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프란체스코 토티가 AS로마를 떠났다. 공격의 새로운 중심은 이미 에딘 제코였다.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도 제코가 주인공이었다.

29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로마에 위치한 스타디오 올림피코에서 ‘2016/2017 이탈리아세리에A’ 38라운드(최종전)를 치른 로마가 제노아를 3-2로 간신히 꺾었다.

제노아가 먼저 앞서나갔다. 전반 3분 다르코 라조비치의 장거리 스루패스가 로마 수비를 한 번에 붕괴시켰고, 후방으로 뛰어든 피에트로 페예그리가 마무리했다. 16세 유망주의 득점이 로마를 당황시키는 순간이었다. 로마는 첫 위기를 재빨리 원점으로 돌렸다. 전반 10분 케빈 스트로트만이 원터치로 찍어 찬 멋진 스루 패스를 에딘 제코가 슛으로 연결했고, 공이 골대에 맞고 나오자 제코가 몸으로 다시 밀어 넣었다.

토티가 후반 9분 박수갈채를 받으며 경기장에 들어섰고, 정교한 크로스를 날려 봤지만 스테판 엘샤라위의 헤딩슛은 골망을 빗나갔다. 로마가 후반 29분 제코의 원터치 패스를 받은 다니엘레 데로시의 골로 다시 앞서가며 승기를 잡는 듯 했으나 제노아는 끈질겼다. 후반 34분 디에고 락살트의 크로스를 라조비치가 마무리했다.

이때 동시에 최종전을 가진 나폴리는 삼프도리아를 상대로 4골을 퍼부어 승리를 사실상 확정한 상태였다. 그대로 경기가 끝나면 나폴리가 2위로 올라가고, 로마는 3위로 떨어진 채 시즌을 마치게 되는 상황이었다. 로마가 총공세를 시작해야 하는 시점이지만 오히려 라조비치의 슛이 로마 골대를 맞히며 제노아가 결승골을 넣을 뻔 했다.

로마는 후반 추가시간에 아슬아슬한 승리를 따냈다. 라자 나잉골란이 문전으로 올린 공을 두고 헤딩 경합이 벌어졌다. 이번에도 제코였다. 제코가 압도적인 제공권을 활용해 살짝 헤딩 패스를 했고, 문전으로 침투한 디에고 페로티가 마무리 슛을 날렸다.

로마가 승리하며 2위를 지켰고, 핵심 선수는 단연 제코였다. 제코는 1골 2도움으로 로마의 세 골을 모두 만들어내며 활약했다. 득점 기회를 몇 차례 놓치며 쉽게 갈 수 있는 경기를 오렵게 꼬아버린 것도 제코였지만, 한 경기에서 득점 3개를 만든 선수에게 책임을 물을 수는 없는 경기였다.

제코는 세리에A 29골로 득점왕을 차지했다. 컵대회까지 총 39골로 두 부문 모두 개인 통산 최다골 시즌을 보냈다. 31세에 전성기 기량을 완전히 되찾았다는 평가를 받은 시즌이다. 득점 순위에서 제코를 추격했던 드리스 메르텐스(나폴리, 28골), 안드레아 벨로티(토리노, 25골), 곤살로 이과인(유벤투스, 24골), 마우로 이카르디(인테르밀란, 24골) 등 뛰어난 공격수들이 쏟아진 시즌이었기에 제코의 득점왕은 더 가치가 높았다.

이날 고별전을 가진 토티는 전성기 시절 로마의 창의성과 득점력을 모두 책임지는 선수였다. 득점력은 제코가 담당하면 된다. 공격의 창의성을 회복하는 것이 로마의 숙제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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