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부산] 김완주 기자= 스쿼드의 차이가 결과의 차이로 이어졌다. 탄탄한 스쿼드를 갖춘 울산현대가 지친 부산아이파크를 잡고 FA컵 우승과 ‘2018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출전에 한발 가까워졌다.

울산은 29일 저녁 부산구덕운동장에서 열린 ‘2017 KEB 하나은행 FA CUP(FA컵)’ 결승 1차전에서 부산을 2-1으로 껐었다. 울산은 김승준과 이종호가 전반과 후반 한 골씩을 기록하며 먼저 웃었다. 부산은 후반 39분 이동준이 추격하는 골을 넣었지만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경기에 앞서 만난 김도훈 감독은 “원정에서 좋은 결과를 가져가야 유리하다.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이종호, 타쿠마, 김승준 등 주전 공격수를 내보내고, 중앙엔 경험 많고 수비적인 능력이 뛰어난 김성환과 정재용을 선발로 냈다. 오르샤와 김인성은 후반을 위한 히든카드로 아껴뒀다.

부산은 베스트 전력을 내지 못했다. 지난 18일부터 주말과 주중 경기를 연이어 치르며 체력적인 어려움을 겪었다. 이정협, 고경민, 임상협이 부상으로 나서지 못했다. 이승엽 감독대행은 “체력적으로 우세한 선수들을 냈다. 강하고 많이 뛰는 선수들이 나선다”며 최승인, 최광희, 차영환 등 한동안 경기에 나서지 않던 선수들을 선발 기용했다.

부산의 수비진은 경기 초반 울산을 효과적으로 막았다. 울산은 이종호와 김승준의 빠른 발을 활용하기 위해 후방에서 롱킥을 때렸지만 오프사이드 트랩에 걸렸다. 견고하던 부산 수비는 전반 20분 무너졌다. 페널티박스 안에서 감각적인 터치로 공을 잡은 김승준이 수비를 제치고 슈팅을 때렸다. 각이 없는 상황에서 때린 슈팅은 구상민 골키퍼의 다리 사이를 통과해 골망을 갈랐다.

선제골을 실점한 이후 부산은 연달아 슈팅을 허용했다. 전반 21분 이종호와 김성환이 위협적인 슈팅을 때린 데 이어, 타쿠마가 골키퍼가 나온 것을 보고 먼거리에서 때린 슈팅이 골대를 맞았다. 전반 36분에는 한지호을 당해 이동준과 교체됐다. 전반 막판 부산은 박준태를 중심으로 공격을 전개했지만 결실을 맺지 못했다.

부산은 후반 시작과 함께 레오를 투입하며 선제골을 노렸다. 울산도 김승준 대신 오르샤를 투입하며 맞불을 놨다. 경기 전 김 감독이 히든카드라고 말한 오르샤는 투입 3분 만에 이종호의 골을 도왔다. 오르샤가 후방에서 길게 패스한 공을 이종호가 오프사이드 트랩을 무너뜨리고 따라가 추가골로 마무리 지었다.

울산은 추가골 이후에도 김인성과 한승규를 투입하며 공격진을 강화했다. 두 선수 모두 울산의 주전급 선수들이다. 부산 미드필더는 실수를 반복하며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호물로는 김성환과 정재용에게 막히며 날카로운 패스를 보여주지 못했고, 한 달 만에 실전에 나선 차영환은 경기력이 온전하지 못했다. 이 감독대행도 “솔직히 미드필더 싸움에서 상대에 밀렸다”고 말했다.

부산은 후반 39분 한 골을 만회했다. 호물로가 때린 슈팅이 김용대 골키퍼를 맞고 흐르자 이동준이 가볍게 밀어 넣어 득점을 기록했다. 부산은 후반 막판 레오가 두 차례 슈팅 기회를 살리지 못하며 시즌 마지막 홈경기에서 패하고 말았다.

울산의 두꺼운 스쿼드는 승격플레이오프를 치르며 몸과 마음이 모두 지친 부산을 상대로 우위를 보였다. 선발로 나선 선수들은 물론 후반에 교체로 나선 선수들까지 체력적으로나 기술적으로 부산을 모두 압도했다.

반면 부산은 체력적인 문제로 주전들을 제외하고 한동안 경기에 나서지 않던 선수들을 뛰면서 조직적으로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선수들은 역습 상황에서 찬스를 잡고도 서로 호흡이 맞지 않으며 공격권을 상대에 내주기도 했다.

1차전에 승리한 울산은 창단 첫 FA컵 우승과 ACL 진출에 한발 가까워졌다. 울산은 12월 3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리는 결승 2차전에서 무승부 이상만 거둬도 0-1 패배 또는 무승부 이상만 거둬도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릴 수 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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