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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효슈팅 1회, 셀프 컨트롤 실패한 바르사
한준 기자 | 승인 2017.04.20 10:59

[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우리는 침착하고 냉정해야 했다. 모든 노력을 다했는데, 14번의 슈팅 중 부폰이 지키는 골대 안으로 향한 것은 1번뿐이었다.”

루이스 엔리케 FC바르셀로나 감독이 유벤투스와 ‘2016/2017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경기를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 중에서 뒤집기에 실패한 결정적인 이유다.

#세계 최고 선수들의 슈팅이 하늘로 솟았다

유벤투스가 자랑하는 세계 최고의 골키퍼 잔루이지 골키퍼는 내내 집중력을 유지해야 했지만, 직접 선방할 만한 상황은 엔리케 감독의 말처럼 한 차례 뿐이었다. 전반 30분경 리오넬 메시가 시도한 왼발 중거리 슈팅을 막아냈다. 거리가 멀어 부폰에게 어려운 상황은 아니었다.

부폰은 후반 35분경 왼쪽 측면에서 네이마르가 하비에르 마스체라노의 침투를 보고 찔러준 크로스패스를 차단하기도 했다. 슈팅이 이뤄지기 전에 막았다. 수비 육탄 방어에 걸린 슈팅까지 포함하면 바르사는 엔리케 감독이 언급한 것 보다 많은 17번의 슈팅을 시도했으나, 전반 30분의 상황 외에는 부폰을 향해 뻗어간 슈팅이 없었다.

토리노에서 치른 1차전 원정 경기에서 0-3으로 졌던 바르사는 2차전에서 4골 차 승리가 필요했다. 엔리케 감독은 1차전에서 0-4로 졌던 파리생제르맹과 경기에서도 6골을 목표로 잡았는데, 이번 경기 역시 실점 상황을 대비해 5골을 넣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PSG전에는 달성했지만, 유벤투스전에는 유효슈팅이 한 차례에 그칠 정도로 결정력이 빈약했다. 

차이는 ‘셀프 컨트롤’이다. 엔리케 감독이 말한 것처럼 침착하지 못했다. 평정심을 유지하지 못한 것은 이미 기적이 한 번 있었기 때문이다. 기적을 이루는 것도 결국 사람의 일이다. PSG와 경기에서 바르사 선수들은 많은 것을 내려놓고 경기했다. 이른 시간 선제골을 넣으면서 자신감도 붙었다. 

PSG와 경기에서도 경기 종료 10분 전까지 상황이 어렵다가 연속골을 몰아쳐 뒤집었다. 한 번 기적을 이뤘던 바르사 선수들은, 어쩌면 애매한 희망을 쥐고 나선 경기에서, 팬들은 물론 스스로도 더 큰 기대를 갖고 경기에 임한 것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정밀한 슈팅력을 자랑하는 메시와 네이마르의 슈팅이 자주 허공으로 날아갔다. 적극적으로 슈팅 기회를 만들었으나 힘이 많이 들어갔다. 마음을 통제하지 못한 것이 경기력에 반영된 것이다.

캄노우에 모인 홈팬들은 득점 없는 경기로 종료 휘슬이 울렸을 때 눈물을 흘리며 박수를 보냈다. 선수들이 90분간 최선을 다했다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기 때문이다. 엔리케 감독 역시 “슬픈 마음으로 경기장을 떠난다. 하지만 비판할 사람은 없다. 우리는 마지막까지 노력했고, 골을 넣기 위해 싸웠지만 넣을 수 없었다. 모든 노력을 다했으나 골로 가는 길을 열지 못했다”는 말로 노력이 부족했던 결과는 아니라고 선수들을 위로했다.

#카리스마의 부재, 아우베스의 공백

엔리케 감독은 “토리노 원정의 전반전일 못한 대가가 크다”고 했다. 망친 45분이, 나머지 135분에 끼친 영향이 크다. 볼을 지배하는 것 만큼 중요한 것이 마음을 통제하는 일이다. 바르사는 1차전 토리노 원정에서 중원 조타수 세르히오 부스케츠의 경고 누적 이탈로 인한 공백을 그리워 했는데, 2차전에서는 카를라스 푸욜과 같은 카리스마를 갖춘 리더십의 부재에 통탄했다.

또 하나 결정적으로 그리웠던 선수는 유벤투스 유니폼을 입고 캄노우를 방문한 라이트백 다니 아우베스다. 아우베스는 경기 하루 전 가진 훈련장에서 캄노우 그라운드에 새겨진 바르사 엠블럼에 입을 맞추며 여전히 ‘친정’에 대한 애정을 표했다. 경기 시작 전에는 바르사 벤치를 찾아가 일일이 익살스럽게 인사를 나눴다. 

바르사는 2차전 경기에 스리백이 아닌 포백으로 나섰다. 마스체라노의 몸상태가 좋지 않아 스리백 가동에 제한성이 있었다. 물론 실제 운영 과정에서는 미드필더 부스케츠가 사무엘 움티티와 제라르 피케의 센터백 라인 사이로 내려오고, 조르디 알바와 세르지 로베르토가 미드필드 라인으로 전진, 메시가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로 내려와 3-4-1-2에 가까운 형태가 됐다. 

스리백 상황에서는 양 풀백의 측면 공격력이 날카로워야 한다. 좌측의 알바는 네이마르와 시너지를 내지 못했고, 우측의 세르지는 라키티치와 조합 플레이를 만드는 과정이 무뎠다. 우측에 아우베스가 있었다면 상대 수비를 흔들기 위한 날카로운 크로스 패스나 슈팅, 메시와 조합 플레이를 기대할 수 있었다. 우측이 살아다면 상대 수비 균형이 흔들려 좌측도 덩달아 살아날 수 있다. 

빠진 기둥은 다시 채우는 데 실패한 것이 바르사가 엔리케 첫 시즌 이룬 트레블을 재현하는 데 실패한 숨은 이유 중 하나다. 차비 에르난데스가 떠난 이후 티키타카는 약화되었고, 아우베스가 떠나면서 측면 파괴력도 떨어졌다. 올 시즌 큰 경기에서 바르사가 고전하는 이유는 이전보다 둔화된 자체 전력에 문제가 있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는 “베르나베우에선 이겨야 한다. 그게 우리의 마지막 기회”라고 했다. 챔피언스리그 탈락으로 바르사는 코파델레이 결승, 실질적으로 라리가 결승전이라 할 수 있는 주말 엘클라시코에 올 시즌 성패가 달려있다. 

레알마드리드와 엘클라시코에서 패해 라리가 우승을 놓친다면, 코파델레이 우승도 전리품이 되기 어렵다. 2016/2017시즌이 실패한 시즌으로 남을 수 밖에 없다. 올시즌 마지막 엘클라시코는 한국시간으로 24일 새벽 3시 45분에 킥오프한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한준 기자  holazu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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