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대구FC가 9년만에 FA컵 8강에 진출했다. 주전 선수들을 아끼고도 구단 창단이래 최다 득점 기록을 세우며 다음 라운드에 올랐다.

8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KEB하나은행 FA컵’ 16강(5라운드)에서 대구가 양평FC를 8-0으로 꺾었다. 지난 주말 K리그1 강등권 탈출에 성공한 대구는 FA컵에서도 승리를 거두며 좋은 분위기를 이어갔다.

대구의 상대는 K3리그 소속의 양평이었다. 양평은 K3리그 어드밴스에서도 10위에 처져있는 약체다. 그러나 16강에서 K리그1 상주상무를 승부차기 끝에 꺾고 올라오며 기적을 썼다. K3리그팀이 프로팀을 이긴 건 처음이었다. 김경범 양평 감독은 FC서울 소속으로 102경기를 뛴 베테랑 고광민을 중심으로 대구전 승리에 도전했다.

안드레 대구 감독은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리그에서 선발로 많이 뛰지 못했던 박한빈, 정선호, 장성원 등을 선발 투입했다. 대신 외국인 스트라이커 조세와 K리그1 21라운드 최우수선수 김대원을 공격에 포진시켰다.

대구의 공격진은 양평 수비를 상대로 더 뛰어난 기술과 결정력을 과시했다. 외국인선수가 만든 차이도 컸다. 대구는 전반에만 김진혁과 김대원이 연속골을 넣으며 2-0으로 앞서갔다.

후반 들어 차이는 더 벌어졌다. 안드레 감독은 부상에서 회복한 세징야를 후반 시작과 동시에 투입했다. K리그1에서도 정상급 공격수로 평가 받는 세징야는 양평 수비진을 휘저으며 1골 2도움을 올렸다. 조세도 후반에 2골을 넣으며 외국인 공격수의 힘을 보여줬다.

젊은 선수들의 활약도 눈에 띄었다. 강원을 상대로 2골을 넣으며 프로 데뷔 이후 최고의 경기를 치렀던 김대원이 이날도 날았다. 김대원은 풀타임을 소화하며 1골 4도움을 기록했다. 프로 데뷔 이후 기대에 비해 빛을 보지 못했던 그는 2경기 연속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미드필더로 출전한 박한빈도 해트트릭으로 팀 승리를 도왔다.

대량 실점을 하며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도 양평 선수단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대구에게 역습의 빌미를 제공하긴 했으나, 기회가 있을 때마다 상대 골문을 두드렸다. 김경범 감독도 후반에 공격수 유인웅과 황재혁을 투입하며 득점을 노렸다. 후반 26분에는 권지성이 위협적인 헤딩슛을 시도하기도 했으나 최영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큰 점수차로 패했지만 양평을 끝까지 최선을 다하며 충분히 박수 받을만한 경기를 펼쳤다.

대구는 프로의 실력을 보여주며 8골차 대승을 거뒀다. 8득점은 대구 창단 이래 공식 경기 최다득점 기록이다. 8골차로 승리한 것도 역대 최다 점수차 승리다. 이전까지 최다 득점, 최다 점수차 경기는 2006년 FA컵 16강에서 중앙대를 6-0으로 꺾은 경기였다. FA컵 8강에 진출한 것도 2009년 이후 처음이다. 최근 5년간은 32강에서 연이어 탈락하며 FA컵과 인연이 없었다.

한편 대구는 7경기만에 무실점 경기를 치렀다. 대구는 조현우라는 국가대표 골키퍼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매번 수비가 흔들리며 어려움을 겪었고, 7월 11일 상주에 1-0으로 승리한 이후 6경기 연속 골을 내줬었다. 이날 선발 출전한 주전 수비 조합 한희훈, 홍정운, 김진혁은 끝까지 상대 공격을 틀어막으며 무실점 승리를 지켜냈다.

K리그1 잔류를 최우선 목표로 정한 대구는 11일 인천유나이티드를 상대한다. 10위 대구와 11위 인천은 승점 1점차다. 주말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 인천은 주전들을 대거 빼고 FA컵에 나섰다가 목포시청에 일격을 당했다. 주말 경기에서는 주전들이 출동하겠지만 패배의 충격이 있을 수 밖에 없다.

대구는 황순민, 정우재 등 팀의 주축 선수들에게 온전한 휴식을 주며 승리를 거뒀다. 득점이 없어 힘들어하던 조세도 2경기 연속골로 자신감을 찾았고, 부상에서 돌아온 세징야도 45분을 소화하며 리그 복귀 준비를 마쳤다. 안드레 감독은 경기 종료 후 “(인천전은)정말 중요한 경기”라며 “홈 경기이고, 승점 3점을 가져오는 경기다 되어야 한다”라며 승리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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