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축구 종가' 잉글랜드의 축구는 특별하다. 프리미어리그(EPL)는 경기가 펼쳐지지 않는 순간에도 전 세계의 이목을 끈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풍성한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온다. 2018/2019 시즌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더 재미있다. 'Football1st'가 종가의 이슈를 챙긴다. 가장 빠르고 가장 특별하게. <편집자 주>

잉글랜드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이적 마감 시한을 앞당기기로 했다. 기존에는 서유럽 주요 리그들이 8월 31일까지 이적 시장을 여는 것으로 일정을 통일한 상태였다. 올여름부터 잉글랜드는 10일(한국시간) 오전 1시 이적시장을 끝낸다. 이탈리아도 18일로 앞당겼다.

이적 시장을 단축한 건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를 더 온전한 상태에서 개막하기 위해서다. 보통 EPL은 8월 중순에 개막한다. 그동안 이적시장이 리그 개막 이후까지 이어지면서 여러 혼란이 초래됐다. 팀 전력이 리그 중반에 가서야 완성되는 경우도 많았다. 팬들에게도 혼란이 초래됐다.

특히 두 팀 소속으로 모두 뛰는 선수의 경우 부작용의 희생양이 되기 쉬웠다. 한 시즌에 세 개 구단에서 뛰는 건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EPL A구단에서 초반 2라운드까지 뛰다가 8월 31일에 B구단으로 이적한 선수가 있다면, 이 선수는 겨울 이적시장에서 팀을 옮길 수 없다. 전력이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즌이 시작되다보니 생기는 부작용이다.

여전히 구단들은 이적시장 마감 날에 허겁지겁 선수를 영입할 것이다. 과거와 달라진 건 그 선수들을 EPL 첫 경기부터 볼 수 있다는 것이다. 2018/2019시즌은 11일 오전 4시 개막한다. 이적시장이 끝나고 약 27시간 뒤다. 10일에 다급하게 팀을 옮긴 선수가 11일 새 구단의 벤치에 앉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됐다.

각 구단들은 더 계획성 있게 이적시장을 운영하지 않으면 손해를 볼 수도 있다. 서유럽 국가들의 이적시장 마감 시점이 서로 엇갈리면서 과거에는 없던 변수가 많아졌다. 이적 협상을 과거보다 일찍 시작하고 전력을 미리 완성시켜야 한다.

현재 위험 부담이 있는 대표적인 사례가 티보 쿠르투아다. 쿠르투아의 소속팀 첼시에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상상해 보자. 쿠르투아는 레알마드리드의 영입 제안을 받은 상태로 알려졌다. 7일 현재, 첼시는 고작 이틀 남짓 남은 이적시장을 감안할 때 쿠르투아의 대체자를 영입하기 쉽지 않다. 만약 10일까지 새 골키퍼를 구하지 못하면 쿠르투아를 그대로 안고 2018/2019시즌을 진행하게 된다. 그러나 레알은 여전히 앞으로 20여 일 동안 선수 영입이 가능하다. 만약 쿠르투아가 레알로 가고 싶다며 EPL 초반 일정 동안 불화설이라도 나온다면 첼시는 난감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반면 대량 영입을 일찌감치 마무리지은 대표적인 사례는 리버풀이다. 리버풀은 골키퍼 알리손, 미드필더 나비 케이타와 파비뉴, 공격수 제르단 샤치리 등 다양한 포지션에 선수를 영입했다. 모든 선수 영입을 7월 중순에 마치고 여유 있게 새 시즌을 준비 중이다.

과거와 다른 이적시장 일정 때문인지, 올여름 이적시장은 비교적 조용하다. EPL도 마찬가지다. 맨체스터시티가 리야드 마레즈에게 투자한 6,000만 파운드(약 875억 원)와 아이메리크 라포르트에게 쓴 5,700만 파운드(약 832억 원)가 가장 큰 금액이다. 그리고 리버풀의 알리손과 나비 케이타,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의 프레드 등이 있지만 예전의 광풍과는 거리가 있다. 특해 맨유는 2년 전 폴 포그바, 1년 전 로멜루 루카쿠 영입으로 각각 기록적인 영입을 한 것에 비해 올해는 큰 화제를 모으는 이적이 없다.

대신 예년보다 더 내실 있는 시즌이 기대된다. 개막전으로 간을 본 뒤에야 스타 영입을 결정하는 구단도 있었던 과거 사례와 달리, 모든 EPL 팀은 개막전이 열리기 전에 최상의 스쿼드를 구축할 것이다. 더 온전한 EPL이 다가오고 있다.

상위권 구단에 이적 선수가 적다는 것도 결과적으로는 초반에 더 흥미진진한 경기를 이끌어내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지난 시즌 우승팀 맨시티를 비롯해 리버풀, 맨유는 이미 틀을 만들어 놓은 상태에서 선수 몇 명을 추가하는 이적시장을 보냈다. 스타 영입이 전혀 없는 토트넘홋스퍼는 전력이 강화되진 않았으나 조직력 면에서 초반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다. EPL 명문 구단 중 큰 폭의 변화를 겪고 있는 팀은 첼시 정도다. 첼시는 짧아진 이적 기간 때문에 전력 교체에 약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글= 김정용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