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아탈란타 에이스 알레한드로 고메스에겐 “평생을 기다려 온” 경기였기에 유럽대항전 데뷔골이 더 소중했다. 그것도 잉글랜드 강호 에버턴을 상대로 거둔 완벽한 승리였다.

15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레조 에밀리아에 위치한 마페이 스타디움에서 ‘2017/2018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E조 1차전을 가진 아탈란타는 에버턴을 3-0으로 꺾었다.

아탈란타의 홈 경기 이점이 희미해진 상태에서 가진 경기였다. 마페이 스타디움은 사수올로, 카르피 등의 홈 구장이다. 아탈란타의 원래 홈 구장인 스타디오 아틀레티 아주리 디탈리아가 UEFA의 경기장 기준을 추족하지 못해 대체 구장에서 홈 경기를 치른다.

지난 시즌 돌풍의 주역으로 꼽힌 선수들이 대거 이탈했다는 것도 아탈란타의 문제였다. 미드필더 프랑크 케시에, 윙백 안드레아 콘티가 AC 밀란으로 떠났다. 로멜로 루카쿠가 나간 자리를 웨인 루니로 대체한 에버턴보다 전력 손실이 심한 것으로 평가 받았다.

그러나 아탈란타는 막강했다. 전반 27분 아탈란타의 중요한 무기 중 하나인 코너킥 상황에서 선제골이 나왔다. 에버턴 수비수 필 자기엘카의 팔에 맞고 흐른 공을 안드레아 마시엘로가 재빨리 밀어 넣었다.

고메스가 전반 41분 특유의 오른발 중거리슛으로 골을 터뜨렸다. 수비수 한 명을 제친 뒤 골문 구석으로 감아차는 특유의 패턴이 나왔다. 3분 뒤 빠른 패스로 전개된 속공 상황에서 안드레아 페타냐의 패스를 받은 브라이안 크리스탄테가 문전으로 재빨리 파고든 뒤 한 골을 추가했다.

고메스는 “이 순간을 평생 기다려왔다”고 격렬한 감동을 표현했다. 31세 베테랑 수비수 마시엘로, 29세 베테랑 공격수 고메스, 22세 미드필더 크리스탄테 모두 유럽대항전 데뷔골을 넣었다. 마시엘로와 고메스에겐 유럽 대항전 첫 참가였다. 의미가 각별했다. 고메스는 “난 이제 어린 선수가 아니다. 내 첫 유로파리그 경기를 29세에 치렀다. 골을 넣고 에버턴을 꺾었지 않나. 대단했다”고 말했다.

E조는 아탈란타, 에버턴, 프랑스 명문 올랭피크리옹, 키프로스 구단 아폴론으로 편성돼 있다. 리옹은 조 최약체로 평가 받았던 아폴론을 상대로 승리를 놓치며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아탈란타가 첫 경기 기세를 살리면 32강 토너먼트로 진출할 수 있다.

아탈란타는 2000년대 들어 승격과 강등을 반복하는 세리에A 하위권 팀이었다. 2011년 마지막으로 승격한 뒤 한 번도 강등되지 않고 세리에A에 잔류한 아탈란타는 2016/2017시즌 젊은 선수들의 급성장과 잔피에로 가스페리니 감독의 지도력이 더해지며 4위를 차지하는 깜짝 돌풍을 일으켰다. 돌풍은 유로파리그에서도 여전하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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