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대한민국 U-20 대표팀(감독 신태용)이 결전의 땅 전주에 입성했다. 15일 파주NFC에서 포토데이 행사와 함께 휴식 시간을 가진 U-20 대표팀은 20일 기니와 ‘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 A조 1차전, 아르헨티나와 2차전 경기를 치를 전주로 16일 이동했다.

남은 기간 선수단의 전술적 과제로 꼽히는 것은 세트피스 수비력이다. 우루과이전에 연이어 코너킥와 프리킥시 상대 고공 공격에 흔들렸고, 세네갈전에는 두 골을 긴 크로스와 코너킥에 이은 헤더로 내줬다. 

기술적으로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U-20 대표팀의 약점은 피지컬로 꼽힌다. 신체 조건과 운동 능력에서 이미 성이 선수들과 비견될 수준의 타 대륙 팀들에 비해 열세라는 지적이다. 이러한 열세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은 피지컬 강화 운동도 있지만, U-20 대표팀이 가진 장점을 활용해 플레이로 극복하는 것이다.

플레이로 극복하기 위한 첫 번째 과제는 준비한 플레이를 구현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신태용 감독이 강조해온 것은 “자신감있는 플레이”다. U-20 대표 선수들이 신 감독 체제 이후 훈련 특징으로 “감독님이 실수해도 좋으니 자신있는 플레이를 하라고 하신다”는 점이다. 

신 감독은 개별적으로 선수들의 잘못된 플레이를 지적하기는 하지만, 공개적으로나 대중적으로는 선수들이 못한 부분 보다 좋은 점을 칭찬하는 편이다. U-20 대표팀이 아직 경험이 부족하고 어린 나이라는 점에서 심리적 문제로 기복을 보일 수 있다. 못했을 때는 용기를 북돋우고, 오히려 잘했을 때는 들뜬 마음을 가라앉힐 필요가 있다. 

3월 아디다스컵 4개국 대회와 4월 프로팀과의 연습경기, 5월 본선 참가국과 세 차례 평가전에서 U-20 대표팀이 확인한 숙제는 킥오프 직후의 긴장이다. 온두라스와 4개국 대회 첫 경기에서 전반 14분 만에 헤더로 선제골을 넣으며 경기를 쉽게 풀었으나, 잠비아와 경기는 전반 32분 백승호의 선제골이 나오기 전까지 어려운 경기를 했다.  

4월 전북현대와 연습경기에서는 전반 8분만에 선제골을 내준 이후 자기 진영에 갇혀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최근 치른 우루과이전은 2-0으로 승리했지만 전반 38분 선제골 이전까지는 쉽지 않았다. 초반 30분 간은 중앙 지역에서 전진 패스가 거의 통하지 않았고, 실점 위기도 여러번 있었다. 상대가 신체적으로 우월한 잠비아, 전북, 우루과이전 모두 비슷한 흐름이었다.

신 감독은 이런 초반 고전을 모두 심리적인 위축에서 원인을 찾았다. 잠비아전을 치른 뒤 “아프리카 선수들을 상대하면 피부색이 다르고, 탄력도 좋아서 위협을 느낀다. 파괴력이 있으니 위압감을 느낀다. 나 역시 선수 시절에 이렇게 심리적으로 위축되면 경기를 잘 못했다. 나도 그런 점을 걱정했는데, 이런 경험을 쌓은 것이 도움이 됐다.  15분, 20분 지나면서 할 수 있다는 것을 느낀 것 같다”고 말했다.

전북전 당시에도 백승호와 이승우 모두 “국가대표로 뛰는 형들이 있었다. 너무 긴장했고, 쉽게 하려고 하다보니 우리 플레이를 하지 못했다”며 전반전에 절대 열세의 경기를 한 이유로 긴장을 꼽았다. 신 감독도 경기 전에 선수들에게 집중적으로 주문한 것이 “기 죽지 말고 하라”는 것이었는데, 주문대로 되지 않았다. 

우루과이전에도 비슷한 문제를 확인하자 신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아직도 좀 어리고 경험이 부족하다. 한 살 어린 선수들은 칠레에서 열린 FIFA U-17 월드컵에 나갔다 왔는데도 불구하고 처음에는 조금 주눅 드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맞받아쳐보고, 해보면, 우리가 할 수 있는 돌려치기 축구, 공간 패스가 잘 이뤄지는데, 처음에는 어딘가 모르게 부족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공을 소유하고, 라인을 높이고, 중앙 공간을 자신 있게 파고드는 축구는 신 감독의 핵심 전술이다. 이를 위해선 경기 초반부터 자신있게 달려들어야 한다. 상대 기세가 좋은 킥오프 직후 20여 분 간의 전방 압박을 극복할 수 있는 자신감이 필요하다. 

연습경기나 평가전에서는 이 시기의 흐름을 내줘도 결과에 대한 부담이 크지 않아 만회가 가능했다. 상대한 팀들의 체력 등 컨디션도 정상이 아니었다. 홈팀 한국과 비교하면 시간이 갈수록 빠르게 지쳤다. 이 과정에서 한국이 주도권을 잡고 경기를 지배했다. 

본선은 다르다. 상대 체력은 더 오랜 시간 유지될 것이고, 조직적으로도 단단하다. 초반 상대에 대한 긴장과 주눅든 플레이는 이른 시간 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선제 실점을 할 경우 전술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부담이 커진다. 본선 첫 판인 기니전에서 이런 일이 발생할 경우 연습경기나 친선경기에서 얻은 자신감이 소용없다. 본 게임에서는 통하지 않는다는 불안감이 습격하면, 가진 기량을 보여주지 못하고 경기가 끝날 수 있다. 

초반 기선 제압이 중요하다. 경직된 몸으로 상대하면 신 감독이 집중 주문하는 ‘돌려치기’가 이뤄질 수 없다. 기니와 20일 경기에서 U-20 대표팀은 상대를 분석하는 것에 앞서 스스로 준비한 플레이를 최상의 컨디션으로 구현하는 것이 과제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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