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난징(중국)] 류청 기자= “헐크는 정말 ‘반칙’이다. 도저히 막을 방법이 없다”

 

장쑤수닝과 상하이상강이 벌인 ‘2017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을 지켜보던 중국 슈퍼리그(이하 CSL) 소속 한 전력분석관은 이렇게 이야기했다.

 

최용수 감독이 이끄는 장쑤는 지난 31일 중국 난징 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 한 ACL 16강 2차전 상하이상강과 경기에서 2-3으로 패했다. 1.2차전 합계 3-5로 밀린 장쑤는 16강에서 탈락했다. 헐크는 모든 골에 관여하며 맹활약했고, 오스카는 배후에서 경기를 깔끔하게 조율했다. 장쑤는 홍정호가 추격골을 터뜨렸으나 상하이상강을 넘지 못했다. 홍정호는 첫 실점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이날 난징 올림픽스포츠 센터는 뜨거웠다. 총 37269명이 경기장에 들어와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장쑤와 상하이상강 팬들은 자신들이 응원하는 팀이 8강에 진출하길 바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압도적으로 많았던 장쑤 팬들은 반전을 바랐고, 적지면 단단했던 상하이상강 팬들은 ‘그대로’를 외쳤다.

#최용수와 빌라스-보아스가 벌인 치밀한 ‘머리 싸움’

최 감독은 이날 3-5-2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안드레 빌라스-보아스 감독은 헐크와 엘케손 그리고 우레이를 최전방에 세운 4-3-3을 선택했다. 경기는 긴장감 있었다. 최 감독은 수비할 때 5명을 최후방에 세우며 틈을 주지 않으려 했다. 장쑤는 1-0으로 경기를 마치면 8강으로 갈 수 있었다. 장쑤는 상하이상강 공세를 잘 막으며 날카로운 역습으로 맞섰다.

 

빌라스-보아스 감독은 오스카를 후방으로 내려 장쑤를 공략했다. 장쑤가 측면과 중앙을 틀어막자 긴 패스로 빠르게 방향전환하며 틈을 노렸다. 오스카는 좌우로 정확한 긴 패스를 날리며 공격을 이끌었다. 오딜 아흐메도프도 오스카와 비슷한 역할을 했다. 두 선수는 장쑤 미드필더들이 없는 측면을 적극적으로 공략했다.

 

초반 분위기는 장쑤가 주도했다. 장쑤는 세트피스에서 우위를 보였다. 전반 15분에는 세트피스에 이어 몇 차례 슈팅을 하며 상하이상강을 공략했다. 장쑤는 압도적인 높이를 이용해 상하이상강 골문을 두드렸으나 결정력이 부족했다. 골대 앞에서 몇 번이나 연달아 좋은 기회를 잡고도 득점하지 못했다.

 

수세에 몰린 상하이상강은 영리하게 대응했다. 측면으로 빠르게 공을 투입해 적극적으로 1대1 대결을 했다. 헐크와 엘케손은 개인기로 장쑤 수비수를 괴롭혔다.

#홍정호 ‘실수’, 경기 분위기 급변

전반 34분, 실수가 경기 분위기를 완벽하게 바꿔놨다. 헐크가 후방에서 길게 찔러준 공을 두고 홍정호와 엘케손이 경합했다. 홍정호는 유리한 위치를 점했지만, 마지막 순간에 골키퍼와 사인이 맞지 않아 틈을 내줬다. 홍정호는 골키퍼가 나올 것이라 생각하고 걷어내길 주저했는데 엘케손은 그 틈을 파고들어 골을 터뜨렸다.

 

1골을 허용한 장쑤는 심리적으로 쫓겼다. 장쑤가 경기를 뒤집으려면 3골이 필요했다. 장쑤는 경기 초반보다 공격적으로 나왔다. 상하이상강은 이를 역으로 이용했다. 장쑤가 올라온 틈을 노렸다. 이번에도 헐크였다. 헐크는 역습 상황에서 왼쪽으로 파고드는 엘케손에 패스를 내줬다. 엘케손은 골키퍼를 살짝 넘기는 슈팅을 날렸는데 뒤 따라오던 수비수 양샤오티안이 이를 걷어내려다 골대 안으로 차버렸다.

 

#장쑤 ‘반격’, 헐크 ‘응징’

장쑤는 후반 11분 시에펑페이와 장신 공격수 거웨이를 넣으며 공격을 강화했다. 효과도 있었다. 장쑤는 후반 18분과 20분에 하미레스와 알렉스 테세이라가 좋은 기회를 만들었다. 후반 22분에는 슈팅이 골대를 때리기도 했다. 기회를 만들고도 골을 넣지 못한 장쑤는 답답한 흐름을 이어갔다. 이 흐름을 끊은 이는 홍정호다. 홍정호는 후반 30분 코너킥 상황에서 헤딩으로 골을 넣었다.

 

조금 늦은 득점이었지만 장쑤는 경기를 뒤집기 위해 거침 없이 공격했다. 거웨이를 이용해 공중전을 펼쳤다. 장쑤는 쉽게 추가골을 넣지 못했다. 상하이상강 골키퍼 양쥔링이 계속해서 선방했다. 장쑤는 후반 추가시간에 다시 한 골을 넣었다. 주장 우시가 코너킥을 머리로 감각적으로 돌려 놓아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장쑤는 8강은 아니더라도 홈에서 자존심을 세울 수 있었지만, 마지막 순간 헐크가 나타났다. 헐크는 오른쪽 측면에서 공을 뒷발로 받으며 수비수를 한 명 제쳤고, 그대로 수비수 2명을 달고 드리블해 골까지 넣었다. 헐크가 돌진하자 장쑤 수비수들은 뒷걸음질쳤고 헐크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정확한 왼발 슛으로 3-2를 만들었다.

 

결국 상하이상강이 8강에 올랐다. 뜨거운 경기를 가른 건 결정력 차이와 실수였다. 헐크와 오스카를 앞세운 상하이상강은 최 감독이 짜놓은 그물을 부수고 앞으로 나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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