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라르 피케(왼쪽)와 샤키라

[풋볼리스트] 축구는 365일, 1주일 내내, 24시간 돌아간다. 축구공이 구르는데 요일이며 계절이 무슨 상관이랴. 그리하여 풋볼리스트는 주말에도 독자들에게 기획기사를 보내기로 했다. Saturday와 Sunday에도 축구로 거듭나시기를. 그게 바로 '풋볼리스트S'의 모토다. <편집자 주>

축잘알이 되기 위한 길은 멀고도 험하다. 월드컵은 물론 유럽 주요 리그와 K리그, 나아가 AFC챔피언스리그를 누비는 선수와 감독을 파악하는 것은 기본이다. 불시에 관중석에 자리한 인물에 포커스가 맞춰질 때가 있다. 이럴 땐 ‘아재력’이 힘을 발휘한다. 2002 한일월드컵을 라이브로 보지 못한 밀레니엄 세대에겐 더더욱 어려운 미션이다. 축잘알이 되기 위해선 아재력까지 극복해야 한다. ‘풋볼리스트’가 주요 경기에 출몰하는 관중석 유명인사를 파악하기 위한 ‘축잘알 설명서’를 준비했다.

최근 열린 리버풀과 에버턴의 ‘머지사이드 더비’ 관중석엔 유독 눈빛이 날카롭고 포스가 굉장한 관중 한 명이 앉아 있었다. 한때 ‘본드가 되기엔 너무 못생겼다’는 소리까지 들었으나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섹시하다는 소리를 듣는 남자, 다니엘 크레이그였다. 6대 007로 유명한 크레이그는 톱스타가 되기 전부터 리버풀 팬으로 알려져 있었고, 리버풀 경기를 보러 간 것도 이날이 처음은 아니었다. 영국 대표 캐릭터를 연기하는 영국 대표 섹시 배우가 영국을 대표하는 더비 경기 중 하나를 찾았다.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제임스 본드를 비튼 캐릭터, 제이슨 본도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관중석에서 발견된 적이 있었다. 맷 데이먼은 축구와 별 인연이 없는 미국인이지만, 단짝인 폴 그린그래스 감독과 함께 영국에서 영화를 찍다가 그린그래스를 따라 첼시 경기장에 찾아간 적이 있다. 그린그래스는 잉글랜드 출신이다. 미국 영화는 제작비를 절감하기 위해 영국 스튜디오에서 촬영되는 일이 많다. 그럴 때 영국 출신 헐리우드 배우나 스태프가 동료 미국인을 데리고 축구장에 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켄달 제너

물론 첩보원들만 경기장에 가는 건 아니다. 경기장에서 가장 자주 발견되는 스타는 역시 선수의 가족이다. 가족이라서 유명해진 경우 말고, 원래 유명인이었던 가족이라면 빅토리아 베컴과 함께 샤키라가 대표적이다. 콜롬비아 출신 디바 샤키라는 2011년 바르셀로나 센터백 제라르 피케와 교제한다는 사실을 인정했고, 이후 피케의 경기에 꽤 자주 나타나는 편이다. 둘 사이에는 밀란과 사샤라는 두 아이가 있는데 만삭의 몸으로 관중석에 있다가 피케의 활약에 환호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요즘엔 아예 바르셀로나 비공식 멤버급이다. 북산을 대표하는 곱슬머리가 한나라면 바르셀로나의 곱슬머리는 샤키라다.

“엉덩이는 거짓말하지 않는다”(Hips Don't Lie)는 명곡 겸 명언을 남긴 샤키라는 이 노래가 ‘2006 독일월드컵’과 함께 홍보되며 '인생 싱글' 중 하나가 됐다. 뮤직비디오를 보면 샤키라의 엉덩이가 정말이지 진짜라는 걸 납득하게 된다. 샤키라는 ‘2010 남아공월드컵’ 주제가 <Waka Waka>, ‘2014 브라질월드컵’에 맞춘ㅋㅁ <La La La>까지 월드컵 전문 가수로 활약 중이다. 2014년엔 제니퍼 로페즈와 핏불이 부른 공식 주제가가 너무 미국스럽다고 욕을 먹은 반면, 샤키라는 브라질 국민가수 카를리뇨스 브라운을 끌어들여 좋은 반응을 얻었다. 역시 축잘알이다.

관중석이 가장 다채로운 팀은 파리생제르맹(PSG)이다. 패셔너블한 도시 파리에 유명인사들이 찾기도 하고, 그럴 때마다 PSG가 적극적으로 초청하기도 한다. 특히 파리패션위크 주간이 되면 파르크 데 프랭스의 VIP석은 런웨이 맨 앞줄을 연상시킨다. 2015년의 경우 가수 리야나, 모델 켄달 제너와 지지 하디드가 잡혔다. 편한 옷을 입고 특유의 시큰둥한 표정을 하고 있던 리야나와 달리 제너와 하디드는 자기 이름이 박힌 구단 티셔츠까지 입고 경기 내내 즐거운 표정이었다. 그 외에도 가수 시아라, 비욘세와 제이지 부부 역시 PSG 경기를 관전한 적이 있다. 그러나 가장 포스 넘쳤던 관중은 따로 있는데, 모니카 벨루치였다.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제이지는 래퍼로서 ‘뉴욕의 왕’인 동시에 미국 프로 스포츠 에이전트 회사를 가진 스포츠계의 일원이기도 하다. 아스널 인수를 시도했다는 보도로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유독 아스널 경기에 많이 나타난다. 록밴드 콜드플레이의 보컬 크리스 마틴도 아스널 팬으로 유명하며 둘이 함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 앉아 있었던 적도 있다. 영국 출신 유명 진행자 피어스 모건은 트위터에 “벵거 아웃, 당장”이라고 쓴 걸 보니 아스널 팬이 확실하다.

다비드 루이스(왼쪽)와 카라 델레바인

아름다운 여성이 유독 자주 나타나는 구장은 스탬포드 브리지 되겠다. 모델 카라 델레바인과 배우 엠마 왓슨이 나타난 바 있는데, 델레바인은 ‘똘끼’ 있는 이미지 그대로 다비드 루이스와 ‘엽사’를 찍었고, 왓슨도 평소 이미지에 맞게 단정한 셔츠 차림으로 스카이박스에 서 있었다. 한편 ‘지체 높은’ 팬이 유독 많은 팀은 애스턴빌라로 볼 수 있다. 데이비드 캐머런 전 영국 총리와 윌리엄 왕자가 빌라의 서포터로 유명하다. 그리고 빌라는 지금 챔피언십(2부)에서 12위...,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마지막으로 중계 화면에선 유명한 사람인 듯 잡아주는데, 영 알아보기 힘들 때의 꿀팁.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에서 팀 이름이나 경기장 이름으로 트렌드 검색을 해 보자. 셀카를 남기는 유명인들이 많다. 구단이 초청한 셀러브리티의 경우 공식 홈페이지에 사진이 올라오기도 한다. 리버풀이 비교적 부지런한 편인데, 라커룸 천장이 낮은 듯 허리를 굽힌 채 환하게 웃는 르브론 제임스의 사진을 리버풀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파리생제르맹 홈페이지, 카라 델레바인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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