에 팀 내 최다골을 기록했다. 권창훈은 총 17경기(15경기 선발)에 출전해 5골과 도움 2개를 기록했다. 석현준은 12경기(8경기 선발)에 나와 5골을 넣었다.  

두 선수는 프랑스 내에서도 인지도를 올렸다. ‘레키프’ 기사는 올라간 인지도를 볼 수 있는 척도라고 할 수 있다. 박주영이 모나코에서 좋은 활약을 펼칠 때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이나 팀 내 광고물에 자주 등장했던 것과 마찬가지다. 권창훈과 석현준을 다룬 기사와 팀 자체 컨텐츠가 늘어났다. 두 선수가 공격포인트를 늘려갈 때마다 두 선수가 나온 사진도 늘어나는 것과 같은 원리다.

 

바람은 프랑스 바깥에서도 분다. 프랑스 내에서 외부에서 분 바람을 느낄 수 있을 정도다. 권창훈과 석현준을 주제로 한 특별한 마케팅을 펼치지 않는데도 관심도가 늘고 있다는 이야기다. 디종 관계자는 “권창훈 사진이나 기사가 가장 많이 읽힌다”라고 했다. 시즌 개막 후 가장 많이 팔린 유니폼도 권창훈 이름이 새겨진 것이다.

 

석현준을 보유한 트루아도 그 바람을 느낀다. 트루아 관계자는 “석현준이 언급되면 한국에서 그에 대한 기사와 함께 수많은 반응이 나온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구단이 특별한 마케팅 전략을 세우지 않았지만 석현준이 마케팅적으로 매우 큰 효과를 내고 있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두 선수는 2017/2018시즌 전반기를 잘 마쳤다. 많지 않은 연봉과 크지 않은 기대를 받고도 팀 내에서 가장 좋은 활약을 펼쳤다. 두 선수가 공격포인트를 기록할수록 두 선수가 지닌 영향력도 조금씩 더 커지고 있다. 아직 이른 예측이지만, 두 선수가 시즌을 잘 마치면 2019/2020시즌을 앞두고는 프랑스로 가는 또 다른 한국 선수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박주영이 정조국, 김경중, 남태희를 부른 것과 같은 맥락이다.

 

글= 류청 기자

사진= 레키프 캡쳐, 디종, 트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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