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정신력도 실력이다.
투지와 의지를 강조하면 오해를 산다. ‘축구를 못 하던 시절에나 중요한 것’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하지만, 두 가지는 여전히 중요하다. 실력이 비슷한 팀이 만나면 승리를 더 간절하게 바라는 팀이 이기기 마련이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8차전까지 치른 대표팀이 비판 받는 이유가 여기 있다. 대표팀은 간절함을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해 10월 11일 이란 테헤란에서 한 최종예선 4라운드 이란 경기가 가장 좋은 예다. 한국은 1-0으로 졌지만 경기 내용은 더 심각했다. 이란에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무너졌다.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 지도력이 가장 비판을 받았던 경기다. 이날 이란은 홈에서 한국을 잡기 위해 악착 같이 뛰었고, 한국은 뒤로 물러서기만 했다.
“경기 내내 태클을 두 번 밖에 하지 못할 정도였다.”
이용수 전 기술위원장은 이날 경기를 복기하며 안타까워했다. 이 전 위원장은 경기장 분위기가 험악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테헤란에서는 이란을 이기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한국이 이란 원정에서 보여준 모습은 변명할 여지가 없다. 최종예선들어 보여준 맥 없는 모습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 날이었다. 한국은 시리아를 상대로도 어려운 경기를 했다.
선수도 이 점을 잘 안다. 대표팀 위기가 언급될 때마다 몇몇 선수가 반성하는 목소리를 냈다. 밖에서 대표팀 경기를 본 이동국은 이번에 대표팀에 합류하며 “희생하는 선수 숫자가 줄어든 것 같다. 대표팀이라는 팀 자체로 움직여야 하는데 몇몇 선수가 자신의 기량을 보이려 했던 것 같다”라고 꼬집기도 했다.
신태용 감독이 부임하며 분위기가 바뀌었다. 훈련장에도 활기가 돌고 선수들도 의지를 보이고 있다. 훈련은 훈련일 뿐이다. 이런 좋은 분위기가 경기장에서 나오지 않으면 소용 없다. 이란은 아시아에서 가장 수비 조직력이 좋은 팀이다. 이란을 넘으려면 90분 동안 같은 기량과 의지를 유지해야 한다. 6만 관중이 돕기에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이란을 이기고 우즈베키스탄으로 가야 한다. 우즈베키스탄이 중국을 잡고 우리가 이란을 이기지 못하면 순위가 뒤집힌다. 3위로 우즈베키스탄으로 밀려가면 역전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 한국은 최종예선 원정에서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이란 경기가 마지막이라고 선을 긋고 가야 한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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