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파주] 한준 기자= 5월 29일 파주축구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시작된 카타르전 대비 1차 소집 훈련이 2일 마무리됐다. 소속팀 일정이 마무리된 12명의 선수가 먼저 들어왔고, 1일 수비수 장현수까지 들어와 2일 최종 훈련에는 총 13명의 선수로 강도 높은 훈련이 이어졌다. 대표팀은 3일 UAE 두바이로 이동한다. 

이번 소집 훈련은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예선전이 시작된 이후 최장기 소집이다. 유럽과 일본, 중국 등에서 뛰는 선수들은 늦게 합류하지만 2016/2017시즌 유럽리그를 마친 선수들과 제주유나이티드를 제외한 K리그 선수들은 14일(한국시간)로 예정된 카타르전을 2주 이상 앞둔 시점부터 준비했다.

#강도 높은 훈련, 카타르 원정 앞서 컨디션 올리기

1차 소집 기간에 집중한 첫 번째는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다. 대표 선수들은 GPS를 착용해 데이터를 통해 컨디션을 체크했다. 2년 만에 대표팀에 돌아온 공격수 이근호는 “훈련 강도가 다른 때보다 높았다. 오늘도 여전히 높았다. 유럽 선수도 그렇고 K리그 선수도 컨디션 올리기에 주력했다”고 했다.

파주NFC의 날씨는 쾌청했다. 대표팀은 3일 출국하고, 4일 두바이에서 훈련을 실시하는데, 이동 과정의 피로와 시차 문제 등으로 전력을 다한 훈련을 실시하기는 어렵다. 이근호는 “이후 일정은 컨디션 조절 문제가 있기 때문에 오늘 훈련량은 더 높았다”고 했다. 주장 기성용도 “그쪽으로 넘어가면 체력을 올릴 수 있는 시간이 많이 없다. 이번 훈련은 그런 부분에서 중점을 뒀다”고 했다.

가진 기량을 잘 선보이기 위해선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팀 분위기도 중요하다. 정신적인 어려움, 팀의 단합 문제는 선수들의 체력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이날 훈련 분위기는 밝았다. 공격수 손흥민을 중심으로 즐겁게 농담을 주고 받으며 훈련했다. 체력적으로 강도 높은 일대일 경합 상황에 중점을 둔 훈련이었으나, 모든 세션이 공과 함께 공격과 수비를 오가는 방식으로 진행되어 선수들이 즐길 수 있는 훈련이었다.

#조기 소집이 준 여유, 대표팀 분위기는 ‘최상’

이근호는 “밖에서 걱정했던 것과 달리 안에선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하고자 하는 의욕도 그렇고,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화에 대해 모두들 인식하고 있어서 그런지 밖에서 느낀 것과는 달랐다”고 했다. 이근호 역시 오랜만에 합류했으나 오랫동안 대표팀 생활을 해온 만큼 금방 녹아들어 활기찬 분위기에 기여했다.

미드필더 이청용은 조기 소집이 훈련 기간의 긴장감을 낮춰준 것이 도움이 된다고 했다. “평소보다 시간이 있다. 원래 3~4일 운동하고 경기를 했는데, 이번에는 특별히 시간이 있다 보니 여유가 있다. 어느 때보다 자신이 있다.”

주장 기성용은 “물론 다 모이지는 않았지만 선수들이 호흡적인 부분이나, 어떻게 플레이를 할지 교감할 시간이 있기 때문에 더 좋다”고 했다.

#마무리 집중력 강화, 1대1-2대2 공격 상황 집중 훈련“

컨디션과 분위기에 더해 조기 소집 훈련에서 주목할 부분은 마무리 과정의 밀도를 높이는 훈련이다. 이날 대표팀 훈련은 공격과 수비 간의 1대1 대결 상황으로 이뤄졌다. 기성용-지동원-이근호-손흥민-이재성-이청용이 빨간 조끼를 입고, 한국영-장현수-곽태휘-김진수-최철순-김창수가 조끼를 입지 않은 조합으로 작은 골대를 두고 1대1 득점 대결을 벌였다.

45초간 상대의 골문을 노린 뒤, 휴식을 취하는 방식으로 1세트에 두 차례씩 대결했다. 세트마다 조합을 바꿨다. 먼 거리에서 바로 슈팅하지 않도록 하프라인을 넘은 이후의 슈팅만 득점으로 인정했다. 서로 1대1 경합을 이겨내고 득점하는 플레이를 요구했다. 강한 몸싸움과 그 과정의 창조성, 마무리 정확성, 수비 커버 등 상황을 연마했다.

1대1 훈련을 3세트 진행한 뒤에는 큰 골대를 두고 다시금 일대일 공수 대결과 2대2 공수 대결을 진행했다. 2대2 대결 상황에는 오프사이드를 설정해 실전에서 부분 전술로 득점하는 패턴 플레이를 훈련했다. 2대2 훈련 이후에는 투 터치 안으로 공을 연결하는 미니게임을 했다. 설기현 코치가 공격 상황에 가담하는 조커로 들어갔다. 

이청용은 “1대1에서지지 말자는 내용의 훈련이었다”고 설명했다. 강렬하고 집중도 높은 훈련 과정에도 서로 개인 기량 대결을 펼쳐 분위기가 좋았다. 손흥민은 최철순을 제친 뒤 빈 골문에 머리로 공을 밀어 넣는 등 재치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마무리 슈팅의 정확성이 모두 높았다. 날카롭게 휘어져 들어가는 마무리, 단호하고 강력한 마무리가 매 훈련 세션 마다 나왔다. 

이근호는 “선수들의 의욕이 높아서 그런지 훈련이 잘 됐다. 다들 집중력이 높았다”고 했다. 평소 이상으로 강력한 마무리 기술을 보인 지동원은 “대표팀에 오면 항상 즐겁다. 우리 선수들과 공을 찬다는 것 자체가 그렇다”며 즐거운 마음으로 훈련한 것이 한결 정확한 마무리의 이유라고 했다. 

기성용과 손흥민은 훈련 후 따로 남아서 여러 위치에서 프리킥 훈련을 따로 했다. 페널티킥도 연습했다. 나머지 훈련만 30여분 가량 진행할 정도로 열의를 보였다. 기성용은 미니 게임 도중에도 쉴새없이 적극적으로 슈팅을 시도하며 득점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오늘 킥 감각이 좋았다”며 웃은 기성용은 “오늘 훈련으로 판단할 수는 없다. 준비 과정의 일부다. 우리가 하고자 하는 훈련을 (실전에서) 얼마나 보여주느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기성용은 나머지 훈련에 대해 “나도 그렇고 흥민이도 최대한 감각을 유지하려고 했다. 경기장에 우리에게 걸리는 찬스는 많아야 한 두 번이지만 그것을 골로 연결하기 위해, 잘 넣기 위해 준비했다”고 했다. 기성용과 손흥민은 예정된 점심 식사 시간을 넘겨가며 훈련에 몰두했다. 카타르전을 준비하는 대표팀은 밝으면서 진지했고, 책임감과 동시 열망을 보였다. 분위기는 어느 때보다 좋다.

사진=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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