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이탈리아의 몰락한 명가 AC밀란은 지난해 여름 중국 자본을 받아들인 뒤 홍역을 치렀다. 막대한 경제력을 가진 미국 컨소시움이 AC밀란 인수를 노리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경제일간지 ‘밀라노 피난차’는 “미국 컨소시움이 AC밀란 인수를 노리고 있고, 이 컨소시움에는 골드만삭스은행과 미식축구 마이애미돌핀스의 구단주 스테판 로스가 포함됐다”라고 보도했다.

밀란은 지난해 3월 중국인 리용홍이 주도한 컨소시움에 인수됐다. 중국 자본을 등에 업은 밀란은 여름 이적시장에서 거액을 투자해 선수를 영입하며 명문의 부활을 꿈꿨다. 그러나 밀란의 꿈은 오래가지 않았다. 지난해 6월 중국 당국이 리용홍의 투자 건전성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고, 지난해 말에는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와 경제지 ‘포브스’가 리용홍에 대한 구체적인 취재 결과를 보도했다.

리용홍이 이끄는 컨소시움 ’로소네리 스포츠 인베스트먼트’는 7억 4,000만 유로(약 9,400억 원)를 들여 밀란을 인수했다. 그러나 이중 1억 유로만이 리용홍의 재산이며, 나머지 금액은 미국의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와 역외펀드에서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탈리아 언론은 리용홍이 파산했으며, 대출금을 갚지 못할 경우 구단이 중국 경매 사이트 타오바오에 매물로 올라가거나, 엘리엇 매니지먼트로 넘어갈 수도 있다는 보도를 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산하 재정관리위원회는 밀란의 재정 상태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고 밀란 측으로부터 전달 받은 서류를 검토한 결과, 재정 건전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UEFA는 22일 공식 성명을 통해 “UEFA 재정관리위원회의 의견에 따르면 밀란은 2018년 10월까지 원금 상환과 대출금에 대한 리파이넨싱(기존 대출금을 갚기 위해 새로운 대출을 받는 것)을 하는 것에 있어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라며 “밀란을 재정적 페어 플레이(FFP) 위반과 관련하여 재판부에 회부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이처럼 밀란 재정상태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미국 자본이 새로운 투자자로 등장했다. 미국 컨소시움에는 미국계 다국적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와 미국의 부동산 재벌 로스가 포함돼있다. 로스는 총 자산규모가 74억 달러(약 7조 9,000억 원)에 달하는 인물로 미국 프로스포츠계의 큰 손이다. 축구에도 평소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자본이 밀란 인수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부동산 사업과 관련이 있다. 골드만삭스는 AS로마 구단주 제임스 팔로타와 함께 이탈리아 내 스포츠시설 건축에 직간접적으로 기여하며 수익을 올리고 있다. 밀란 또한 새 구장 건축을 계획 중이다. 이들은 축구와 관련된 부동산 사업을 통해 수익 창출을 꾀하고 있다.

‘밀라노 피난차’는 밀란이 대출금을 갚지 못하고 엘리엇 매니지먼트 소유로 넘어가면 미국 자본이 본격적으로 인수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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