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인천] 김정용 기자= “김도혁 선수는 영원한 인천맨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이기형 인천유나이티드 감독은 김도혁과 인천 구단 사이에 남다른 유대가 있다고 믿는다. 김도혁은 입대 전 마지막 골로 팀에 잔류를 선물했다.
18일 인천광역시 남구에 위치한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KEB 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최종전 38라운드를 가진 인천이 상주상무를 2-0으로 꺾고 잔류를 확정했다. 인천이 9위, 전남드래곤즈가 10위로 생존했다. 11위로 정규 리그를 마친 상주가 승강 플레이오프로 떨어졌다.
김도혁은 이날 풀타임을 소화하며 팀의 두 번째 골을 넣었다. 문선민의 선제골 상황 때 함께 댑 세리머니를 했다. 직접 추가골을 넣은 뒤 서포터들을 향해 거수경례를 바쳤다.
그럴싸한 경례는 김도혁이 서포터들을 잠시 떠나며 남기는 작별 인사였다. 김도혁은 이 경기를 마지막으로 아산무궁화에 입대한다. 인천의 일원으로서 4년간 생존 경쟁을 벌여 온 김도혁은 남다른 사랑을 받는 선수다.
경기 후 인터뷰를 가진 김도혁은 “잔류해 다행이다. 앞으로 2년 동안 함께 뛰지 못하지만 인천의 팬으로서 열렬히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분위기메이커인 김도혁은 유독 치열한 태도로 38라운드를 준비했다. 문선민과 함께 하는 댑 세리머니를 주도한 것도 김도혁이었다.
김도혁이 뛰는 동안 인천은 10위로 두 번, 9위로 한 번 잔류했다. 최종전이 되어서야 잔류를 확정짓는 드라마는 인천의 특기다. 그 덕분에 ‘생존왕’이라는 별명도 있지만 더 높은 순위에서 일찍 잔류하는 팀들에 비해 늘 불안에 떨어야 하는 처지다.
살얼음판이 익숙한 김도혁에게도 올해는 유독 아슬아슬했다. “솔직히, 4년 동안 강등 싸움 했는데 올 시즌은 불안했다. 다른 시즌과 달랐다. 그런데 항상 느끼는 건 분위기가 중요하다. 안 좋은 분위기를 가져간 적이 없다. 계속 선생님(코칭 스태프)들과 형들이 좋은 분위기를 만들려 했다. 강등 싸움 하면서 축구를 모르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좋은 분위기가 있어 반등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김도혁은 인천이 강등왕인 이유에 대한 분석도 내놓았다. 자신이 팀에 합류한 뒤 매년 스쿼드가 큰 폭으로 바뀌었다고 했다. 선수를 지키지 못하는 팀이라는 한계 때문에 매년 초 조직력 문제를 겪다가 시즌 후반기가 되어야 손발이 맞는다는 것이다. 김도혁은 “이런 현상은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내년에는 기존 선수들을 많이 데리고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입대를 앞둔 김도혁은 ‘영원한 인천맨’이라는 수식어를 굳이 거부하지 않았다. “올해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인천이 꼭 상위 스플릿에 갈 수 있으면 한다. 내가 군대에 갔다 와서 더 성숙한 모습으로, 그땐 잔류왕이 아니라 늘 상위 스플릿에 있는 팀이 됐으면 한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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