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2018 러시아월드컵’을 통해 월드컵 본선에 첫 출전하는 국가는 아이슬란드와 파나마뿐이다. 파나마는 최약체 꼬리표를 떼고 또 한번의 기적을 노린다.

파나마축구협회는 지난달 31일 ‘2018 러시아월드컵’에 나설 최종엔트리 23명을 발표했다. 북중미와 남미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고, 유럽 하부리그에서 뛰는 선수 5명도 합류했다.

파나마는 북중미 최종예선에서 3승 4무 3패로 조 3위를 차지해 본선 티켓을 탔다. 강호로 평가 받는 멕시코, 미국,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승점을 따내며 기적을 일궈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건 주전 수비수인 로만 토레스다. 북중미 예선 최종전을 앞두고도 파나마의 본선 진출 여부는 불투명했다. 파나마가 코스타리카를 이기더라도 미국이 트리니다드토바고와 비기면 본선행 주인공은 미국으로 결정되는 상황이었다.

미국은 최종전에서 1-2로 패했다. 온두라스는 멕시코에 3-2로 승리했다. 같은 시각 파나마는 코스타리카와 1-1로 비기고 있었다. 경기가 이대로 끝나면 온두라스가 본선에 직행하고 미국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상황이었다. 경기 종료 2분전 기적이 일어났다. 공격에 가담한 토레스가 극적인 결승골을 넣으며 승리를 이끌었고, 파나마가 본선에 진출했다.

토레스는 월드컵 본선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 파나마는 약체로 꼽히는 다른 팀들처럼 수비에 중점을 둔다. 뒷문을 지키는데 철저히 집중하고, 전방으로 롱볼을 때리는 게 주 전술이다. 토레스는 강한 체격을 바탕으로 터프한 수비를 펼친다. 신장 188cm에 몸무게는 100kg에 육박할 정도로 거구다. 몸싸움에 강하고 공중볼 경합이나 대인마크 능력도 뛰어나다. 태클 능력도 준수한 편이다. A매치 111경기에 출전했을 정도로 경험도 많다.

다른 수비수들도 대부분 경험이 많은 편에 속한다. 토레스와 호흡을 맞추는 중앙 수비수는 37세의 백전 노장 필리페 발로이다. 오른쪽 윙백은 33세의 아돌포 마차도, 왼쪽 윙백은 29세의 루이스 오바예가 선다. 두 선수 모두 많이 뛰는 유형인데다 킥도 정확하다.

주전 미드필더들의 A매치 경력이 풍부하다. 중앙 미드필더 가브리엘 고메스는 A매치 144경기에 뛰었다. 포백 라인을 앞에서 수비에 집중하다가 공을 따내면 전방으로 길게 패스를 뿌리는 역할을 맡는다. 고메스의 파트너 아니발 고도이도 많이 뛰며 수비를 돕는 유형의 선수다.

공격진에는 다소 변화가 있었다. 주전 오른쪽 미드필더 아르만도 쿠퍼는 합류했지만, 왼쪽 미드필더 알베르토 킨테로가 부상으로 낙마했다. 킨데로는 파나마 최고의 드리블러다. 파나마 역습을 이끄는 실질적인 리더인데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월드컵 본선에서는 에드가 바르세나스가 대신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깜짝 발탁된 선수들도 있다. 벨기에리그 KAA헹크 2군에서 뛰고 있는 리카르도 아빌라와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가 합류했다. 월드컵 최종 예선 기간 동안 선발되지 않았던 선수들이다. 소속팀에서 출전한 경기 수도 많지 않다.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선발한 것으로 보인다.

공격의 중심도 백전 노장들이다. 37세 블라스 페레스와 36세 루이스 테하다가 처음이자 마지막 월드컵 본선에 나선다. 두 선수 모두 스스로 찬스를 만들어 내는 유형의 선수는 아니다. 측면에서 올라오는 정확한 크로스를 슈팅으로 연결하거나, 수비를 움직이며 미드필더들이 슈팅을 때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는 것에 집중한다.

노장 공격수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스피드가 뛰어난 가브리엘 토레스와 아브디엘 아로요가 뒤를 바친다. 스페인에서 뛰는 21세 젊은 공격수 이스마엘 디아스도 최종명단에 합류했다. 디아스는 15세에 프로에 데뷔했을 정도로 파나마가 기대하는 공격수다. FC포르투를 거쳐 데포르티보라코루냐 2군에서 뛰고 있다. 경기 막판 투입돼 수비를 흔드는 조커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파나마 월드컵 최종 명단 23인

골키퍼: 하이메 페네도(디나모부쿠레슈티), 호세 칼데론(CD마라톤), 알렉스 로드리게스(샌프란시스코)

수비수: 피엘 에스코바르, 마이클 아미르 무리요(이상 뉴욕레드불스), 해롤드 커밍스(산호세어스퀘이크스), 로만 토레스(시애틀사운더스), 아돌포 마차도(휴스턴디나모), 에릭 데이비스(두나이스카스트레다), 루이스 오바예(올림피아), 필리페 발로이(무니시팔)

미드필더: 가브리엘 고메스(아틀레티코부카라망가), 에드가 바르세나스(타파출라), 아르만도 쿠퍼(우니베르시다드), 발렌틴 피멘텔(플라자아마도르), 리카르도 아빌라,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헹크Ⅱ), 아니발 고도이(산호세어스퀘이크스)

공격수: 블라스 페레스(무니시팔), 가브리엘 토레스(우아치파토), 이스마엘 디아스(데포르티보파브릴), 루이스 테하다(스포르트보이스), 아브디엘 아로요(알라후엘렌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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