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수원] 김동환 기자= 한국과 잉글랜드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가 펼쳐진 수원월드컵 경기장은 뜨거웠다. 그라운드에서 양팀 선수들의 열기도 대단했지만 옥석을 가리려는 스카우터들의 열기도 대단했다. 유럽 최고 수준의 클럽에서 직접 스카우트를 대거 파견했다.

2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 조별리그 A조와 B조의 마지막 경기가 펼쳐졌다. 국내 축구팬들 뿐만 아니라 푸른 눈의 외국인도 눈에 띄었다. 대부분은 응원을 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지만, 노트를 펼치고 경기 내내 무언가를 적는 이들이 대거 본부석에 자리했다.

유럽의 구단에서 파견한 스카우트들이었다. 머지 않은 미래에 빛날 옥석들을 가리기 위해 전세계 재능들이 모인 대회에 발걸음을 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먼저 펼쳐진 멕시코와 베네수엘라의 경기부터 스카우트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이후 펼쳐진 한국과 잉글랜드의 경기에서는 더욱 많은 스카우트가 경기장을 찾았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경기를 찾은 유럽 스카우트는 줄잡아 40여명에 이른다. 확인된 구단만 맨체스터유나이티드, 셀틱, 바이어 레버쿠젠, AS모나코, 아스널, 선덜랜드 등이다. 이들은 각 소속 팀을 통해 FIFA에 출입증을 신청하기도 했고, 입장권을 구매해 경기장을 찾기도 했다. 

맨유의 경우 캐링턴 훈련장에서 근무하는 1군 스카우트를 3명이나 보냈다. 이날 수원에는 2명이 찾았고, 나머지 한 명은 같은 시각 펼쳐진 독일과 바누아투, 기니와 아르헨티나의 대결을 보기 위해 제주로 날아갔다. 이들은 “모든 경기를 보고 선수들을 파악 중이다”고 했다.

‘신태용호’에서 맹활약을 펼치는 ‘바르사 듀오’ 등 한국 선수들에 대한 관심도 당연히 있다. 하지만 스카우트들은 말을 아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스카우트는 “한국 선수들 중에서도 눈길을 끄는 선수가 있다. 하지만 꾸준히 활약할 수 있을지 가능성을 봐야 한다. 아직은 조심스러운 단계다. 대회에 참가한 모든 참가국의 선수들을 관찰하고 있다”며 “혜성처럼 나타나는 스타들도 있겠지만, 이번 대회 뿐만 아니라 준비 과정과 직전 시즌 소속 팀에서의 활약을 종합해 중점 관찰 대상자를 선정했다. 대회를 통해서는 잠재적 영입 추천 대상자를 추려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카우트들의 행보는 녹아웃 스테이지가 진행될수록 더욱 치열해진다. 재능을 가진 선수들이 이끄는 강팀, 이변을 만드는 주인공이 있는 팀들이 각본 없는 드라마를 연출한다. 가능성을 쫓는 스카우트들의 눈매도 날카로워질 전망이다.

사진=대한축구협회제공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