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신태용호 공격진은 화려하지만 다들 하나씩 단점이 있다. 컨디션 난조, 출장 시간, 플레이스타일 등 여러가지를 고려해 이란을 깰 최상의 조합을 도출해야 한다.

한국은 31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9차전을 갖는다. 조 2위 한국은 조 1위 이란을 상대로 도전자 입장에서 경기한다. 이 경기에서 승리한다면 여유를 갖고 우즈베키스탄과의 마지막 10차전을 준비할 수 있다.

신 감독은 2연전임을 감안, 경기 엔트리 23명보다 3명 더 많은 26명을 선발했다. 이들 중 공격수로 분류돼 있는 선수는 이동국, 김신욱, 황희찬, 이근호다. 2선 자원이지만 공격수까지 소화할 수 있는 선수는 손흥민, 남태희 정도가 있다.

유럽에서 가장 좋은 활약 중인 황희찬, 손흥민의 컨디션이 문제다. 손흥민, 황희찬은 기량뿐 아니라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대표 당시 신태용 감독의 전술과 지도 방식을 경험했다는 점에서도 기대를 모으는 선수들이었다.

손흥민은 지난 6월 대표팀 경기에서 오른쪽 손목이 골절된 뒤 소속팀 토트넘홋스퍼의 프리 시즌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최근 개막한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에서 초반 두 경기를 교체로 소화한 뒤 한 경기에서 선발 출장하며 뛰는 데 문제 없는 컨디션임을 보여줬다. 다만 이번 일정이 2연전이고, 이란전보다 9월 6일 우즈베키스탄 원정이 더 절실하다는 걸 감안하면 손흥민을 아낄 가능성도 약간은 존재한다.

황희찬은 손흥민보다 상태가 나쁘다. 소속팀 훈련 중 오른쪽 무릎을 다쳤다. 대표팀 훈련에 일단 합류했지만 실전을 소화할 수 있는 상태인지 불분명하다. 손흥민의 경우 손에 무리한 충격만 가해지지 않는다면 괜찮지만, 황희찬은 이란전에 성급히 투입했다가 우즈벡전에서 아예 기용하지 못할 위험이 충분하다. 선발 라인업에서 빼는 것이 합리적인 판단으로 보인다.

황희찬의 득점력은 아쉽다. 황희찬은 지난 7월 시작된 2017/2018시즌 레드불잘츠부르크 소속으로 오스트리아 리그, 컵대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며 11경기 7골로 뛰어난 득점력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두 달만 놓고 보면 황희찬이 한국인 공격수 중 최고였다.

빈자리는 K리그 공격수 세 명의 조합으로 채워야 한다. 김신욱은 K리그 10골, 이근호는 5골, 이동국은 4골을 기록 중이다. 이근호가 경기장을 폭넓게 쓰며 골문과 먼 곳에서도 팀에 기여한다는 점, 이동국이 ‘슈퍼 서브’로서 출장 시간 대비 기여도가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세 선수 모두 각각 가치가 있다. 선발 여부는 상황과 전술에 따라 갈린다.

가장 평범한 선택은 김신욱이다. 김신욱은 이란의 장신 수비수들과 당당하게 몸싸움을 벌일 수 있는 유일한 공격수다. 이란이 수비 라인을 뒤로 내리고 배후 공간을 좀처럼 주지 않기 때문에, 경기 흐름이 빠를 때 빛을 발하는 이근호보다 느린 흐름에 어울리는 김신욱이 먼저 출격할 수 있다.

그러나 어차피 선발과 교체로 모든 공격수를 활용할 생각이라면 김신욱을 조커로 남겨놓는 선택도 가능하다. 신태용 감독이 강조하는 원터치 패스를 통해 이란 수비를 흔들려면 이근호가 더 어울린다. 이 옵션을 먼저 시험해 보고, 여의치 않을 경우 후반에 김신욱을 투입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동국은 지난해 말부터 소속팀 전북현대에서도 조커로 주로 활약 중이다. 팀이 원톱으로 경기를 시작했을 때, 이동국이 후반에 합류해 투톱을 만들면 시너지 효과가 나는 경우가 잦았다. 동료 공격수에게 맞춰주며 상대 수비의 빈 공간을 찾아다니는 눈치가 베테랑 이동국만의 장점이다. 결정적인 상황에서 ‘한 방’도 물론 기대할 수 있다.

최전방에 누가 나오든 2선과의 조화가 중요하다. 2선에 배치될 수 있는 손흥민, 염기훈, 남태희, 이재성 등은 득점 가담과 수비 진형 유지를 동시에 신경써야 한다. 이번 경기에서 득점이 더 절실한 쪽은 한국이다. 그러나 신 감독은 “선제골을 내주지 않아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상대가 확연한 빈틈을 내줬을 때만 과감하게 전방으로 올라가고, 역습을 당할 위험이 있다면 공격 본능을 자제하는 판단력이 필요하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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