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2018 러시아월드컵’을 앞둔 한국의 최대 고민은 수비 불안이었다. 특히 김진수가 빠진 왼쪽 수비에 대한 걱정이 컸다. 박주호는 볼리비아전에서 안정적인 활약을 펼치며 대안으로 떠올랐다.

한국은 7일(한국시간)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에 위치한 티볼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볼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0-0으로 비겼다. 한국은 90분 내내 경기의 주도권을 쥐었지만 득점에 실패하며 승리하지 못했다.

신태용 감독은 경기 전 “볼리비아전에는 베스트의 60~70% 전력으로 나갈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손흥민과 이재성이 선발에서 제외됐고, 양쪽 측면 미드필더로 이승우와 문선민이 나섰다. 변화를 준 공격진과 달리 박주호, 장현수, 김영권, 이용이 선 포백 수비라인은 베스트에 가까웠다.

월드컵 본선을 앞둔 한국의 최대 고민은 수비 불안이었다. 수비의 주축인 김민재와 김진수가 부상으로 최종명단에 합류하지 못했다. 장현수마저 부상 탓에 국내 평가전을 뛰지 못했다. 장현수는 볼리비아전에 선발로 나서 김영권과 중앙수비를 책임졌다. 김영권은 이 경기까지 선발로 뛴 두 차례 평가전에서 모두 무실점 수비를 해내며 본선에서 장현수의 파트너가 될 유력한 후보가 됐다.

중앙수비와 오른쪽 풀백은 어느 정도 윤곽이 잡혔다. 반면 왼쪽 수비수 자리는 확실한 주전을 예상하기 어려웠다. 온두라스전에 나선 홍철과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전에 나선 김민우 모두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신 감독은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하던 박주호에게 왼쪽 수비를 맡겼고, 박주호는 안정적인 수비력과 정확한 크로스 능력을 선보이며 왼쪽 수비에 대안으로 떠올랐다.

박주호는 본래 왼쪽 수비가 주 포지션이지만 최근 소속팀에서나 대표팀에서나 중앙 미드필더로 뛰고 있다. 월드컵 본선에서도 중앙에서 수비적인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볼리비아전을 앞두고 홍철이 부상을 당했고, 김민우는 수비력보다 공격력이 좋은 선수라는 점에서 박주호가 왼쪽 풀백으로 기용됐다.

2차례 국내 평가전에서 왼쪽 수비를 책임진 홍철과 김민우는 수비 위치 선정이나 공격에 가담한 후 올리는 크로스의 정확도면에서 합격점을 받지 못했다. 이들을 대신해 나온 박주호는 공수 양면에서 모두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단순히 측면에만 머무는 모습이 아니었다. 전반 초반 볼리비아가 역습을 시도할 때는 센터써클 부근으로 빠르게 들어와 빠르게 공을 차단했다. 박주호가 중앙으로 들어가 빈 공간을 커버하는 모습은 후반에도 몇 차례 나왔다. 후반 27분에는 왼쪽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린 뒤 상대가 역습에 나서자 재빨리 수비진영으로 복귀해 공격을 차단하기도 했다.

본업인 수비뿐 아니라 공격 상황에서도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측면에서 뛴 한국 선수들 중 크로스가 가장 정확했다. 전반 11분, 한국이 오픈플레이에서 만든 황희찬의 첫 슈팅도 박주호의 크로스가 기점이었다. 후반 들어 한국이 수비라인을 올린 뒤에는 더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했다. 후반 9분 왼쪽 측면 깊숙한 지역에서 이승우를 향해 낮은 크로스를 연결하는가 하면, 후반 18분에는 상대 수비가 오른쪽으로 쏠리자 왼쪽 배후 공간을 침투해 공을 받기도 했다.

이 경기에 앞서 박주호가 중앙 미드필더로 뛴 경기들에서 기대만큼 좋은 플레이가 나오지 않았다는 점도 박주호의 레프트백 기용을 예상하게 하는 요인이다. 박주호는 중앙 미드필더가 3명인 4-3-3, 3-5-2 등의 포메이션에서 좌중간을 맡았을 때 가장 좋은 플레이를 한다. 반면 한국은 중앙 미드필더가 둘뿐인 4-4-2로 이날 경기를 치렀다. 기성용의 단 하나뿐인 파트너로 뛰기에는 박주호보다 정우영이 더 어울리는 플레이스타일을 보여줬다.

월드컵에서 한국이 상대할 팀들은 모두 측면 공격이 위협적이다. 측면 수비를 담당하는 선수들은 수비력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 현재 대표팀 내에서 왼쪽 수비를 볼 수 있는 선수 중 수비력이 가장 뛰어난 선수가 박주호다. 볼리비아전에서 안정적인 활약을 보인 박주호는 측면 수비의 새로운 해법으로 떠올랐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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