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부산] 김완주 기자= 최전방 공격수 이종호가 희생하자 울산현대가 살아났다. ‘희생’을 강조한 김도훈 감독의 주문에 이종호는 1골 1도움으로 답했다.

울산은 29일 부산구덕운동장에서 열린 ‘2017 KEB 하나은행 FA CUP(FA컵)’ 결승 1차전에서 부산아이파크를 2-1로 꺾고 우승에 한발 가까이 다가갔다.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이종호는 김승준의 선제골을 도운 데 이어 후반 결승골까지 넣으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종호의 선발 출전은 예고돼있었다. 28일 FA컵 결승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김도훈 울산 감독은 “이종호는 팀의 부주장이자 활력소다. 팀이 하나될 수 있도록 희생이 필요하다. 이종호는 그에 적합한 공격수다. 호랑이 세리머니를 보고 싶다”며 이종호를 선발 출전시키겠다고 미리 발표했다.

이종호는 김 감독이 원했던 대로 팀을 위해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최전방에만 머물지 않고 경기장 곳곳을 뛰어다녔다. 전방에서부터 상대 수비를 강하게 압박하고 하프라인 아래까지 내려와 수비에 가담했다.

부산 중앙수비 정호정과 모라이스는 이종호를 가만히 나누지 않았다. 강한 몸싸움으로 이종호를 견제했다. 이종호는 상대 수비와 강하게 부딪히며 볼 경합을 하는가 하면 측면과 2선으로 활동 범위를 넓히며 동료 선수들이 침투할 공간을 만들어 주기도 했다.

김승준의 선제골을 도운 것도 이종호였다. 이종호는 전반 19분 이영재에게 가슴으로 공을 떨궈준 후 측면으로 빠져 수비 뒷공간을 파고 들었다. 공을 다시 돌려받은 이종호는 자기를 대신해 중앙에 들어가 있던 김승준에게 넘어지며 패스를 전달했고, 김승준은 선제골을 넣었다.

우세한 상황에서도 이종호는 활발한 움직임으로 부산 수비를 괴롭혔다. 후반 12분에는 오르샤의 롱패스를 받아 결승골을 넣었다. 부산이 수비라인을 올릴 때 따라 움직이다가 순간적으로 방향을 틀어 오프사이드 라인을 무너뜨렸다.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에서 침착한 마무리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종호는 김 감독의 바람대로 원정 응원석 앞에서 호랑이 세리머니를 펼쳤다.

이종호는 김인성과 교체될 때까지 79분을 뛰며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줬다. 상대의 집중견제를 받으며 거친 파울에 쓰러지는 상황도 여러 차례 나왔다. 이종호는 경기가 끝난 뒤 “내 장점이 많이 뛰는 것이다. 수비가 상대 공을 열심히 뺏는 만큼 공격에서 잘 지켜야 한다는 것이 내 축구 철학”이라며 “내가 그런 부분을 안 하면 경기에 들어갈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울산은 경기 막판 부산 이동준에게 골을 내주며 무실점 승리를 놓쳤다. 이종호는 실망하지 않았다. 그는 “실점을 해서 2차전을 방심하지 않고 더 열정적이고 간절하게 할 수 있게 됐다”며 상황을 오히려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울산의 올 시즌 목표는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진출권 획득이었다. 리그 마지막에 4위로 떨어지며 리그 순위를 통한 ACL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FA컵 1차전 승리로 ACL 진출 희망을 살렸다. 이종호는 “상대가 더 많은 준비를 해서 (울산으로) 올 것이다. 우리도 어떻게 공략할 지 잘 준비해서 이기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2차전 각오를 밝혔다.

울산은 12월 3일 부산을 울산문수축구경기장으로 불러 FA컵 결승 2차전을 치른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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