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한때는 축구 강국으로서 맞수였지만, 지금 프랑스와 네덜란드의 전력은 큰 차이가 난다. 프랑스가 네덜란드를 완전히 무너뜨렸다.

1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 유럽 예선 A조 7차전에서 프랑스가 네덜란드를 4-0으로 대파했다.

축구 강국끼리 대결할 때도 경기를 앞둔 사정, 경기 중 일어나는 여러 돌발 상황이 겹치면 점수차가 크게 벌어지는 경우가 많다. 프랑스가 네덜란드를 꺾은 건 4골 차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전반전부터 프랑스가 네덜란드를 완전히 압도하고 일방적인 경기를 했기 때문이다. 4골차는 곧 그만큼의 전력차를 의미했다.

프랑스는 은골로 캉테의 완벽한 미드필드 장악을 바탕으로 공격과 수비 모두 빈틈없는 경기를 했다. 폴 포그바는 탁월한 기술을 바탕으로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했다. 앙투앙 그리즈만 중심의 공격이 토마 르마의 팀 플레이, 킹슬리 코망의 측면 돌파, 올리비에 지루의 연계 플레이와 조화를 이뤘다.

반면 네덜란드는 베테랑 미드필더 베슬러이 스네이더르를 공격형 미드필더로 배치했다가, 중원 싸움에서 크게 밀리자 하프타임에 중앙 미드필더 토니 빌헤나로 바꾸는 교체를 단행해야 했다. 오른쪽 측면은 여전히 아르연 로번이 맡았다. 7년 전 네덜란드에 월드컵 준우승을 안긴 스네이더르와 로번의 조합에 기대를 걸어 봤지만 주도권에서 완벽하게 밀렸기 때문에 ‘한 방’도 없었다.

설상가상 후반전 초반에 연속 경고를 받은 케빈 스트로트만이 후반 16분 두 번째 경고로 퇴장 당했다. 스트로트만이 공을 빼앗으려 발을 뻗을 때 그리즈만이 재빨리 피하며 몸을 띄웠다가 쓰러졌기 때문에 경고를 주는 건 너무 가혹한 상황이었다. 그리즈만의 거창한 동작에 주심이 속았다고도 볼 수 있었다. 이미 밀리고 있던 경기는 이 판정 이후 걷잡을 수 없이 기울어 버렸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은 공격수 빈센트 얀센을 빼고 마지막 베테랑 로빈 판페르시를 투입해 봤지만 의미가 없었다.

이처럼 네덜란드가 철저히 당하는 동안, 프랑스 공격진은 신나게 골을 쌓아갔다. 전반 14분 그리즈만의 골이 가장 멋진 장면이었다. 그리즈만이 시디베, 올리비에 지루와 연속 2대 1 패스를 주고받으며 네덜란드 수비 대형을 한 겹씩 무너뜨렸다. 야스퍼 실러선 골키퍼 옆으로 공을 밀어 넣어 마무리했다.

프랑스가 수적 우위를 잡은 뒤 르마가 연속 득점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후반 28분 크로스를 네덜란드 수비가 걷어내자마자 논스톱으로 차 넣어 한 골, 후반 43분 속공 상황에서 오른쪽에서 온 땅볼 크로스를 마무리해 또 한 골을 득점했다. 르마의 대표팀 데뷔골과 2호골이다.

마지막은 최근 AS모나코에서 파리생제르맹으로 이적한 특급 유망주 킬리앙 음밥페가 장식했다. 교체 투입 이후 의욕적으로 골을 노린 음밥페는 후반 추가시간 시디베와 공을 주고받으며 전진한 뒤 마무리까지 책임졌다. 역시 A매치 데뷔골이었다.

프랑스의 현재와 미래가 동시에 빛났다. 한때 맞수였던 네덜란드를 압도하는 미드필드 장악력, 공격진의 개인 기량, 결정력으로 대승을 거뒀다. 승리의 원동력은 대단한 전략이 아니라 프랑스 선수들의 우월한 기량이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