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KEB 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이 20일 시상식을 끝으로 올해 일정을 모두 마쳤다. '풋볼리스트'는 올해 K리그에서 기억해야 할 화두를 총 8편에 걸쳐 정리한다. <편집자 주>

감독 경질은 축구계에서 흔히 있는 일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뭔가 달랐다. 감독을 경질하고 대행 체제로 선수단을 운영한 팀이 많다는 것이다. 2017년 K리그는 ‘대행의 시대’를 맞이했다.

올 시즌 첫 사퇴는 대구FC의 손현준 감독이었다. 지난 5월 팀 성적 부진을 이유로 지휘봉을 내려놨다. 손현준 감독은 지난 시즌 이영진 전 감독의 뒤를 이어 감독 대행을 맡았다. K리그 클래식 승격을 이끌고 정식 감독이 됐다. 하지만 5월 4연패의 수렁에 빠지며 강등권으로 밀렸다. 손 감독은 자진사퇴의 형식을 취했지만 사실상 경질을 당했다. 대구는 안드레 루이스 알베스 산투스 코치에게 감독 대행을 맡겼다. 안드레 감독은 6개월 가까이 대행 꼬리표를 달고 팀을 이끌었고 최근에야 정식 감독이 됐다.

8월에는 강원FC에 대행의 시대가 열렸다. 4년 만에 클래식에 복귀해 상위 스플릿에 진입했지만 목표했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티켓과는 멀었다. 최윤겸 감독은 사퇴 의사를 밝혔고, 박효진 코치가 감독 대행을 맡았다. 이후 후임 인선 작업에 나섰지만 쉽게 결정되지 않았다. 박효진 대행의 시대는 오래 이어졌다. 강원은 이달에야 송경섭 감독을 선임하고 시즌 마지막 경기인 울산현대와의 경기에서 처음 지휘봉을 잡았다. 

광주FC는 두 차례나 감독이 바뀌었다. 남기일 감독이 8월 성적 부진을 이유로 사퇴했다. 이후 김학범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며 반등했다. 하지만 오래가지 않았다. 6경기 무패 기록을 세우는 등 희망을 발견했지만 최하위 탈출에 실패했다. 광주는 챌린지로 강등됐다. 김학범 감독 역시 최종전 후 사퇴했다.

챌린지에도 '대행의 시대'가 이어졌다. 지난 8월 수원FC의 조덕제 감독이 사퇴했고, 대전시티즌 역시 이영익 감독이 중도 하차했다. 양팀은 약간의 감독 대행 기간을 거쳐 각각 김대의 감독과 고종수 감독을 선임했다. 성적으로 인한 교체는 아니지만 챌린지 상위권에 있던 부산아이파크는 조진호 감독이 극심한 스트레스 속에 심장마비로 별세했다. 이승엽 코치가 감독 대행을 맡아 FA컵 우승을 노리고 있다. 

시즌 중에만 감독이 바뀐 것은 아니다. 시즌이 끝난 후에도 팀을 자의와 타의 사이에서 떠난 감독도 있다. 

서울이랜드는 지난 8월 모기업인 이랜드가 축구단 대표이사 모집을 사내에 공고했다. 한만진 당시 대표이사의 교체설이 뒤따르자 이랜드는 인재풀을 확보하는 작업이라고 밝혔다. 시즌 중 대표이사가 교체되지는 않았지만 이랜드는 챌린지 10팀 가운데 8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종료 한만진 대표와 김병수 감독이 동반 사퇴했다. 선수단은 물론 직원들도 김 감독 사퇴를 전에 알지 못했다. 

성남FC도 승격에 실패한 박경훈 감독을 경질했다. 박 감독은 성적이 좋지 못했으니 나가는 게 맞다고 했지만, 팬들은 지난 시즌에 이어 다시 한 번 감독을 바꾸자 불안함을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글= 김동환 기자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제공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