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축구는 365일, 1주일 내내, 24시간 돌아간다. 축구공이 구르는데 요일이며 계절이 무슨 상관이랴. 그리하여 풋볼리스트는 주말에도 독자들에게 기획기사를 보내기로 했다. Saturday와 Sunday에도 축구로 거듭나시기를. 그게 바로 '풋볼리스트S'의 모토다. <편집자 주>

한 나라 축구의 미래는 유망주를 보면 알 수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유망주 육성을 위해 K리그클래식에 만 23세 이하 선수 의무 출전 규정, K리그챌린지에 만 22세 이하 선수 의무 출전 규정을 두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좋은 선수를 키워내는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 유럽 축구 선진국은 규정 없이도 화수분처럼 재능 있는 어린 선수들이 프로 무대를 활보하고 있디. 만 20세를 전후로 프로가 되고, 만 23세를 전후로 전성시대를 맞이한다. 세계 축구의 중심에 선 축구 강국과 한국 축구의 23세 이하 선수 현황을 살펴봤다.

 

*독일 23세 이하 주요 선수 현황

 

골키퍼| 율리안 폴러스백, 1994년생, 함부르크

독일의 1994년 이후 출생 선수 중 가장 부족한 포지션이 골키퍼다. 바로 윗 세대인 1992년생 세대에 마르크안드레 테어슈테겐(바르셀로나), 베른트 레노(바이엘04레버쿠젠), 로리스 카리우스(리버풀) 등 스타 골키퍼가 즐비한 것에 비하면 폴러스백은 초라해 보인다. 형님들에게 밀려 기회가 없었던 1994년생들은 분데스리가 주전으로 자리잡지 못하고 임대를 전전하는 경우가 많았다. 폴러스벡은 2부 리그 강호 카이저스라우테른에서 주전 경험을 쌓은 뒤 함부르크로 이적, 분데스리가 첫 시즌을 앞두고 있는 선수다. 최근 열린 ‘2017 U-21 유로’ 준결승에서 두 차례 선방으로 결승행을 이끌었고, 결승에서도 사울 니게스의 슛을 막아내는 등 뛰어난 방어 능력을 보였다.

 

수비수| 마티아스 긴터, 1994년생, 보루시아도르트문트

강호 도르트문트에서 풀백, 수비형 미드필더, 센터백 등 다양한 포지션에서 활약한 선수다. 2014년 A매치 데뷔전을 치르며 일찌감치 재능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풀백 시절 번뜩이는 공격력을 보였던 것과 달리 지난 시즌 주전 센터백을 맡자 다소 부진했고, 이에 따라 이적설까지 나는 상황이다. 상황이 좋지 않지만 요아힘 뢰브 독일 감독은 ‘2017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에 긴터를 선발하며 믿음을 보였다. 이번 대회 독일이 중점적으로 실험한 변형 스리백에서 상황에 따라 스토퍼와 풀백을 오갈 수 있는 선수다.

 

수비수| 니클라스 쥘레, 1995년생, 바이에른뮌헨

지난 시즌 호펜하임 돌풍의 핵으로 맹활약한 뒤 곧 이번 시즌부터 바이에른뮌헨에서 뛰게 되는 뛰어난 센터백이다. 호펜하임의 독특한 스리백에서 빌드업, 공격 가담 임무까지 맡아 다양한 재능을 선보였다. 독일 연령별 대표를 모두 거쳐 온 엘리트 선수인데, 터키축구협회가 ‘우리 나라 대표팀으로 오지 않겠냐’고 접촉한 적이 있었다. 이름이 터키식처럼 보인다는 이유였다. 프랑크푸르트에서 태어난 쥘레는 터키와 인연이 없었고, 접촉은 해프닝으로 끝났다.

 

수비수| 벤야민 헨릭스, 1997년생, 바이엘04레버쿠젠

U-21 유로에서 대회 베스트일레븐에 선정된 야닉 게르하르트(볼프스부르크)도 있지만, 더 어린 나이에 A대표팀까지 차출된 헨릭스 쪽이 좀 더 기대를 받는다. 전문 레프트백은 아니지만 헨릭스를 포함시켰다. 헨릭스는 주로 라이트백에서 뛰지만 좌우 앞뒤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포지션에서 활약할 수 있는 천재 선수다. 양발잡이라는 장점도 있다. 독일에서 가장 재능 있는 유망주에게 수여하는 프리츠발터 메달의 2016년 수상자다. 지난해 11월 A매치에 데뷔했다. 이번 여름에는 U-20 월드컵, U-21 유로, 컨페더컵 세 대회에서 인기가 많았고 결국 뢰브 감독의 선택을 받았다. 독일 U-20 대표팀은 대회 내내 헨릭스의 공백을 메우지 못했다.

 

수비수| 조슈아 킴미히, 1995년생, 바이에른뮌헨

필립 람의 은퇴 이후 치열하게 벌어진 독일 라이트백 주전 경쟁에서 아마도 승리한 선수. 축구 지능이 높은 킴미히는 주젭 과르디올라 감독이 총애하던 선수였고,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이 바이에른을 물려받은 뒤에도 여전히 중용됐다. 미드필더로 배치됐을 땐 탁월한 침투 능력으로 많은 골을 터뜨린다.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 6골, UEFA 챔피언스리그 3골이나 기록하며 훌륭한 보조 득점원으로 활약했다. 풀백으로 뛸 땐 람처럼 간결하고 효율적인 판단을 통해 좋은 패스를 한다.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를 본받는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더 뛰어난 선수가 될 잠재력이 충분하다.

미드필더| 율리안 바이글, 1995년생, 보루시아도르트문트

독일의 어린 부스케츠. 후방에서 때론 안정적으로, 때론 과감하고 빠르게 패스를 돌리며 팀의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호리호리한 미드필더다. 유소년 육성의 명가 1860뮌헨에서 성장해 2015년부터 도르트문트 소속으로 활약 중이다. 활동량을 중시하던 위르겐 클롭(리버풀) 감독이 떠나고 토마스 투헬 감독이 부임한 시기였다. 바이글의 놀라운 테크닉은 곧장 분데스리가에서 가장 돋보이는 미드필더로 발돋움하기 충분했다. 아직 A매치는 친선경기 위주로 뛰고 있지만 경기 장악력을 좀 더 키운다면 주전이 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발목 골절로 현재 재활 중이라 어느 대표팀에도 뽑히지 못했다.

 

미드필더| 레온 고레츠카, 1995년생, 샬케04

이번 컨데더컵의 진정한 승자. 189cm 신장으로 공중볼을 따고 몸싸움을 벌이면서도 테크닉, 킥까지 갖춘 ‘토털 패키지’형 미드필더다. 훌륭한 전술 지능까지 갖춰 좌우 윙어, 수비형 미드필더, 공격형 미드필더 등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문전 침투했을 때 마무리 슈팅도 좋은 편이다.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느라 아직 전성기라 할만한 활약을 하지 못하다가 2016/2017 데뷔 이래 가장 많은 30경기를 소화했고, 골도 5골이나 넣었다. 소속팀 샬케의 부진에 고레츠카의 활약도 약간 묻혔지만 만개한 기량이 컨페더컵에서 폭발했다. 이미 3골을 터뜨렸고, 호주전에서 페널티킥을 얻어내는 등 득점 외에도 기여도가 높았다. 독일의 기존 미드필더들은 긴장해야 한다.

 

미드필더| 엠레 찬, 1994년생, 리버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번뜩이는 재능을 지녔지만, 안정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어디로 튈지 모르는 단점도 있는 선수다. 탁월한 신체 능력을 가진 찬은 독일 유소년 대표 시절 미드필드에서 공을 몰고 쭉쭉 돌파하는 플레만으로도 상대 수비망을 부술 수 있었다. 성인 무대에서 좀 더 지능적인 플레이가 요구되자 오랜 적응기를 겪었고, 아직도 겪는 중이다. 갑자기 튀어나와 상대 미드필더의 공을 채가거나, 아름다운 골을 터뜨릴 수 있는 재능이 있다. 동료가 골을 넣었을 때도 관중들이 자신을 보게 만드는 화려한 골 세리머니는 보너스. 현역 빅리그 선수 중 가장 뛰어난 ‘철길 세리머니’의 장인이다.

 

미드필더| 율리안 브란트, 1996년생, 바이엘04레버쿠젠

번개같은 스피드, 안정적인 고속 드리블을 겸비했다. 윙어로서 가장 중요한 덕목을 갖춘 브란트는 2014년 18세 나이로 분데스리가에서 맹활약하기 시작했고, 2016년엔 A대표팀에 데뷔했다. 특히 2015/2016시즌 막판엔 6경기 연속 골을 넣으며 시즌 9골을 기록했다. 측면에서 안으로 파고드는 스타일이 아닌 전문 윙어라는 점에서 희소성이 있다. 앞으로도 선발과 교체를 오가며 대표팀에서 좋은 활약을 할 수 있는 선수다. 뢰브 감독의 특이한 취향에 맞춰 종종 윙백으로 뛰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드필더| 르로이 자네, 1996년생, 맨체스터시티

과르디올라 감독이 맨체스터시티의 자금력을 손에 쥔 뒤 처음 영입한 윙어다. 아직 플레이의 완성도가 떨어져 보이는 경기도 있지만, 상대 수비 한두 명을 순식간에 제칠 수 있는 드리블 능력을 갖췄다. 왼발 킥에 기복이 있지만 명장면이 나오는 날도 많다. 공격 재능을 바탕으로 상대 수비와 2선 사이를 공략한다. 공격수 출신답게 득점에도 재능이 있다. 지난 시즌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에서 20경기에 선발로 뛰며 5골을 기록했고 앞으로 더 많은 골을 넣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이번 컨페더컵에 참가할 예정이었으나 부상으로 대회 직전 빠졌다.

 

공격수| 티모 베르너, 1996년생, RB라이프치히

고레츠카와 함께 컨페더컵에서 가장 주목 받는 선수다. 올해 3월 A매치에 데뷔했고, 이번 대회에서만 3골을 터뜨렸다. 프리츠발터 메달 수상자로서 유소년 대표 시절엔 엄청난 득점력을 선보이기도 했으나, 분데스리가에선 데뷔 이후 세 시즌 동안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슈투트가르트에서 그리 좋은 패스를 받지 못하던 시절엔 스피드밖에 보여줄 것이 없었다. 베르너의 득점력은 지난 시즌 RB라이프치히의 돌풍에 합류한 뒤 단 1년 만에 만개했다. 무려 21골을 터뜨리며 뢰브 감독이 자신을 부를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글= 김정용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