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네이마르의 충격적 이적은 필리페 쿠티뉴의 이적설로 이어졌다. 리버풀은 이적을 허용할 생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소문은 끊이지 않는다.

 

쿠티뉴, 팔아야 하는 사정과 지켜야 하는 사정

네이마르는 파리생제르맹으로 이적하며 바르셀로나에 2억 2,200만 유로(약 2,955억 원)와 주전 라인업의 공백을 남겼다. 리오넬 메시, 루이스 수아레스와 함께 결성했던 ‘MSN’ 공격 조합이 붕괴됐다.

2009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2013년 가레스 베일, 2016년 폴 포그바 등 세계 이적료 기록을 세운 선수들 중 동등한 수준의 대체자가 바로 영입된 경우는 없었다. 2009년 맨체스터유나이티드는 호날두의 대체자를 아예 영입하지 않고 기존 선수 웨인 루니 중심으로 시스템을 개편했다. 2013년 토트넘은 베일의 자리를 에릭 라멜라 영입으로 메우려 했으나 실패했다. 2016년 유벤투스는 포그바의 자리에 미랄렘 퍄니치를 영입했는데, 영입 가능한 미드필더 중 한 명이었을 뿐 포그바와는 스타일과 영향력이 다른 선수였다.

바르셀로나 역시 네이마르와 동등한 기량의 선수를 영입하기란 불가능하다. 최대한 비슷한 선수로 거론되는 인물이 필리페 쿠티뉴다. 원래 네이마르를 잔류시킨 상태에서 쿠티뉴까지 영입해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한다는 방안이 거론되곤 했으나, 이제 쿠티뉴는 바르셀로나가 꼭 영입해야 할 왼쪽 윙어가 됐다. 리버풀은 몸값에 상관없이 쿠티뉴를 지킬 생각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그레이엄 수네스, 이안 라이트 등 영국 축구 전문가들은 쿠티뉴가 결국 이적할 거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8일(한국시간) 영국 일간지 ‘데일리 미러’는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이 쿠티뉴를 꼭 지킬 생각이라고 보도했다. 쿠티뉴는 네이마르 이적 전부터 이적 시장의 인기 선수였지만, 클롭 감독은 어느 팀으로도 보낼 생각이 없었다. 바르셀로나가 아무리 거액을 제시하더라도 마찬가지다. 이 매체는 클롭 감독이 리버풀 경영진의 전폭적 신뢰를 받고 있기 때문에 쿠티뉴를 잔류시키는데 문제가 없을 거라는 전망도 전했다.

쿠티뉴는 리버풀 공격의 핵심이다. 리버풀은 지난 시즌 쿠티뉴가 부상으로 빠진 기간 동안 공격력 감소를 극복하지 못해 큰 어려움을 겪었다. 공을 쥐고 상대를 직접 흔드는 역할에 가장 잘 맞는 선수가 쿠티뉴고, 나머지 공격진은 쿠티뉴와 보조를 맞추는 형태다. 이번 여름 영입한 모하메드 살라 역시 쿠티뉴의 대체자가 아닌 파트너로 더 적합한 선수다.

 

친선전에서 본 네이마르 대체자의 조건

바르셀로나가 전술 변화를 통해 네이마르의 빈 자리를 없애버릴 수도 있지만, 에르네스토 발베르데 감독은 그럴 생각이 없다. 8일 바르셀로나는 브라질 구단 샤페코엔세를 초청해 친선 경기를 가졌다. 첫 번째 의의는 비행기 추락 참사를 겪은 샤페코엔세를 위로하고 연대의 뜻을 전하는 것이었지만, 발베르데 감독이 부임하고 네이마르가 이적한 뒤 처음 홈에서 갖는 친선 경기라는 점에서 전력을 담금질할 기회이기도 했다. 바르셀로나는 선발 라인업부터 주전급 멤버를 대거 출동시켜 5-0 승리를 거뒀다.

바르셀로나의 선수 배치는 여전히 전통적인 4-3-3이었다. 감독이 바뀔 때마다 구체적인 운용 방법이 조금씩 변할 순 있지만, 바르셀로나의 전술은 구단 역사 및 철학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네이마르가 맡던 자리를 아예 없애버리는 전술 변화는 힘들다. 결국 영입을 하든, 내부에서 수혈하든 대체자가 필요하다.

리오넬 메시, 루이스 수아레스와 호흡을 맞춘 선발 공격 자원은 제라르 데울로페우였다. 데울로페우는 전반전에만 1골 2도움을 기록했다. 개인 능력을 발휘한 경기는 아니었다. 이반 라키티치가 상대 골키퍼까지 유인하고 내준 어시스트를 문전에서 잘 받아먹어 득점했다. 세르히오 부스케츠에게 준 어시스트는 평범한 횡 패스였고, 부스케츠가 그답지 않은 강력한 중거리슛으로 득점했다.

두 번째 어시스트가 가장 의미심장했다. 메시 중심의 공격에 깔끔하게 보조를 맞추며 2대 1 패스를 시도했고, 메시에게 주는 패스가 수비수에게 걸리자 곧바로 재차 패스해 결국 메시의 골을 엮어냈다. 그 외에도 조르디 알바에게 주는 스루 패스 등 바르셀로나 왼쪽 윙어에게 요구되는 플레이들을 무리 없이 수행했다.

데울로페우 대신 후반전에 교체 투입된 데니스 수아레스, 경기 막판 투입된 파코 알카세르 모두 주전 자리를 노리고 있지만 지난 시즌 보여준 기량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데울로페우는 순간적인 재치로 골을 만들 수 있는 선수지만 공격 시스템을 중시하는 바르셀로나에서 메시, 수아레스를 보좌하려면 더 열심히 팀 플레이를 해야 한다. 수아레스는 파괴력이 부족하고, 알카세르는 지난 시즌 부족한 공격력을 노출했다.

메시와 수아레스는 ‘MSN’이 처음 결성됐던 2014/2015시즌에 비해 에너지가 감소하고 있다. 네이마르 대신 왼쪽 윙어를 맡을 선수는 네이마르와 동등한 공격력이 아니더라도 수비 가담과 전방 압박에 적극적이고, 메시 중심의 공격에 보조를 맞출 수 있는 기술이 있어야 한다. 메시가 왼쪽으로 열어주는 패스는 바르셀로나의 주요 공격루트 중 하나기 때문에 어시스트를 받아 시즌 10골 이상 넣을 수 있는 득점력도 필요하다.

사진= 리버풀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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