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남미 챔피언’ 우루과이는 터프한 팀이다. 스리톱 니콜라스 스차파카세-호아킨 아르다이스-아구스틴 카노비오는 저돌적으로 전방 압박을 가한다. 기술도 좋지만 역동적이고 과감하다. 시원한 슈팅으로 골을 노린다.

허리는 노련하다. 레알마드리드카스티야 소속 페데리코 발베르데, 유벤투스와 계약한 로드리고 벤탄쿠르는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템포를 조정하고, 골로 가는 길을 연다. 주장 완장을 차고 있는 니콜라스 데라크루스가 우루과이의 기술자다. 167센티미터의 단신으로 우루과이에서 체구가 가장 작지만, 현란한 드리블로 상대 압박 수비를 허무는 역할을 한다.

측면과 2선, 중앙을 넘나들며 동료를 위한 공간을 열고, 패스를 뿌리며, 슈팅까지 때리는 데라크루스는 경기에 차이를 만드는 선수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선 골과 인연이 없었다. 이탈리아와 첫 경기에선 전반 44분 페널티킥을 실축해 일찍 앞서갈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일본과 2차전에서도 적극적인 전방 압박으로 일본 수비수 도미야스의 골을 빼앗아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를 맞이했으나 성공시키지 못했다.

데라크루스의 골이 일찍 터졌다면 우루과이의 여정은 더 편했을 것이다. 하지만 두 경기 연속 큰 기회를 놓치고도 데라크루스는 심리적 평정심을 잃지 않고 이후 경기 흐름을 주도했다. 그리고 3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치른 16강전에서 마수걸이 골을 넣었다. 후반 5분 자신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성공시켰다.

데라크루스는 이탈리아전 실축의 기억에도 자신있게 키커로 나서 트라우마를 극복했다. 우루과이는 데라크루스의 골을 끝까지 지켜 8강 진출에 성공했다. 득점 장면 이외에도 2선 지역을 누비며 우루과이 공격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우루과이의 주장인 데라크루스는 신사적인 선수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뒤 조잘한 사우디 선수들에게 다가가 위로를 건넸다. 데라크루스는 대회 전 치른 한국과 평가전 당시에도 우루과이 선수 중 유일하게 한국 언론과 인터뷰한 선수다.  패한 뒤였음에도 밝은 모습으로 매너있게 인터뷰했다. 

당시 ‘풋볼리스트’를 만난 데라크루스는 “여독이 있기는 했지만 한국의 경기 리듬이 빨라서 우리가 진 것”이라며 한국 축구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들어보기도 했다. 데라크루스는 한국전 경험이 이 대회를 치르는 데 아주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의 말대로 우루과이는 8강까지 안정적으로 진입했다. 우루과이의 역대 최고 성적은 준우승(1997년, 2013년)이다. 이번 대회 우루과이는 우승전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8강전 상대는 포르투갈이다. 6월 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만난다.

사진=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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