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개최국은 곧 국제 대회 경험이 가장 부족한 팀이다. ‘2018 러시아월드컵’을 개최하는 러시아가 그렇다.

러시아는 여전히 해외파 비중이 매우 낮은 팀이다. 한국과 맞붙었던 ‘2014 브라질월드컵’ 당시 전원 국내파로 월드컵에 참가했던 러시아는 이번에 국내파 21명, 해외파 2명으로 구성된 멤버를 꾸렸다. 비야레알 소속 데니스 체리셰프, 클럽브뤼헤 소속 블라디미르 가불로프만 해외파다.

러시아처럼 해외파 비중이 적은 팀은 자국리그의 수준이 올라야 대표팀 전력도 오른다. 자국 구단이 유럽대항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면, 대거 쏟아진 대표급 선수들이 대표팀 황금세대로 자리잡는 경우가 있다. FC포르투의 2003/2004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과 포르투갈의 유로 2004 준우승, 제니트상트페테르부르크의 2007/2008 UEFA컵(현 유로파리그) 우승과 러시아의 유로 2008 4강 돌풍이 대표적이다. 러시아의 2008년 멤버들은 이번 대회에 4명이나 남아 있다.

특히 러시아는 유로 2008 이후 지난 10년 동안 제니트 선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컸다. 신흥 명문 구단 제니트는 러시아 1부에서 2007시즌부터 2014/2015시즌까지 8시즌 중 3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최근 세 시즌은 각각 3위, 3위, 5위에 그쳤다. 유럽대항전은커녕 러시아에서도 힘을 쓰지 못했다.

제니트는 이번 대표팀 명단에 5명을 배출해 CSKA모스크바와 함께 최다 배출팀이 됐다. 그러나 몇몇 구단에 집중됐던 최근 대표팀과 달리, 이번 러시아는 유독 다양한 자국 구단에서 대표 선수들이 고루 나왔다. 스파르타크모스크바 3명, 루빈카잔, 크라스노다르, 로코모티프모스크바 각 2명, 여기에 명문과 거리가 먼 아르세날툴라와 그노즈니에서도 각각 1명씩 대표 선수가 나왔다.

최근 두 시즌 동안 러시아 구단 중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조별리그를 통과한 팀은 하나도 없었다. 유로파리그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낸 제니트(1회), 로코모티프(1회), 크라스노다르(1회), 로스토프(1회)의 최고 성적도 16강에 불과했다.

개최국 자격으로 본선에 직행했기 때문에 예선조차 치르지 않은 러시아는 이번 대회 참가팀 중 국제 대회 경험, 국제 경쟁력이 최하위에 가까운 상황에서 본선에 참가한다. 스타니슬라프 체르체소프 감독조차 국제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낸 적은 없다. 스스로 약체라는 걸 인정한 러시아는 스리백에 기반을 둔 수비적인 전략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러시아 월드컵 최종 엔트리

골키퍼 : 이고르 아킨페예프(CSKA모스크바), 안드레이 루뇨프(제니트상트페테르부르크), 블라디미르 가불로프(클럽브뤼헤)

수비수 : 마리오 페르난데스, 세르게이 이그나셰비치(이상 CSKA), 일리야 쿠테포프(스파르타크모스크바), 안드레이 세미요노프(아크마트그로즈니), 표도르 쿠드랴쇼프, 블라디미르 그라나트(루빈카잔), 이고르 스몰리니코프(제니트)

미드필더 : 데니스 체리셰프(비야레알), 달레르 쿠지야예프, 유리 지르코프, 알렉산드르 예로킨(이상 제니트), 유리 가진스키(크라스노다르), 알란 자고에프, 알렉산드르 골로빈(이상 CSKA), 로만 조브닌, 알렉산드르 사메도프(스파르타크), 알렉세이 미란추크, 안톤 미란추크(이상 로코모티프모스크바)

공격수 : 표도르 스몰로프(카르스노다르), 아르템 주바(아르세날툴라)

 

#러시아 ‘6강’ 구단의 최근 두 시즌 유럽대항전 성적

스파르타크모스크바 : 2016/2017 유로파리그 예선, 2017/2018 UCL 조별리그

CSKA모스크바 : UCL 조별리그 2회

로코모티프모스크바 : 2017/2018 유로파리그 16강

제니트상트페테르부르크 : 2016/2017 유로파리그 32강, 2017/2018 유로파리그 16강

크라스노다르 : 2016/17 유로파리그 16강, 2017/2018 유로파리그 예선

로스토프 : 2016/2017 유로파리그 16강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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