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이슬람국가(IS)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리오넬 메시와 같은 축구 스타를 위협하고 나섰다. IS가 호날두와 메시를 합성해 넣은 섬뜩한 포스터까지 만들어 배포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IS는 최근 수도로 삼았단 락까까지 빼앗기며 패퇴를 거듭하고 있다. 인터넷 세상에서는 전혀 움츠러들지 않았다. 호날두, 메시, 네이마르, 아센시오 그리고 디디에 데샹 프랑스 감독을 협박하는 포스터를 만들어 유통시키고 있다. 합성 방식과 문구도 다양하다. 데샹 프랑스 감독에게는 “알라의 적”이라는 표현을 썼고, 메시에게는 “너는 실패를 모르는 국가(IS)와 싸우고 있다”라고 썼다.

 

모두 개막을 1년여 앞둔 ‘2018 러시아 월드컵’을 겨냥해 만든 선전물이다. 호날두를 합성해 넣은 포스터에는 직접 ‘2018 러시아 월드컵’ 로고를 넣기도 했다. 축구 스타가 아닌 경기장과 같은 월드컵 상징물이 나오는 포스터도 있다. 러시아 경기장을 그려 넣고 “맹세컨데 무자헤딘(성전에서 싸우는 전사)의 불이 너희를 태울 것이다. 기다려랴”라고 쓴 것도 있다.

#축구와 모든 스포츠, 율법에 배치

IS는 축구를 이데올로기적으로 위협하고 있다. IS는 샤리아를 이슬람교의 율법과 규범 체계를 의미하는 샤리아를 현실에 적용해야 한다고 주창한다. 샤리아가 적용되는 정교일치 사회를 이상향으로 보고 있다. 2016년, IS의 한 조직은 축구의 합밥성에 대한 문서를 만들기도 했고, “FIFA가 규정한 틀에서 실시되는 축구는 불신앙으로 여겨진다”라고 했다.

 

이들은 실제로 축구를 본 이들을 살해하거나 폭행하기도 했다. 율법을 어겼다는 명목이다. ‘2015 호주 아시안컵’이 열릴 때, IS는 이라크 모술에서 10대 소년 10명을 공개 처형했다. 희생자들은 이라크와 요르단이 맞붙은 아시안컵 조별리그 경기를 TV로 시청했었다. IS는 FIFA가 ‘2022 월드컵’ 개최지로 카타르를 선정하자 테러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IS는 축구뿐 아니라 모든 스포츠를 불신앙으로 여기고 있다. FIFA등 각 단체가 규정한 규칙과 법에 따라 경기하기 때문이다. 샤리아를 따르지 않았다는 원론적인 이유로 스포츠 스타나 대회를 위협하고 있다.

#공포를 조장하는 기술

두 번째 이유는 공포 조장이다. 메시와 호날두는 전 세계적으로 거의 모르는 이가 없는 스타다. 게다가 월드컵은 전세계인이 주목하는 대회다. IS는 전세계적으로 관심을 받는 이와 행사를 지목해 공포 분위기를 조장하려 한다. 이들은 지난 ‘2014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도 시리아에서 테러를 일으킨 뒤 다음 목표물로 월드컵을 지목한 바 있다.

 

“테러의 기본은 테러 분위기를 퍼트리는 걸 도울 공명장치를 찾는 것이다.” (빌라드 알 프란사(가명), 반 테러단체 전문가)

 

IS는 프랑스에서 개최된 ‘유로 2016’을 앞두고도 활발한 선전전을 펼쳤다. IS는 프랑스는 물론 인접 국가인 벨기에에서 수차례 테러를 한 바 있다. 이들은 ‘유로 2016’이 보이지 않는 위협에 굴복하길 바라며 선전전을 펼쳤다. 다행히 ‘유로 2016’은 큰 사고 없이 넘어갔지만, IS를 추종하는 세력이 파리 시 외각 마냥빌에서 경찰서장 부부를 살해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IS와 테러를 취재해온 ‘르푸앙’ 출신 기자 에낭(필명)은 ‘2018 러시아 월드컵’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월드컵이 펼쳐지면 경비가 삼엄해지기 때문에 ‘유로 2016’처럼 큰 일 없이 넘어갈 수도 있지만, 테러 분위기에 편승한 ‘외로운 늑대’와 러시아로 잠입을 시도할 테러리스트가 일을 벌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현실적인 영토를 잃은 IS는 건재함을 과시하기 위해 인터넷 세상에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안전하다’라고 확신할 수 없는 이유다. 대회 때 테러가 없었다고 기뻐할 수도 없다. ‘유로 2016’이 끝난 이후에 경비가 상대적으로 허술해지자 프랑스 혁명기념일(7월 14일)에 니스에서 버스 테러가 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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