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이탈리아세리에A는 13년 만에 한국 선수가 진출하며 다시 대중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수비 축구의 리그라는 통념과 달리 많은 골이 터지고, 치열한 전술 대결은 여전하다. 세리에A와 칼초(Calcio)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온 김정용 기자가 경기와 이슈를 챙긴다. 가장 빠르고 가장 특별하게. <편집자 주>

유망주 공격수 조반니 시메오네는 감독 아빠에게 해트트릭을 바쳤다. 나폴리의 우승 꿈에 심각한 타격을 입히는 해트트릭이기도 했다.

2017/2018 세리에A 35라운드에서 가장 큰 관심을 모은 경기는 인테르밀란과 유벤투스의 ‘이탈리아 더비’였다. 29일(한국시간) 열린 경기에서 유벤투스가 인테르에 3-2 승리를 거뒀다. 유벤투스의 선제골, 인테스 미드필더 마티아스 베시노의 퇴장, 인테르의 역전, 막판 5분 동안 벌어진 유벤투스의 재역전까지 숨 가쁘게 전개된 경기였다.

선두 유벤투스가 천신만고 끝에 승점 3점을 따냈다. 하루 뒤인 30일 2위 나폴리도 승점 3점을 따내기 위해 어려운 경기에 나섰다. 나폴리는 피렌체에 위치한 스타디오 아르테미오 프란키에서 피오렌티나와 원정 경기를 치렀다. 나폴리로선 이 경기에서 승리해야만 유벤투스와 승점차를 1점으로 유지할 수 있었다.

 

아들 시메오네, 프로 첫 해트트릭

결과는 나폴리의 0-3 대패였다. 나폴리는 유벤투스와 반대로 선수 퇴장에 울었다. 전반 6분, 핵심 수비수 칼리두 쿨리발리가 공을 걷어내려다 헛발질을 하며 피오렌티나 공격수 조반니 시메오네를 걸어 넘어뜨리는 꼴이 되고 말았다. 바로 퇴장이 선언됐다.

나폴리는 경기 내내 조금씩 무너졌다. 전반 34분 피오렌티나 레프트백 크리스티아노 비라기가 걷어낸 공을 시메오네가 잡아 재빨리 골을 터뜨렸다. 후반 17분 코너킥 상황에서 나폴리 수비가 제대로 쳐내지 못한 공을 시메오네가 냉큼 따내 골을 추가했다. 후반 추가시간 페데리코 키에사의 스루 패스를 받아 나폴리 수비진의 배후로 침투한 시메오네가 쐐기골가지 넣었다.

시메오네의 프로 첫 해트트릭이다. 시메오네는 아르헨티나 명문 리버플레이트에서 데뷔해 반필드, 제노아를 거쳐 이번 시즌 피오렌티나로 이적했다. 지난 시즌 제노아에서 12골을 넣었던 시메오네는 현재 피오렌티나에서 13골을 넣으며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디에고 시메오네 아틀레티코마드리드 감독의 아들로 잘 알려진 조반니 시메오네는 경기 소감을 말하다 아버지를 언급했다. “우리 아빠가 해트트릭을 아주 기뻐하실 거다.”

시메오네 부자의 행복만큼 나폴리는 위기에 빠졌다. 경기 후 마우리치오 사리 나폴리 감독은 퇴장이 문제가 아니라 대처 방식이 잘못됐다고 선수들에게 일침을 놓았다. 한 명이 적은 상황일수록 나폴리 특유의 조직적인 경기를 해야 하는데, 선수들이 개인 플레이에 급급했다는 것이다. “하나의 팀으로서 뛰는 우리의 방식을 잃어버렸다. 다들 개인적으로 해결책을 찾으려고만 했다.

 

유리한 유벤투스, 볼로냐와 베로나만 잡아도 우승

승점 4점차로 앞서나간 유벤투스는 7연속 우승을 향해 성큼 다가갔다. 남은 일정은 유벤투스가 유리하다. 남은 3경기에서 2승을 거두면 자력 우승을 차지할 수 있다. 36라운드에서 볼로냐(홈), 37라운드에서 AS로마(원정), 38라운드에서 이승우의 소속팀 엘라스베로나(홈)를 상대한다. 12위 볼로냐, 19위 베로나만 홈에서 잡아낸다면 로마전 결과에 상관없이 우승할 수 있다. 유벤투스는 홈에서 가장 강한 팀이다. 37라운드에 앞서 AC밀란과 코파이탈리아 결승을 치른다는 것이 유벤투스로선 신경 쓰이는 일정이다.

나폴리는 토리노(홈), 삼프도리아(원정), 크로토네(홈)를 만난다. 유벤투스보다는 껄끄러운 팀들이다. 역전 우승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높이려면 남은 세 경기는 모두 승리해야 한다. 그리고 유벤투스의 실수를 바라는 수밖에 없다.

글= 김정용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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