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풋볼리스트] 축구는 365일, 1주일 내내, 24시간 돌아간다. 축구공이 구르는데 요일이며 계절이 무슨 상관이랴. 그리하여 풋볼리스트는 주말에도 독자들에게 기획기사를 보내기로 했다. Saturday와 Sunday에도 축구로 거듭나시기를. 그게 바로 '풋볼리스트S'의 모토다. <편집자 주>
떠나야 할 때를 알고 떠나야 아름답다. 아무리 시작이 좋아도 끝이 좋지 못하면 좋은 평가를 들을 수 없다. 다른 직업과 많은 부분이 다른 감독은 더 그렇다. 감독은 정해진 임기가 큰 의미를 갖지 못한다. 떠나야 할 때 떠나지 않았다는 것은 현실감각이 떨어진다는 것과 같다. 떠나야할 때를 몰랐던, 끝이 매우 좋지 않았던 감독을 모아봤다.
#레몽 도메네크
도메네크 감독은 프랑스 U-20과 U-21 대표팀에서 총 12년을 보낸 감독이다. 11년간 U-21 대표팀을 이끌면서 좋은 성적을 냈다. 성적은 124전 76승 30무 18패다. ‘U-21 유로’에서 준우승과 4강(2회)에 팀을 올려 놨고, ‘1996 아틀란타 올림픽’에서는 8강에 올랐다. 도메네크는 역사상 가장 오래 U-21 팀을 맡은 감독으로 남았다. 지도력을 인정 받은 도네메크는 ‘유로 2004’가 끝난 뒤 프랑스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재임 기간: 5년 10개월, 영욕을 맛보다
도메네크 감독은 부임 이후 첫 대회인 ‘2006 독일 월드컵’을 훌륭하게 치렀다. 유럽 예선을 1위로 통과했고, 그 과정에서 은퇴를 선언했던 지네딘 지단과 클로드 마켈렐레 그리고 릴리앙 튀랑이 다시 대표팀으로 돌아왔다. 도메네크는 지단과 함께 월드컵 준우승을 이끌었다. 문제는 ‘유로 2008’부터 불거지기 시작했다. 그는 신예 카림 벤제마, 사미르 마스리 등을 선발해 팀에 합류시켰지만 완벽하게 세대교체를 이루지는 못했다. 결국 1무 2패로 조별리그 탈락을 맛봤다. 가장 문제가 됐던 것은 ‘2010 남아공 월드컵’이었다. 조별리그 탈락과 함께 선수들의 항명, 훈련거부 등 사건이 벌어졌다. 결국 팀은 1무 2패, 조별리그 최하위로 탈락했다. 도메네크 감독은

#남아공의 비극
‘2010 남아공 월드컵’은 시작부터 말썽이었다. 프랑스는 플레이오프에서 아일랜드를 만났는데, 티에리 앙리가 핸드볼 파울을 한 뒤 골을 넣어 월드컵 본선에 올랐다. 게다가 시드네 고부, 프랑크 리베리, 벤제마가 미성년이었던 유명한 고급 콜걸 자이아 데아르와 관계를 맺은 게 밝혀져 법정에 서며 큰 지탄을 받기도 했다. 결국 본선에서 일이 터졌다. 우루과이와 1차전에서 비긴 뒤 2차전에서 멕시코 경기에서는 0-2로 패했다. 이 과정에서 공격수 니콜라 아넬카가 도메네크에 욕설을 한 사건이 알려지기도 했다. 도메네크가 아넬카 움직임을 지적하자 아넬카는 “젠장, 당신 말처럼 하면 공을 잡을 수가 없다고”라고 말하며 대들었다. 결국 프랑스축구협회는 아넬카를 바로 대표팀에서 제외하기에 이른다. 사건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프랑스축구협회가 아넬카에 징계를 내리자 선수들은 아넬카와 연대하는 의미에서 훈련을 거부한다. 이 과정에서 주장인 아넬카와 로베르 뒤베른 피지컬 코치가 충돌 직전까지 가기도 했다. 결국 프랑스는 3차전에서 남아공에 1-2로 졌다. 도메네크는 경기가 끝난 뒤 카를로스 알베르투 페레이라 남아공 감독 악수를 거절해 빈축을 샀다. 도메네크 감독은 월드컵이 끝난 후 장-피에르 에스칼레트 감독과 함께 사퇴했다.
#점성술을 신봉하다
도메네크 감독은 기인이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문제가 됐던 부분은 점성술이었다. 도메네크 감독은 점성술을 신봉했고, 선수 선발에도 이를 사용했다. 로베르 피레스가 전갈자리라는 이유로 대표팀 선발에서 배제했다는 것은 유명한 이야기다. 피레스가 전성기 끝에 서 있던 시기였다. 그는 이런 이야기를 스스럼 없이 언론에 밝혀 많은 논란을 낳았다.
#조별리그 탈락 후 청혼? 사실!
도메네크는 ‘유로 2008’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후 사퇴 압박을 받았다. 그는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패한 뒤 바로 한 텔레비전 인터뷰에서 연인 에스텔 드니에게 청혼하는 기행을 펼쳤다. 대표팀 감독을 맡을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내게는 계획이 오직 하나밖에 없다. 에스텔과 결혼 하겠다. 오늘 저녁에 그녀의 손을 잡고 청혼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진 기자회견에서도 “프랑스 축구 미래는 낙관적”이라고 답해서 공분을 샀었다.
”축구는 항상 이길 수 있는 경기가 아니다. 그래서 축구는 아름답다.“
#총평: 축구는 과학이다. 점성술이 끼어들 여지는 없다.
글= 류청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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