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완주] 김정용 기자= 김민재는 생애 첫 우승의 기쁨에 취해 날뛰고 싶었지만, 의외로 담담한 형들을 보고 머쓱해졌다. 더 날뛰려면 내년에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에 도전해야 한다.

2일 전북 완주군 봉동읍에 위치한 전북 클럽하우스에서 우승 미디어데이가 진행됐다. 김민재는 우승을 확정할 때 경기장에 없었다. 부상으로 일찍 시즌을 마감했다. 그러나 올해 K리그 최고의 신인인 김민재는 미디어데이에서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질문 세례를 받았다. 인터뷰가 많이 익숙해진 모습이었다. ‘우량아’라는 별명답게 아기 자세로 사진도 찍었다.

 

- 시즌 시작할 때부터 우승할 거라고 예상했나?

그렇다. 처음부터 우승하려고 했다. 초반부터 앞서나가고 선두권을 유지했으니까. 선두를 안 빼앗기려고 하면서 좋은 성적이 난 것 같다.

 

- 데뷔 첫 해에 바로 우승했다. 2013년 이재성처럼,

프로 선수로 데뷔하자마자 우승했으니까 난 좋아하는데 형들은 덤덤하더라. 밖에선 좋아하는 척 했던 건지, 라커룸으로 들어가니까 말도 없었다. 사진 한 장 찍고 끝냈다. 라커에서 다 같이 환호하고 막 그런 걸 생각했는데 없다. 난 좋아하고 싶었는데 그렇게 심하게 좋아하지 못했다. 새삼 ‘되게 큰 팀에 왔구나’ 생각했다. 원래 계획대로 감독님과 사진은 한 장 찍었다.

 

- 막판 일정을 부상으로 걸렀다.

우승 확정 경기에 뛰고 싶었는데 많이 아쉬웠다. 수술은 잘 됐다. 이상이 없다. 재활도 생각보다 빨리 되고 있다. (12월 동아시안컵 참가 등) 복귀 시기는 확답을 드릴 수 없다.

 

- 내년엔 ACL에 나갈 수 있다.

올해 아쉽게 못 나갔다. 계속 나가고 싶었다. 다른 팀의 뛰어난 용병들을서 잡아보고 싶다. 준비를 잘 해야 될 것 같다. 잡아보고 싶은 선수는 헐크. 일단 잘 하잖나. 잘 하는 선수 한 번 잡아보고 싶고, 그런 용병 잡아보면서 벽을 한 번 느껴보고 싶다. (헐크를 상대해 본) 장윤호와도 ACL 이야기 한다. 나도 잡아보고 몸으로 느껴보고 싶다.

 

- K리그에선 벽을 느낀 적이 없다는 건가?

있다. 우리 팀 선수들 잡는 게 제일 힘들다고 생각한다. 다른 팀은 (염)기훈이 형이다. 세 경기 다 거의 맨투맨 수비를 했는데 되게 힘들었다. 왼발만 못쓰게 하라는 지시를 받았는데, 왼발만 쓰시는 게 아니고 오른발로도 치시니까 되게 힘들었다.

 

- 베스트, 워스트 경기는?

베스트는 잘 모르겠다. 워스트는 퇴장 당했던 상주상무전이다. 처음에는 페널티 박스 안에서도 상대 공격수에게 막 덤볐는데, 경기를 뛰다보니 많이 느낀 게 있다. 퇴장도 한 번 당해봤다. 데뷔 시즌에 할 것 못 할 것 다 해봤다. 내년에 조심할 건 더 조심하고, 과감하게 할 건 더 과감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 올해 선보이지 못한 재주가 아직 남아 있나?

아니. 올해 내 능력 이상으로 충분히 보여준 것 같다. 경기도 잘 됐고. 생각보다 더 잘 돼서 아쉬움은 없다. 데뷔 시즌의 좋은 폼을 유지하고 싶다. 2년차 징크스라는 게 있다고 하더라. 잘 유지하고 싶다.

 

- 수비의 숨은 공로자가 있다면

(임)종은이 형, (이)재성이 형, (조)성환이 형과 파트너로 뛰어 봤다. 사이드백 형들과도 대화를 많이 했지만 일단 중앙 수비수 형들과 많이 했다. 다들 잘 한 것 같다. 형들이 말을 많이 해 주셔서 그대로 따르면 경기장에서 잘 됐으니까. 다만 성환이 형이 어쩌다 한 번씩, 음, 여기까지만 말하겠다.

 

- 성공적인 데뷔를 가장 기뻐해 주는 사람은?

가족, 그 다음은 대학교와 고등학교 동기들이다. 특히 친한 친구 몇 명이 있는데 내가 잘 못 하는 부분까지 잘 말해줬다. 아주 직설적으로 말해주는 친구들이다. 그 이야기를 새겨들어서 더 잘 된 것 같다. 쓸데 없는 경고를 받을 때, 페널티킥을 내줄 때면 내게 욕도 했다. 정신 차리는 데 도움이 되는 친구들이다.

 

- 내년에 월드컵과 아시안게임이 모두 열린다.

전북에서 계속 잘 하는 게 목표다. 그러다보면 A대표팀과 아시안게임 대표팀 다 뽑힐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소속팀에서 계속 활약을 유지해야 한다. 대표팀 수비에 대한 고민은 아직 말할 단계가 아니다. 내가 갔을 때 큰 문제는 없었다. 경기장 밖에서부터 수비끼리 대화를 많이 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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