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한국 남자축구국가대표팀은 ‘2018 러시아월드컵’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새로운 전술을 익혀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장현수마저 없는 국내 평가전이 새 전술의 실험 무대다.

신태용 감독은 23일 오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소집 3일차 훈련을 마친 직후 “기존 전술 외에 새로운 것도 준비하고 있다”라며 새로운 전술 활용 가능성을 언급했다.

전임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물러난 뒤 신 감독은 4-4-2 포메이션을 기반으로 월드컵을 준비해왔다. 중앙 성향이 강한 미드필더를 측면에 두고, 양쪽 풀백이 활발하게 공격가담을 펼치는 전술로 콜롬비아를 꺾기도 했다. 그러나 권창훈, 이근호 등 핵심 공격진과 주축 수비수 김민재의 부상으로 전술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월드컵 본선에서 한국이 어떤 형태로 경기를 시작할 지는 수비 전술에 따라 달라진다. 중앙수비수 3명을 세우느냐, 4명을 세우느냐에 따라 전술은 크게 바뀐다. 신 감독은 “장현수, 김진수 부상에, 몇몇 선수들까지 크고 작은 부상이 있어서 온두라스전에 어떤 전술을 가져가야 할지 지금도 고민하고 있다”라면서도 “2차례 평가전을 통해 제가 의도한 부분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현수는 당초 김민재와 함께 월드컵에서 주전으로 나설 것이 확실시 되던 선수다. 신 감독 부임 이후 장현수보다 많은 시간을 출전한 선수는 없다. 그러나 그는 발목 염좌로 국내에서는 재활에만 매진할 계획이다. 국내 평가전은 수비의 중심 장현수마저 없이 치러야 한다.

23일 진행된 훈련을 통해서 신 감독의 의중을 엿볼 수 있었다. 이날 훈련은 패스게임과 미니게임 순으로 한 시간 남짓 진행됐다. 막판 15분 동안 진행된 8:8 미니게임은 전술 훈련의 일부였다.

미니게임에서 서로 다른 색 조끼를 입은 두 팀은 각기 다른 수비전술을 사용했다. 노란 조끼를 입은 팀은 홍철, 정승현, 권경원, 고요한이 수비를 책임지고 앞쪽에 박주호, 이승우, 문선민, 이청용이 섰다. 빨간 조끼를 입은 팀은 오반석, 김영권, 윤영선이 중앙을 지키고 양쪽에 김민우와 이용이 섰다. 앞쪽에는 주세종, 정우영, 이재성이 자리잡았다. 손흥민은 흰색 조끼를 입고 양 팀을 오가며 경기했다.

신 감독은 지난 14일 대표팀 소집명단을 발표하며 “국내에서 하는 2경기는 새로운 선수들과 기존 선수 조합을 맞춰서 평가전 성격으로 치를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반석은 이번이 A대표팀 최초 발탁이고, 윤영선은 출전 기회가 적었던 축에 속한다. 두 선수의 공통점은 소속팀에서 스리백의 일원으로 나선다는 점이다. 신 감독의 앞선 발언과 훈련 모습을 종합해볼 때 국내 평가전 중 최소 한번은 스리백이 가동될 가능성이 높다.

이날 훈련이 연막일 가능성도 있다. “정보전은 이미 시작됐다”라고 말한 신 감독은 “한국에서 하는 말이 스웨덴, 멕시코 언론에 바로 나온다”라며 전력 노출을 경계했다. 취재진에게도 “모든 것을 공개할 수 없는 부분을 이해해달라”라며 양해를 구하며 24일부터는 초반 15분만 훈련을 공개한다고 알렸다.

부상 악재에 시달리는 대표팀이 어떤 전술을 준비할지는 28일 열리는 온두라스와의 평가전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 감독은 “기존 전술에 새로운 전술이 가미될 것”이라며 “경기를 보면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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