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인턴기자= ‘레전드’ 차범근(64) 전 감독은 위기에 빠진 한국축구를 위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무엇보다 지도자와 유소년 육성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2일 오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분데스리가 레전드 인 코리아’ 공식 기자회견이 열렸다. 차 감독은 지난 8월 8일 독일 분데스리가가 선정한 ‘분데스리가 레전드 9인’에 선정돼 ‘분데스리가 레전드 네트워크’에 참여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독일프로축구연맹(DFL) 마케팅 세일즈 담당자 모리스 조지도 한국에 분데스리가를 알리기 위해 참석했다. 이번 행사는 차 감독의 독일 선수생활과 한국 축구에 대한 생각을 알리려는 취지도 있었다.

차 전 감독은 “축구선수 차범근이라고 불리는 게 민망하다. 모두가 한국 축구를 안타까워하는 상황에서 축구인의 한 사람으로 죄송하고 송구스럽다. 면목이 없다”는 말로 인사말을 대신했다.

차 전 감독은 “많은 팬들이 한국 축구를 걱정하고 불안해하는 상황에서 분데스리가와 직접적이고 친밀한 교류가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해 레전드 역할을 받아들였다”고 말하며 한국 축구가 독일의 사례를 본받아 위기를 이겨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남자 축구국가대표팀은 9회 연속 월드컵 진출에 성공했지만 저조한 경기력으로 팬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거스 히딩크 감독 논란으로 대한축구협회가 곤욕을 치렀다. 차범근 감독은 “언제까지 히딩크 감독을 그리워하고 외국인 감독이 와야 한다고 얘기할 것이냐”며 지도자 육성에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을 밝혔다.

차 전 감독은 “우리나라도 축구를 잘하지 않았어도 좋은 지도자를 꿈꾸는 사람들이 많다”며 “이런 지도자들에게 조금 더 수준 높은 곳에서 많은 것을 보고 배울 수 있고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차 감독은 여러 얘기를 듣고 독일축구협회나 DFL의 협조를 구할 것이 있으면 도움을 받아서 교육을 시켜야한다고 말했다.

예전처럼 스타 선수가 나오지 않는 것에 대한 아쉬움도 전했다. 차 전 감독은 자신과 손흥민을 능가하는 선수가 나와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길 희망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스템이 변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차 전 감독은 “축구를 하려는 아이들이 줄어들고 있다. 한국 축구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며 “스타를 키우고 스타를 통해 팬들의 마음을 돌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차 감전 독과 함께 참석한 모이스 조지도 “분데스리가는 지난 10년간 유소년 정책에 쓴 금액이 1억 유로가 넘는다”며 유소년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젊은 선수들에게 뛸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독일 축구의 성공 원인이라는 말도 했다.

한편, 차 전 감독은 오는 4일 서울월드컵경기장 내 풋볼팬타지움에서 팬들과 함께 경기를 관람하는 팬 뷰잉파티에 참여한다. 팬들과 함께 FC아우크스부르크와 바이엘04레버쿠젠의 경기를 보며 분데스리가를 설명하고 함께 즐기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사진=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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