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제주유나이티드가 한국 구단 중 유일한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8강에 도전한다. 제주는 31일 일본 사이타마에 위치한 사이타마 스타디움 2002에서 2017 ACL 16강 2차전을 치른다. 상대는 J리그 대표 명문팀 우라와레즈다.

1차전에서 승리한 제주는 비교적 여유가 있다. 지난 24일 제주시에서 마르셀로, 진성욱의 득점으로 2-0 승리를 거뒀다. 홈에서 실점 없이 두 골차 승리를 한 제주는 27일로 예정돼 있던 K리그 경기를 연기해가며 우라와와 동등한 준비 기간을 만들었다. 별다른 부상자나 징계가 없고, 오히려 약 한달 동안 결장한 센터백 알렉스가 전력에 복귀했다.

조성환 제주 감독은 경기 전날 기자회견에서 다득점 승리를 자신했다. “우라와가 많은 골을 넣으려고 할 것이다. 이에 대항할 수 있는 세부적이고 조직적인 수비 훈련을 하고 있다. 또 1차전처럼 일대일에서 밀리지 않고 득점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다면, 우라와가 한 골을 넣을 때 우리는 2골 이상을 넣을 수 있는 옵션을 갖고 있다.”

제주의 자신감엔 근거가 있다. 제주는 올해 6년 만에 ACL에 진출했다. 낯선 국제 무대에 고전하며 조별리그를 3승 1무 2패로 겨우 통과했다. 그 와중에 조별리그에서 2전 전승을 거둔 상대가 감바오사카였다. 여기에 지난 우라와전 승리까지, 일본팀 상대로 3전 전승을 거뒀다. 세 경기에서 8득점 1실점으로 공수 양면에서 유독 강하다.

제주는 마냥 공격적으로 뛰지 않으면서도 실리를 챙기며 다득점하는 팀 컬러를 만들어가고 있다. 지난 1차전 역시 경기 초반 선제골로 유리한 상황을 만들고, 우라와가 무리한 공격을 할 때 속공으로 후방을 공략했다. 3-4-2-1과 3-4-3, 혹은 5-4-1까지 선수 교체 없이 유연하게 오가는 제주의 포메이션이 그 밑바탕이다. 상대가 중앙을 공략하려 하면 조 감독은 3-4-2-1 포메이션을 쓰고 공격형 미드필더들이 수비에 적극 가담하도록 해 미드필드를 장악한다. 상대 측면 공격이 위력을 발휘하면 제주는 3-4-3, 혹은 5-4-1에 가깝게 전환해 측면 숫자를 늘린다.

조 감독은 “카운터어택은 옵션으로 보고 있다. 홈 1차전에서 역습으로 득점도 성공했는데 누가 많이 연습하고 실수를 하지 않는가가 관건이라고 본다. 내일도 그런 역습 상황이 나올 것으로 본다. 골로 연결해야 우리가 타격을 입힐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변수는 우라와의 열정적인 홈 분위기다. 우라와는 일본에서 가장 인기가 뜨거운 팀 중 하나다. J리그 경기에 5만 명 이상 모이는 경우도 많다. 제주가 장쑤쑤닝, 감바오사카 원정으로 비슷한 분위기를 경험해보긴 했지만 관중 모객이 숙제인 제주 홈 분위기에 비하면 여전히 생소하다. 조 감독은 “4만~5만 명 응원단이 왔다는 생각으로 뛰겠다. 분위기에 휘말리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지만 심리적으로 흔들리면 위험해질 수 있다.

제주는 대회 3골을 넣은 마르셀로와 이창민을 중심으로 마그노, 황일수, 멘디, 진성욱, 권순형, 정운 등 득점 루트가 다양한 팀이다.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는다면 원정 득점을 올리기 충분하다. 제주가 한 골을 넣으면 우라와는 4골 이상을 넣어야만 한다. 제주가 기대를 걸 만한 부분이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