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공격수 진성욱은 A매치 데뷔전에서 준수한 활약을 하며 자신을 남자 축구대표팀에 선발한 신태용 감독에게 힘을 실어줬다. 더 필요한 건 결정력이다.
12일 일본 도쿄에 위치한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풋볼 챔피언십(이하 E-1 챔피언십)’ 2차전을 가진 한국은 북한을 1-0으로 꺾었다. 후반 19분 북한 수비수 리영철의 자책골이 승부를 갈랐다.
진성욱의 A매치 데뷔전이었다. 선발로 투입된 진성욱은 김민우, 이재성의 보좌를 받으며 3-4-2-1 포메이션의 원톱으로 뛰었다. 후반 21분 김신욱과 교체될 때까지 최전방을 책임졌다.
몇 차례 진성욱이 돋보일 기회가 있었다. 전반 38분 고요한의 크로스를 받아 날카로운 발리슛을 날린 장면은 슛을 하기 나쁜 몸의 각도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골문 근처로 공을 보낸 점이 돋보였다. 후반 3분 좋은 침투와 높은 점프를 통해 헤딩슛을 날렸으나 리명국 골키퍼의 정면으로 향했다. 후반 11분 김민우의 낮은 크로스를 받아 날린 왼발 논스톱슛도 좋은 플레이였으나 골대에 맞았다. 후반 14분 이창민의 짧은 스루패스를 받은 진성욱은 골키퍼까지 돌파한 뒤 골대 앞으로 패스를 붙여줬으나 동료보다 상대가 먼저 달려들어 걷어냈다.
선제골 상황에서도 진성욱이 기여했다. 김진수의 크로스가 날아올 때 진성욱이 낙하지점을 잘 포착하고 달려들었다. 달려드는 타이밍은 조금 늦었지만 적극적인 쇄도를 통해 리영철이 제대로 걷어내지 못하게 했다. 결국 리영철의 다리에 빗맞은 공이 자책골로 이어졌다.
진성욱의 장점이 잘 드러난 경기였다. K리그에서 5시즌 동안 뛴 진성욱은 통산 115경기 20골 5도움에 그친 점에서 알 수 있듯 득점이 많은 선수는 아니다. 가장 많은 공격포인트를 올린 2016년에도 31경기 5골 3도움에 그쳤다.
대신 번뜩이는 플레이가 진성욱의 장점이다. 신체능력을 타고난 진성욱은 탄탄한 체격에 비해 순간적인 가속력이 좋다. 수비수들이 득실거려 속도를 살린 돌파가 힘든 상대 문전에서도 과감하게 속도를 높이며 한두 명을 돌파할 수 있는 선수다. 동료 미드필더 안현범은 “성욱이 형은 빠르면서도 힘이 있다. 수비를 달고 있는 상태에서 치고 나갈 수 있는 선수다. (이)근호 형 같은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득점 기회를 잡는 움직임 역시 준수하다는 걸 북한전을 통해 보여줬다. 진성욱은 원톱이었고, 2선 자원 중 득점을 지원하는 선수가 없었기 때문에 문전에 고립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크로스와 스루 패스에 적절하게 달려들어 슛을 날렸다. 북한 수비수들의 집중 견제를 뚫고 슛을 날릴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줬다.
반면 단점도 노출했다. 이날 한 경기에서 골을 넣지 못한 걸 문제 삼아 결정력이 낮다고 말할 수는 없다. 프로 경력을 통틀어 볼 때 득점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가능하다. 좋은 문전 움직임, 기습적인 돌파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볼 터치가 조금 길어 슛까지 이어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수치로 나타나는 슈팅 대비 득점력은 슛 5회당 1골이기 때문에 준수한 수준이지만, 애초에 슛 직전에 차단당한 플레이가 많다는 점에서 결정력 문제가 있다.
진성욱은 골문 앞에서 상대 예측을 깨는 플레이가 가능한 선수다. 공격수에게 중요한 덕목이다. 이 점을 잘 아는 신 감독은 U-23 대표 시절 직접 지도하며 6경기 1골에 그친 진성욱을 A대표팀까지 불러들이며 가능성에 기대를 걸었다. 대표팀 공격진의 스타일을 다변화하려면 깜짝 선발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공격수다.
진성욱에게는 아직 반 시즌이 남아 있다. A매치 데뷔전에서 호평을 받은 진성욱은 내년 전반기 K리그 클래식과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한결 나은 득점력을 보여준다면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에도 갈 만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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