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전력 노출을 최소화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분위기를 끌어올리기도 쉽지 않다는 게 문제다.

 

한국은 7일(이하 현지시간) 오스트리아 티롤에서 볼리비아와 한 친선전에서 0-0으로 비겼다. 신태용 감독은 ‘2018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일반에 공개하는 마지막 친선전에서도 60~70%만 보여주겠다고 공언했었고 그대로 행했다. 김신욱과 문선민 그리고 이승우를 선발로 내면서 “트릭”이라고 이야기했다.

 

경기력과 결과는 좋지 않았다. 상대 볼리비아가 1군이 아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결과적으로 얻은 게 크지 않다. 역풍은 거세다. 월드컵 첫 경기를 10일 앞두고 한 경기에서 실험을 했고 약체를 상대로 골도 넣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패했던 ‘2014 브라질 월드컵’을 준비하던 상황과 비슷했기에 우려도 클 수밖에 없었다.

 

홍명보 현 대한축구협회 전무가 이끄는 대표팀은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두 차례 친선전을 했다. 튀니지와 가나에 모두 패했다. 당시에도 감독과 선수는 친선전과 월드컵과는 다를 것이라고 말했었지만 결과는 우리가 모두 아는 대로다. 몇몇 전문가는 패배는 항상 좋지 않지만 특히 대회 직전에는 더 큰 아픔을 준다.

 

신 감독과 선수들이 경기가 끝난 뒤 “믿어 달라”고 했지만 쉽사리 고개를 끄덕이기 어려운 이유다. 신 감독은 국내 마지막 친선전에서 패한 뒤 “아직 다 보여드리지 못했다는 것도 변명이지만, 사랑으로 감싸달라”고 했었고, 기성용은 이번 경기가 끝난 후 한 인터뷰에서 좋지 않은 결과에 선수들도 위축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감독과 선수들도 좋지 않은 결과에 영향을 받는다는 이야기다.

 

전력 노출을 최소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는 것도 중요하다. 대표팀은 젊고 경험이 많지 않다. 1986년생 이용과 박주호가 가장 베테랑이다. 선수들 스스로도 좋지 않은 결과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클 수밖에 없다. 전술적인 준비도 중요하지만, 심리적인 부분도 그에 못지 않은 무게감을 지닌다.

 

분위기는 파도나 도미노와 같다. 그 진행을 막기 어렵다. 어떤 경기에서든 이기는 게 중요한 이유는 흔히 이야기하는 승리의 모멘텀을 이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신 감독도 계산을 했겠지만, 현 시점에서 이어진 실험과 패배를 우려할 수밖에 없다. 축구는 사람이 하는 운동이다. 한 순간에 달라지기 어렵다는 걸 모두 안다.

 

팬들은 보이는 것을 믿는다. 보지 못한 것을 믿어달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결국 감독과 선수들이 비공개 친선전이자 마지막 친선전인 세네갈 경기에서 그 가능성을 스스로 보아야 한다. 그리고 18일 스웨덴 경기에서 증명해야 한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