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이란과 아쉬운 무승부를 거둔 대표팀 선수들은 거의 비슷한 이야기를 남겼다.
한국은 지난달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이란과 한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최종예선 9차전에서 0-0으로 비겼다. 신태용 감독이 맡은 뒤 치른 첫 경기에서 승점 1점을 얻었지만, 선수들은 경기 내용 자체에는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나아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후반 교체로 들어가 약 6분을 뛴 이동국은 “세트피스 같은 것들은 호흡을 맞췄다. 경기장에서 시도를 했고, (효과가) 경기장에서 나왔다. 충분히 준비하면 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우즈베키스탄 경기까지 남은 시간 동안 결과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했다.
손흥민은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잘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잔디 상황에서도 투지를 보이고 볼이 떴을 때 적극적으로 몸싸움을 했다. 나도 선수들에게 고마웠다. 이렇게 모든 공을 자기 것처럼 여긴다면 결과가 괜찮을 것”이라고 했다.
공격수 황희찬은 약속된 플레이가 조금씩 나오고 있다는 데 집중했다. 그는 “감독이 원하는 부분이 다 나온 것은 아니지만 중간중간에 조금씩 나왔던 게 긍정적”이라며 “더 맞춰가다보면 우즈베키스탄 경기에서는 위협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자철도 같은 이야기를 했다. “팀으로 잡혀가고 있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우즈베키스탄 경기가 남았다. 최대한 긍정적으로 나가겠다.”
입을 모아 비판한 게 있다. 바로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다. 신 감독도 기자회견에서 잔디가 아쉬웠다고 했고, 선수들은 더 신랄하게 말했다.
손흥민은 “이런 상황에서 경기 잘하길 바란다는 게 많은 사람들의 욕심이다. 축구하는 사람은 다 알겠지만, 축구 경기장이 얼마나 중요한지 말이다”라며 “이런 잔디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플레이를 못해 아쉽다. 훈련할 때부터 솔직히 화가 났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희찬도 “많이 아쉬웠다”라며 “드리블을 치고 나가거나 할 때 잔디가 버텨주면 좋은데 미끄러졌다가 나가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다”라고 설명했다.
대표팀은 1일 바로 우즈베키스탄으로 출국한다. 조 2위를 유지한 한국은 마지막 경기(6일) 결과에 따라 2위가 될 수도 있고 4위로 탈락할 수도 있다. 이기면 무조건 본선직행이다. 패하고 시리아가 이란을 잡는다면 4위로 탈락한다.
사진=김완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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