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바르셀로나를 이끄는 동안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홈 경기에서 한 번도 승리를 놓치지 않았다. 이 기록이 마지막 UCL 경기에서 깨졌다. 최종 기록은 15승 1무다.

20일(한국시간) '2016/2017 UCL' 8강 2차전이 열린 캄노우에서 바르셀로나와 유벤투스가 0-0 무승부를 거뒀다. 앞선 1차전에서 3-0으로 이겼던 유벤투스가 4강에 진출했다. 바르셀로나는 16강에서 파리생제르맹(PSG)을 상대로 대역전극을 펼쳤으나 8강에선 불가능했다.

엔리케 감독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3시즌 만에 바르셀로나 감독직을 떠난다. 부임 직후인 2014/2015시즌 UCL을 비롯해 3관왕을 차지하며 빠르게 지도력을 인정받았지만 지난 시즌 스페인라리가 등 2관왕에도 불구하고 전술적 역량에 의문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이번 시즌 본격적인 위기론 가운데 시즌 종료 후 물러날 뜻을 일찌감치 밝혔다. 유벤투스전은 엔리케 감독이 바르셀로나를 떠나기 전 치르는 마지막 UCL 경기였다.

엔리케 감독은 과거 어느 감독보다도 홈에서 강했다. 바르셀로나는 엔리케 감독이 부임하기 직전인 2013/2014시즌 8강 1차전에서 아틀레티코마드리드와 1-1 무승부를 거뒀다. 당시 8강에서 탈락했다. 그 뒤로는 홈에서 한 번도 승리를 놓치지 않았다. 2014/2015시즌 우승 과정에서 홈 경기 6전 전승을 거뒀다. 2015/2016시즌에는 5전 전승이었다.

이번 시즌에도 조별리그에서 셀틱, 맨체스터시티, 보루시아묀헨글라드바흐를 만나 총 15득점 무실점을 기록한 바르셀로나는 홈 강세가 극대화된 상태였다. 16강 1차전 원정 경기에서 PSG에 0-4로 지고서도 홈에서 6-1로 뒤집은 대역전극 역시 압도적인 홈 강세에서 비롯됐다.

유벤투스를 캄노우로 불러들인 바르셀로나는 이번에도 경기 내내 공세를 유지했다. 리오넬 메시, 루이스 수아레스, 네이마르를 중심으로 17차례 슛을 날렸다. 그러나 전반 30분 메시의 중거리슛 하나를 빼면 모두 골대를 벗어났다. 홈에서 경기를 주도하는 것까지 성공했지만 승리에 필요한 득점이 없었다.

유벤투스의 강력한 수비력은 연승 동안 만난 상대들보다 한 수 위였다. 바르셀로나는 바이에른뮌헨, 맨체스터시티, 아스널, 아틀레티코마드리드 등 유럽 강호들을 홈으로 불러들여 매번 골키퍼를 굴복시켰다. 반면 유벤투스의 잔루이지 부폰 골키퍼는 캄노우에서 한 골도 허용하지 않고 돌아가는데 성공했다.

바르셀로나는 한 시기의 종말을 맞이하고 새 시기를 준비하고 있다. 주젭 과르디올라 전 감독 시절부터 주축이었던 차비 에르난데스, 다니 아우베스 등이 차례로 팀을 떠났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리오넬 메시, 루이스 수아레스, 세르히오 부스케츠 등 핵심 멤버들은 예전만큼 활발한 경기를 하지 못한다. 감독 교체도 기다린다. 엔리케 감독 시절의 홈 강세를 되살릴 인물이 올지, 성장통을 겪게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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