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파주] 김정용 기자= 국가대표 수비수 김진수가 장가 간다. 예비신랑인 동시에 국가대표인 김진수의 스케줄은 결혼식 당일 오전에도 훈련, 다음날에도 훈련이다.

31일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국가대표 축구 트레이닝 센터(NFC)에서 남자 A대표팀이 소집훈련을 했다. 8일(이하 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이라크와 갖는 친선경기, 14일 카타르 도하에서 카타르를 상대하는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경기를 준비하는 훈련이다.

조기 소집 가능한 멤버 12명만으로 이뤄진 미니 훈련이지만 집중력도 강도도 높았다. 10시 30분에 시작한 훈련은 12시를 넘어서까지 이어졌다. 휴식 시간이 짧은 편이었고, 높은 집중력과 지속적인 움직임이 필요한 원터치 패스, 공 소유권 관련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훈련이 끝나고 인터뷰를 가진 김진수는 땀에 푹 절어 있었다. 결혼식 당일까지 힘든 훈련을 했고, 이튿날인 6월 1일도 훈련이다. 김진수는 “감독님이 배려해준다고 하셨지만 나도 아내도 이번 소집의 중요성을 잘 안다. 예비 장인어른과 장모님도 배려를 해 주셨다. 주위의 배려 덕분에 오늘 훈련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아내에게 미안하다. 전적으로 나 때문에 맞춘 일정이었고 (훈련 때문에) 날짜를 하루 앞당겼다. 결혼 준비도 대부분 내가 유럽에 있을 때 했다. 미안하고, 앞으로 잘 해야 할 것 같다.”

김진수에게는 여러모로 중요한 시기다. 인생에서 가장 큰 변화 중 하나인 결혼이 찾아오고, 선수로서는 막 대표팀 주전으로 복귀해 월드컵 본선 진출 여부가 걸린 경기를 치러야 한다. 김진수는 “대표팀에 뽑히는 건 언제나 영광이고 책임감이 드는 일이다. 이젠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도 책임감을 갖고 운동장에서도 집에서도 잘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유부남 동료들은 결혼에 대한 환상을 깨 주려 노력하는 참된 선배의 자세를 보였다. “형들이 ‘이제 끝이다’라고 하는데 나는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내 인생에 있어 반환점이 될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미혼인 이재성도 냉정하긴 마찬가지였다. 이재성은 김진수의 결혼이 부럽지 않냐는 질문에 “전혀. 아직 안 부럽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대표팀 선수들은 말 몇 마디로 축복하는 대신 결혼식에 참석해 축복을 빌어준다. 일부 선수의 가족이 이미 파주 NFC에 도착하기도 했다. 김진수는 “형들이 많이 와 준다고 했다. 관계자들도 오신다고 한다. 내가 축복받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신혼여행은 “이번 경기 잘 마무리하고, 월드컵 최종예선 다 잘 마무리해서 본선 진출 확정하고, 시즌 끝나고 나서 기분 좋게” 갈 생각이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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