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인턴기자= 차범근(64) 전 감독이 한국 축구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젊은 지도자를 육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도자 교육을 위해 독일과의 교류를 돕겠다는 말도 했다.

차범근 전 감독은 2일 오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분데스리가 레전드 인 코리아’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서 우수한 지도자에게 기회를 줘야한다고 말했다.

한국 축구는 최근 위기를 겪고 있다. 한국 남자 축구국가대표팀은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최종 예선 도중 성적부진으로 감독이 바뀌고, 감독이 바뀐 뒤에도 부진이 계속되며 팬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 대표팀의 성적이 좋지 않자 리그의 인기도 떨어지고 있다. 차 전 감독도 “수원삼성 감독 시절에는 FC서울과 경기하면 언제든 경기장이 가득 찼는데 지금은 아니다. 축구 열기가 희미해졌다”며 아쉬워했다.

차범근 전 감독은 지금 한국축구의 위기가 지난 2000년 독일이 겪은 위기와 닮아있다고 말했다. 독일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2000’ 조별리그에서 최하위로 탈락하며 자국 팬들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그 이후 많은 토론을 거쳐 시스템을 정비했고, 지금은 세계 최고의 팀으로 평가 받고 있다.

차 전 감독은 “우리도 2000년 당시 독일처럼 필연적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바뀌어야 할 시기”라며 독일 사례를 본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차 전 감독은 2006년부터 독일 축구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요아힘 뢰브 감독을 예로 들며 우수한 지도자에게 기회를 줘야한다고 말했다.

뢰브 감독은 화려한 선수시절을 보내지 못했다. 현역시절 8번이나 팀을 옮긴 저니맨이었고 아인트라흐트프랑크푸르트 시절에는 차 전 감독의 백업 공격수였다. 현역 은퇴 후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는 성공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차 전 감독은 지난 여름 위르겐 클린스만 전 독일 감독과 나눈 이야기를 소개했다. “뢰브 감독이 독일축구협회에서 한 전술 수업에서 스리백에 대해 완벽하게 설명하는 것을 보고 클린스만이 감탄했다고 하더라. 그래서 뢰브를 독일대표팀의 수석코치로 임명했다고 한다”고 말하며 무명의 뢰브가 일궈낸 성과에 대해 우리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행사에 참석한 독일 분데스리가 마케팅세일즈 담당자 모이스 조지도 “감독님 말처럼 독일 축구는 과거 많은 토론을 거쳐 내렸던 결정을 통해 성장할 수 있었다고 믿고 있다”고 말하며 “유소년에 많이 투자를 해도 지도자 없이는 축구가 돌아갈 수 없다. TSG호펜하임의 율리안 나겔스만은 만 30세의 나이로 성과를 내고 있다. 그런 환경을 제시해 주는 게 중요하다”고 지도자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차범근 전 감독은 최근에도 독일축구협회, 독일프로축구연맹(DFL)과 꾸준히 대화하고 있다. 지도자 교육체계가 잘 잡혀있는 독일과의 교류도 계획 중이다.차 전 감독은 “현장을 돌아보면 (선수시절) 축구를 잘하지는 않았어도 좋은 지도자를 꿈꾸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이런 지도자들이 조금 더 수준 높은 곳에서 많은 것을 보고 배울 수 있도록 해야한다”며 "독일 협조를 구할 것이 있으면 그렇게 해서 교육을 시켜야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차 전 감독은 ‘분데스리가 레전드 투어 인 코리아’ 행사의 일환으로 오는 4일 서울월드컵경기장 내 풋볼판타지움에서 팬들과 함께 분데스리가 경기를 관람하는 행사를 갖는다. 지난 8월 분데스리가 레전드에 선정된 차 전 감독은 “많은 팬들이 한국 축구를 걱정하는 상황에서 분데스리가와 직접적이고 친밀한 교류가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해 레전드 역할을 받아 들였다”고 말했다.

사진=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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