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유럽축구연맹(UEFA) 리그 랭킹 1위. 레알마드리드와 FC바르셀로나로 대표되는 초호화 군단의 리그. 가장 화려한 축구를 구사하는 리그. 스페인 라리가는 현대 축구의 발전상을 따라는 과정에 결코 놓쳐선 안 될 무대다. ‘Football1st’는 세계 축구의 1번가라고 할 수 있는 스페인 축구 소식을 보다 깊이 들여다보고자 한다. 한준 기자가 빠르고 특별하게 준비한다. <편집자 주> 

FC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와 데포르티보알라베스의 ‘2016/2017 스페인 코파델레이’ 결승전 경기를 끝으로 스페인 프로축구의 일정이 대부분 마무리됐다. 한국시간으로 28일 새벽 바르사가 3-1 승리로 트로피를 차지했다. 레알마드리드가 유벤투스와 UEFA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남겨둔 것이 유일한 공식 일정이다.

프로 감독의 세계는 이별이 다반사다. 레알을 라리가 우승으로 이끈 지네딘 지단 감독이 ‘경질설’을 이겨내고 살아남은 가운데, 준우승팀 바르사와 4위를 차지한 세비야가 새로운 감독을 맞이한다. 유로파리그 우승에 실패한 셀타비고까지 연쇄 감독 이동이 진행됐다.

흥미로운 것은 모두 문책성 감독 이동은 아니라는 점이다. 바르사의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2016/2017시즌이 진행되는 도중에 스스로 사임을 결정했다. 시즌 초반부터 이어진 부진에 비판론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파리생제르맹(PSG)과 UEFA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크게 진 이후 일어난 비판 이후 스포르팅히혼과 라리가 후반기 경기 후 회견에서 올 시즌을 끝으로 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했다.

엔리케 감독은 2004년 바르사에서 현역 생활을 마무리한 뒤 2008년 바르사B 감독으로 지도자 경력을 시작했다. 2011년 AS로마 감독으로 1군 감독직을 본격적으로 맡았고, 2012년에는 셀타 지휘봉을 잡고 라리가 무대에 입성했다. 한 시즌 만에 성과를 인정 받아 2014년 바르사 감독이 됐고, 부임 첫 시즌에 라리가 우승과 코파델레이 우승,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트레블을 달성했다.

엔리케 감독은 3년의 계약 기간을 모두 채우고 떠나게 됐다. 두 번의 라리가 우승과 세 번의 코파델레이 우승, 챔피언스리그와 UEFA슈퍼컵, FIFA클럽월드컵 등 9개의 우승컵을 들었다. 로마에서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했지만 매년 지도자 경력을 공백 없이 보냈다. 엔리케 감독은 스스로 바르사를 떠났던 주제프 과르디올라 감독과 마찬가지로 정신적 고갈을 말하며 9시즌만에 ‘안식년’을 보내겠다고 선언했다.

엔리케 감독은 2017/2018시즌을 휴식기로 보낼 가능성이 높은 것은 그의 오른팔이었던 카를로스 운수에 감독을 비롯해 피지컬 코치 라파엘 폴, 심리전문가 호아킨 발데스 등이 나란히 새 둥지를 찾았기 때문이다. 이들 모두 운수에 코치를 신임 감독으로 영입한 셀타로 간다. 셀타는 엔리케 감독가 운수에 코치가 함께 2013/2014시즌을 보냈던 팀이기도 하다.

셀타는 에두아르도 베리소 감독과 결별하면서 그 공백을 바르사 코칭 스태프로 대체하게 됐다. 바르사에서 9개의 우승컵을 들어올린 코치진이 셀타에선 어떤 축구와 어떤 성과를 낼지 궁금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셀타가 감독을 교체하게 된 배경은 베리소 감독 역시 올 시즌을 끝으로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엔리케 감독이 떠난 뒤 2014/2015시즌부터 셀타를 지휘한 베리소 감독 역시 2016/2017시즌 코파델레이 4강, 유로파리그 4강 진출의 성과를 냈다. 라리가 전반기에는 준수한 성적을 냈고, 코파델레이에서 레알을 탈락시키기도 했다. 알라베스 돌풍에 막히고 유로파리그에서는 맨체스터유나이티드에 가로막혔으나 지도력을 인정 받았다.

셀타는 베리소 감독을 잃은 상황이다. 베리소 감독은 세비야의 신임 감독으로 부임할 예정이다. 세비아는 2016/2017시즌 호르헤 삼파올리 감독과 인상적인 시즌을 보냈으나, 삼파올리 감독이 시즌 말미에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신임 사령탑으로 부임하는 데 동의하며 새 감독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삼파올리 감독은 축구계의 대표적인 ‘비엘시스타’다. 마르셀로 비엘사 감독의 축구철학을 계승하는 지도자다. 삼파올리 감독은 실제로 비엘사 감독이 떠난 칠레 대표팀에서 그가 지향하던 축구 스타일을 펼치며 '2015 코파아메리카' 우승을 이룬 뒤 세비야에 부임했다. 베리소 감독은 비엘사 감독이 칠레를 이끌던 시절 코치로 함께 했던 인물이다. 셀타에서도 기본 철학은 비엘사 방식이었다. 세비야는 삼파올리 감독을 대체할 적임자를 택했다. 

바르사의 운수에 코치가 셀타로, 셀티의 베리소 감독이 세비야로 향한 가운데, 바르사는 아틀레틱클럽을 이끌어온 에르네스토 발베르데 감독과 3년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발베르데 감독은 카탈루냐 출신은 아니지마 프로 선수 생활 기간에 1988년부터 1990년까지 바르사에서 활약한 바 있다. 바르사의 축구 철학을 직접 경험했고, 유소년 선수 육성을 중심 정책으로 삼는 아틀레틱클럽에서 지도자로 오랜 시간 성과를 냈다.

발베르데 감독을 잃은 아틀레틱클럽은 쿠코 지간다 감독은 선임했다. 나바라 지역 출신인 지간다 감독은 오사수나와 아틀레틱클럽에서 선수 생활을 했고, 2005년 오사수나B 감독으로 시작해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오사수나 1군 감독을 맡았다. 2009년 헤레스 감독을 거친 뒤 2011년부터 올시즌까지 아틀레틱클럽 2군 감독으로 일해왔다. 1군 감독으로 올라와 인수인계 과정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감독 교체가 진행되는 팀은 더 있다. 발렌시아는 보로 감독 대행 체제를 끝내고 2016/2017시즌 개막을 앞두고 사임했던 마르셀리노 가르시아 토랄 감독이 부임할 예정이다. 라스팔마스 돌풍을 이끈 키케 세티엔 감독도 계약 기간을 마친 뒤 레알베티스 새 감독으로 부임할 예정이다. 바르사, 세비야, 아틀레틱클럽, 발렌시아, 베티스, 셀타, 라스팔마스 등 라리가의 주요팀들이 2017/2018시즌을 새 감독과 맞이한다. 다음 시즌 흥미로운 전술 대결을 예고하며 2016/2017시즌이 마무리됐다. 바르사의 코파델레이 우승으로 2017/2018시즌은 레알과 엘클라시코의 8월 수페르코파에 데 에스파냐로 문을 연다

글=한준 기자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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