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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리에.1st] 우승 도전 나폴리, 유벤투스 ‘유효 슛 0개’ 만들고 완승
김정용 기자 | 승인 2018.04.23 11:23

[풋볼리스트] 이탈리아세리에A는 13년 만에 한국 선수가 진출하며 다시 대중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수비 축구의 리그라는 통념과 달리 많은 골이 터지고, 치열한 전술 대결은 여전하다. 세리에A와 칼초(Calcio)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온 김정용 기자가 경기와 이슈를 챙긴다. 가장 빠르고 가장 특별하게. <편집자 주>

나폴리는 코너킥에서 터진 단 한 골로 유벤투스를 꺾었다. 접전처럼 보이는 스코어와 달리, 실제 경기 내용은 한 골 차를 넘어 나폴리가 더 우세했다. 나폴리의 용감한 축구가 보상을 받은 경기다.

23일(한국시간) 이탈리아 토리노에 위치한 알리안츠 스타디움에서 유벤투스와 나폴리의 2017/2018시즌 34라운드가 열렸다. 선수들은 세리에A와 이탈리아 인권 단체 위월드가 맺은 협약에 따라 여성에 대한 폭력에 레드카드를 준다는 뜻으로 얼굴에 빨간 색 페이스페인팅을 하고 뛰었다.

나폴리 센터백 칼리두 쿨리발리의 헤딩이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종료 직전, 호세 카예혼의 코너킥을 쿨리발리가 헤딩골로 마무리하며 나폴리의 극적인 승리를 이끌었다.

두 팀 모두 최선의 라인업으로 경기했다. 유벤투스는 곤살로 이과인, 파울로 디발라의 공격 조합을 더글라스 코스타가 측면에서 지원하고 나머지 필드 플레이어들은 수비적인 자세로 경기에 임했다. 나폴리는 마우리치오 사리 감독 아래서 매 경기 고수하고 있는 4-3-3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쓸 수 있는 주전 카드를 모두 썼다.

유벤투스는 나폴리 특유의 압박에서 빠져나가는데 실패했다. 세리에A에서 유일하게 토털풋볼 스타일을 고수하고 있는 나폴리는 이날도 전방의 로렌초 인시녜, 드리스 메르텐스, 호세 카예혼부터 시작하는 강한 압박을 쉬지 않았다. 이 플레이를 통해 유벤투스 공격 전개를 원천 봉쇄할 수 있었다.

유벤투스는 경기 시작 11분 만에 주전 센터백 조르조 키엘리니가 부상당하자 라이트백으로 나왔던 베네딕트 회베데스를 중앙으로 돌리고 전문 라이트백 스테판 리히슈타이너를 교체 투입했다. 레알마드리드 상대로 효과가 있었던 교체였다. 그러나 나폴리의 강한 측면 공격과 조직력을 감당하지 못한 리히슈타이너는 수비수이면서 패스 성공률 66%에 그쳤다. 레프트백 콰드워 아사모아의 패스 성공률은 78%였다. 나폴리 레프트백 마리우 후이가 87%, 라이트백 엘사이드 히사이가 85%였던 것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특히 후이의 활약은 나폴리가 경기를 지배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였다. 원래 레프트백 주전인 파우치 굴람이 부상으로 빠진 뒤 한동안 약점으로 지목돼 온 왼쪽 수비를 후이가 안정적으로 책임지며 나폴리 특유의 ‘왼쪽에서 만들고 오른쪽에서 해결하는’ 경기 방식이 안정됐다. 후이가 근처에 있는 미드필더 마렉 함식, 윙어 인시녜와 함께 만들어가는 공격이 두 팀 통틀어 가장 강력했다.

반대로 유벤투스는 정적이고 압박과 탈압박이 모두 약한 미드필드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왼쪽 미드필더로 중원 장악을 도울 수 있는 블래즈 마튀디를 배치한 것이 나름의 보완책이었으나 거의 효과가 없었다.

결국 슛 기록에서 나폴리 12회, 유벤투스 4회로 큰 차이가 났다. 유효 슛은 나폴리 4회, 유벤투스는 0회였다. 선두를 달리고 있는 팀이라기엔 아쉬운 기록이었다. 경기 점유율은 59.9%로 나폴리가 그리 크지 않은 우세를 잡았을 뿐이지만 슛까지 이어가는 공격력에서 더 큰 차이가 났다. 나폴리의 페페 레이나 골키퍼는 할 일이 없었다.

누가 우승할지 알 수 없게 됐다. 이 경기 결과 승점차가 1점으로 줄어들었다. 선두 유벤투스가 승점 85점, 2위 나폴리가 승점 84점이다. 유벤투스는 앞으로 인테르밀란(원정), 볼로냐(홈), AS로마(원정), 엘라스베로나(홈)를 만난다. 부담스런 강호 인테르와 로마를 모두 원정에서 상대해야 한다. 반면 나폴리는 피오렌티나(원정), 토리노(홈), 삼프도리아(원정), 크로토네(홈) 순으로 경기한다. 유벤투스보다 일정이 수월하다.

유벤투스는 코파이탈리아에 AC밀란전도 신경써야 하기 때문에 나폴리만큼 세리에A에 집중할 수 없다. 부상을 당한 수비수 키엘리니가 남은 경기 동안 뛰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나폴리의 역전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경기 후 쿨리발리는 “우린 언제나 역전 가능성을 믿었다”라며 우승에 대한 강한 열망을 밝혔다.

우승에 대한 예감으로 도시 전체가 들썩이기 시작했다. 나폴리 팬 수천 명은 토리노 원정에서 돌아오는 선수단을 환영하기 위해 공항으로 향했다. 오전 2시 이후 새벽에 도착하는 비행편인데도 불구하고 나폴리 팬들은 이미 축제를 벌이기 시작했다. 응원용 기를 들고 뛰쳐나온 팬들은 도심을 점거하고 기를 흔들며 응원가를 불러댔다. 처음에 5,000여 명으로 추산됐던 팬들은 선수단이 도착할 때가 되자 오히려 더욱 불어나 한때 1만 명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유벤투스는 이미 세리에A에서 6연속 우승을 기록했다. 이번 시즌 7번째 연속 우승이 유력했다. 그러나 나폴리가 유벤투스를 꺾으며 다시 분위기가 바뀌었다. 나폴리와 그리 사이가 좋지 않은 AS로마의 전설 프란체스코 토티도 “이번만큼은 유벤투스 말고 나폴리의 우승을 바란다”며 응원하고 있다. 세리에A 우승은 오랫동안 북부 팀들의 차지였다. 나폴리가 일으킨 남부의 반란을 이탈리아 전체가 주목하고 있다.

글= 김정용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김정용 기자  cohenwise@firstdivisi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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