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도전을 할 때 희망이 살아난다. 센터백 장희망(25)은 파라과이 1부 리그에 도전장을 냈다. 생소한 환경에서 오로지 두 발로 인정받아야 한다.

장희망은 동의대를 졸업하고 지난해 8월 포르투갈 2부 비세우에 입단했다. 동의대 동문 두 명과 함께 유럽 무대에 도전하기 위해 떠났다. 그러나 세 명 모두 포르투갈에 정착하지 못했다. 센터백 장희망은 유럽의 생소한 플레이스타일, 처음 접하는 프로 선수들의 한 차원 높은 플레이에 적응하려 발버둥 치다 반 년을 흘려보냈다. 2016/2017시즌 후반기에 포르투갈 3부 구단 미란델라에 임대돼 출장 기회를 잡았지만 인정받기엔 이미 늦은 시점이었다.

새 소속팀을 찾아야 할 때, 뜻밖의 나라에서 장희망에게 관심을 보였다. 주로 남미 선수를 K리그에 소개하는 한 에이전트가 거꾸로 남미 국가 파라과이에 장희망을 소개해 관심을 이끌어냈다. 장희망은 ‘파라과이에서 널 괜찮게 보는 팀이 있다. 도전해 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듣고 지난 7월 파라과이로 떠났다.

인천국제공항을 떠나 영국 런던, 브라질 상파울루를 거쳐 총 37시간이나 걸리는 긴 여정이었다. 한국과 시차가 11시간이나 나는 나라의 1부 리그 구단, 스포르티보트리니덴세에 입단했다. 포르투갈 진출 전까지 장희망은 경기를 위해 일본에 가 봤을뿐 해외여행 경험조차 없는 청년이었다. 지구 반대편에서 취직하게 될 줄은 몰랐다.

파라과이 1부 리그인 프리메라디비시온은 전기 리그(아페르투라)와 후기 리그(클라우수라)로 구분된다. 트리니덴세는 아페르투라에서 12팀 중 최하위에 그쳤고, 클라우수라 3라운드 현재 11위로 떨어져 있다. 최근 세 시즌을 모두 고려하는 복잡한 승강제에 따라 트리니덴세의 다음 시즌 강등은 이미 확정적이다. 장희망은 빨리 주전 자리를 차지하고 1부 경쟁력을 인정받아야 한다.

장희망은 프리메라디비시온의 유일한 아시아 선수다. 1980년대 한국 선배들이 있었고, 이후 일본 선수들이 여럿 거쳐갔지만 지금 아시아 선수는 장희망만 남았다. 이적이 결정된 뒤 현지 TV 인터뷰를 하고, 훈련장을 찾아온 팬들에게 기념 사진을 찍어주는 등 얼떨떨한 경험을 하고 있다. 장희망에 대한 소식은 여러 현지 매체에 실렸고, 한국 교민 신문의 1면도 장식했다.

트리니덴세의 연고지는 파라과이 수도 아순시온이다. 1부 구단 중 8개가 아순시온에 몰려 있다. 호케 산타크루스가 소속된 최고 명문 올림피아, 빅토르 발데스와 전 K리거 오르티고사가 소속된 현 최강팀 세로포르티뇨 모두 아순시온에 연고지를 두고 있다. 밤엔 혼자 나가면 안 된다는 철칙이 있을 정도로 치안이 불안하지만, 현지 교민의 도움으로 순조롭게 적응 중이다. 훈련장에 출퇴근할 때는 가까운 곳에 사는 팀 동료가 카풀을 해 준다.

주전 경쟁에 대한 자신은 있다. 장희망은 생소한 곳에서 잡은 기회를 잘 살려보겠다고 다짐했다.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곧 게임에 들어갈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한다. 우리 팀이 하위권이고, 수비수들의 나이가 다들 많다. 감독은 날 많이 도와주려고 하고, 기회를 주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아직 알 수 없는 것 아니겠나. 뛰기 전까진 장담할 수 없다.”

사진= 장희망 제공, 파라과이 ‘티고스포츠’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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