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보루시아도르트문트는 또 큰 폭의 전력 교체를 했다. 새로운 감독, 새로운 선수단으로 한결 나은 축구를 해야 ‘바이에른뮌헨의 유일한 대항마’라는 기대에 부응할 수 있다.

도르트문트는 지난 2017/2018시즌 여러모로 실망스러웠다. 기대를 모으며 부임한 페테르 보스 감독은 지난해 10월 경질됐다. 페테르 스퇴거 감독대행이 남은 일정을 잘 마무리하며 4위로 시즌을 마쳤다. 지난해 영입한 마흐무드 다후드, 막시밀리안 필립, 안드리 야르몰렌코 등 여러 선수들 중에서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은 선수도 드물었다.

올해 영입된 선수 중 가장 화제를 모은 건 벨기에 대표 미드필더 악셀 비첼이었다. 슈퍼스타라서 그랬다기보다는, 중국의 톈진췐젠에서 뛰다가 거액의 연봉을 포기하고 유럽으로 돌아오는 비첼의 행보가 독특했기 때문이다. 그밖에 마인츠05의 공격수 압두 디알로, 베르더브레멘의 미드필더 토마스 델라니, 아우크스부르크의 골키퍼 마빈 히츠 등을 영입했다. 대신 공격수 야르몰렌코(웨스트햄)와 안드레 쉬얼레(풀럼), 수비수 소크라티스(아스널)와 미켈 메리노(뉴캐슬), 미드필더 곤살로 카스트로(슈투트가르트) 등을 내보냈다. 16시즌 동안 팀에 헌신한 로만 바이덴펠러 골키퍼는 은퇴했다.

프리 시즌 결과는 좋은 편이었다. ‘2018 인터내셔널 챔피언스컵’에서 맨체스터시티와 리버풀을 꺾은 것을 비롯해 4승 2무 1패를 기록했고, 13일(한국시간) 라치오를 상대로 마지막 친선 경기가 남아 있다.

지난 5월 도르트문트 지휘봉을 잡은 루시앙 파브르 감독은 실리적이고 공수 균형이 잘 맞는 축구로 돌풍을 일으킬 줄 아는 전술가다. 공수 젼환이 빠르고, 스피드가 좋은 선수들을 잘 활용한다. 독일에서는 보루시아묀헨글라드바흐를 분데스리가 상위권 팀으로 회복시켰다. 프랑스에서는 니스를 3위까지 올려놓으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분데스리가 공식 홈페이지는 이번 시즌 도르트문트가 구사할 만한 전술을 두 가지로 예상했다. 파브르 감독이 니스 시절 구사한 4-3-3 포메이션을 쓰기에 충분한 선수단이 갖춰져 있다. 활동량 많고 중원 장악력이 좋은 중앙 미드필더로 비첼, 델라니가 대기하고 있다. 이들과 호흡을 맞춰 창의성을 불어넣을 수 있는 마리오 괴체, 가가와 신지 등 공격적인 미드필더도 있다. 분데스리가 홈페이지는 마르코 로이스, 크리스티안 풀리시치가 도르트문트의 좌우 공격을 맡고 필립이 최전방을 책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수비는 마르셀 슈멜처, 디알로, 마누엘 아칸지, 우카쉬 피슈첵의 조합이다. 골문은 새로 영입된 히츠가 지킨다.

묀헨글라드바흐 돌풍 시절의 4-4-1-1 포메이션으로 다시 분데스리가를 흔들어 놓는 방법도 있다. 특히 묀헨글라드바흐에서 파브르 감독의 전술을 완벽하게 수행했던 로이스와 재회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로이스가 다시 한 번 섀도 스트라이커를 맡고, 최전방에는 운동능력이 좋은 필립이 배치된다. 델라니와 비첼이 중앙 미드필더를 맡는 가운데 제이던 산초와 풀리시치가 좌우 미드필더로 배치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 예상 라인업은 몇몇 유명 선수를 배제해야 성립된다는 점이 흥미롭다. 특히 중앙 미드필더는 어떤 포메이션을 쓰든 제바스티안 로데, 마흐무드 다후드, 율리안 바이글, 누리 사힌이 모두 빠지게 된다. 바이글의 경우 토마스 투헬 전임 감독 시절 1군으로 발탁돼 독일 대표팀 주전급으로 성장했으나, 지난 시즌부터 전술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경쟁력을 잃어가는 선수다. 미드필더의 수비력과 활동범위를 중시하는 파브르 감독의 전술에 새로 적응해야 한다. 반면 다후드의 경우 묀헨글라드바흐에서 파브르 감독의 지도를 받은 바 있어 컨디션을 끌어올린다면 주전 경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파브르 감독 아래서 도르트문트는 예상 밖의 라인업을 쓸 가능성이 있다. 최상의 조합을 통해 선수의 역량을 다 뽑아내는 것이 파브르 감독의 장점이다. 기량과 명성보다 조합을 중시하는 만큼 깜짝 스타가 탄생할 가능성도 있다.

어떤 전술을 쓰든, 도르트문트가 유망주들로 가득하다는 건 기본적으로 파브르 감독의 성향과 잘 어울릴 것으로 보인다. 파브르 감독 아래서 유망주들의 기량이 한층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위에 거론된 주전급 멤버 중 디알로, 산초, 아칸지, 풀리시치 등이 23세 이하 선수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