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천안] 한준 기자= “잠자는 시간 외에는 포르투갈의 영상을 보면서 어떻게 이길 수 있을까 분석하고 있다.”

신태용 U-20 대표팀 감독은 조별리그 세 경기를 치른 뒤 치르는 ‘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의 모토를 ‘지피지기 백전백승’으로 꼽았다. “3경기를 이미 했다. 팀 마다 장단점이 다 파악됐다. 상대가 우리를 분석했다는 것도 크게 따질 것이 없다. 우리가 가진 장점을 얼만큼 활용하느냐가 중요하다. 그 활용법을 준비하고 있다.”

평가전에는 선수들의 등번호를 바꿨고, 조별리그에서는 매 경기 선발 명단을 바꾸며 전술 변화를 꾀했다. 신 감독은 포르투갈전에 대해서도 “조금은 (전술)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했는데, 이는 포르투갈을 분석해 맞춤 전략을 준비한 뒤 내놓은 방책이다. 구체적 전략에 대해선 당연히 숨겼다.

신 감독은 16강전은 전략 싸움이 될 것으로 봤다. “평소같으면 오늘 전 경기에서 잘못된 부분을 보는데, 오늘은 한 번이라도 더 포르투갈의 영상을 봤다. 선수들에게 백넘버와 얼궁을 매치하면서 장단점을 알려줬다. 오른발잡이인지, 왼발잡이인지, 특히 왼쪽 윙어로 뛰는 7번은 크로싱보다 슈팅하는 부분을 잘 보면서 준비하고 있다.”

주장 이상민은 “두 차례 미팅을 통해 상대의 스타일과 개개인의 스타일을 파악했다. 포르투갈은 좁은 공간에서 뒷공간 침투를 잘한다. 수비수가 어떻게 대처할지 (감독님이) 말해주셨다. 특히 7번이 측면에서 안쪽으로 들아오니 안쪽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측면으로 막고, 슈팅을 때릴 때 최대한 볼 쪽을 압박해서 상대가 때린 슈팅이 우리 몸을 맞고 나갈 수 있게 준비하고 있다”며 구체적 대안 수립도 끝났다고 했다. 

포르투갈 전력 분석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상대의 수준이 높기 때문이다. 신 감독은 “포르툭투갈이 유로2016 우승도 했고, 1월 전지훈련 당시 포르투갈에 가서 리그 경기를 보니 축구가 상당히 강하더라. 우리보다 축구 강국이다. 절대 쉽지 않다. 이번 대회에도 포르투갈의 3대 명문 팀에 속한 프로 선수들이 다 와있다”며 손쉬운 승리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했다.

신 감독은 "4골 내주고 4골 넣었다고 수비가 약하고 공격이 강하다고 할수 없다. 포르투갈은 리그에서 많은 골을 넣었던 선수들이 골을 넣지 못하고 있는데, 그 선수들이 터지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고 경계했다.

그래서 등장한 화두가 승부차기다. 경기 하루 전 인터뷰 대상자로 골키퍼 송범근과 수비수인 주장 이상민이 나섰다. 신 감독은 “단 1%의 방심도 하지 않기 위해 다 준비하고 있다. 이번엔 승부차기 방식도 생소하니 준비해야 한다. 물론 그런 일이 없게 90분 안에 승부를 내야하지만, 가게 될 경우를 대비해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골키퍼 송범근은 아르헨티나전과 잉글랜드전에 연이여 결정적인 선방을 펼치며 주목 받았다. 이번 대회 선방수 1위(14개)를 기록 중이며, 이 대회에 참가한 유럽 스카우트로부터 호평 받고 있다. 인터뷰에 임한 송범근의 표정도 자신만만했다. 

송범근 역시 포르투갈 분석 내용을 얘기하며 7번 지오구 곤살베스(20, 벤피카B)를 이야기했다. 포르투갈에서 ‘제2의 호날두’로 불리는 측면 공격수로, 지난 두 경기 모두 득점한 포르투갈의 해결사다. 경계는 하지만 두려움은 없었다.

송범근은 “7번 선수가 위협적이라 들었다. 경기를 보니 사이드에서 안으로 치고 들어와 슈팅을 때린다. 잘 준비하겠다. 포르투갈 선수들이 침투도 좋으니 나가서 잡을 준비도 잘 할 것”이라고 했다. 포르투갈 선수들의 스타일을 이미 속속 꾀고 있는 모습이었다. “항상 슈팅이 오면 다 막겠다는 마음이다. 세계무대에 온 선수들인 만큼 슈팅 능력이 다 좋다.”

승부차기에 대해서도 문제 없다는 생각이다. “한 경기에 세 개까지 막아봤다. 승부차기는 경기를 뛰다보면 감이 온다. 내일 가봐야 그 감을 알 수 있다. 막을 때는 생각 없이 있자가 감이 오면 자신있게 그 방향으로 뜬다. 난 키가 크니 넘어지면 골대까지 닿을 수 있다.”

우수한 공격수들이 많은 포르투갈을 상대하는 만큼 수비적 준비에 포커스가 맞춰졌다. 하지만 이상민은 보다 자신있는 경기를 보여주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다음 경기를 준비하려면 체력적으로 90분 안에 끝내도록 해야 한다. 조별리그에서 우리가 하고자한 플레이가 50% 밖에 안나왔다.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돌려치기 등 공격 플레이가 잘 나오지 않았다. 내일은 자신 있게 하겠다. 더 좋은 경기력이 나올 것이다.”

자신있는 플레이, 그리고 이기기 위해선 필요한 것은 팬들이 성원이다. 포르투갈은 축구강국이지만, 한국은 개최국의 이점이 있다. 신 감독은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지만, 홈에서 팬들이 응원해준다면 우리 선수들히 해낼 수 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메시지를 남겼다.

사진=풋볼리스트,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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