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수원삼성은 이스턴SC와 ‘2017 AFC챔피언스리그’ G조 4차전 경기에서 5-0으로 승리했다. 이 경기는 수원의 올시즌 첫 홈 승리였다. 수원은 올 시즌 치른 9번의 공식 경기에서 두 번 승리했는데, 나머지 한 번은 이스턴과 원정 경기였다. 

많은 골이 터졌지만 손쉬운 승리는 아니었다. 전반전은 1-0 리드였다. 후반전에 4골이 나왔다. 찬유엔팅 이스턴 감독은 “전술적으로는 문제가 없었다. 후반전에 체력이 떨어지며 발생한 문제”라고 했다. 

이스턴전을 마치고 믹스트존에서 만난 공격수 박기동은 “감독님이 경기전에 강조하신 것은 심리적인 부분이다. 약팀이라고 안일한 생각보다, 더 간절한 마음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하셨다”고 했다.

대승으로 최근 비판론을 잠시 일축한 서정원 수원 감독도 표정이 그리 밝지 않았다. 선수들이 다득점과 첫 홈 승리로 자신감을 얻은 것이 소득이라고 냉정하게 진단했다. 수원의 반등을 위한 진짜 미션은 16일 오후 3시로 예정된 ‘KBE하나은행 K리그클래식 2017’ 6라운드 홈경기 광주FC전 승리다.

서 감독도, 수원 선수들도 이스턴전 대승이 지금까지의 우려와 비판을 씻어낼 수 있는 결과는 아니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다만 이 승리가 광주전에 임하는 수원의 부담을 덜어주고, 자신감을 높여준 것은 분명하다. 

“수원에 좋은 선수들이 많고, 경험 있는 선수도 많다. 이기지 못하면서 심리적으로 쫓겼던 것이 사실이다. 우리가 이겨내야 하는 부분이다. 선수들끼리 미팅도 많이 했다. 이스턴전은 결과는 당연히 내야했고, 내용적으로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경기를 하자고 했다. 홈팬들 앞에서 대승을 거둔 것은 팬들에게도 그렇고, 선수들에게도 긍정적인 요소라고 생각한다. 나머지 홈 경기도 이런 분위기에서 즐거운 경기를 하고 승리하는 경기를 하고 싶다.” 

박기동은 “어느 팀이나 수비적으로 나온다면 골 넣기 힘들다. 홍콩에서 1위한 팀이라 얕보고 나가지 않았다. 약팀이라고 준비를 더 많이 했다. 오늘 경기가 우리에게 중요하고, 이 경기를 통해 리그에서도 분위기 타고 올라가는 게 중요하다”며 이스턴전 승리가 의미 없는 결과는 아니라고 했다. 노력과 준비의 결과라며 광주전을 기대할 수 있는 요소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 경기도 한 골 아닌 두 세골, 더 공격적으로 한다면 팀이 한 단계 더 올라갈 것”이라며 다득점 승리가 심리적으로 준 효과가 적지 않다고 했다.

서 감독은 이스턴과 경기에 과감한 전술 변화를 줬다. 그 중 하나는 염기훈을 전진배치해 박기동과 투톱으로 배치한 것이다. 염기훈의 선제골은 박기동이 시도한 과감한 중거리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막힌 이후 흐른 볼을 고승범이 크로스패스로 연결하며 나왔다. 득점 장면 오에도 박기동과 염기훈이 서로 다른 동선을 가져가며 좋은 장면을 여럿 만들었다. 

“기훈이형과 투톱은 처음본 포메이션이었다. 난 첫 경기 치고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기훈이 형이 왼발잡이라 투톱이라도 고정적으로 뛰지 않았다. 기훈이 형이 왼쪽으로 빠지면 제가 그 자리를 메웠다. 기훈이 형이 크로스나, 빌드업 과정에서 잘 리드했다. 천천히 같이 맞추면 좋은 콤비 플레이가 나올 것 같다.”

조나탄이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존재하는 가운데 박기동은 최근 출전 시간을 늘리며 공격 지역에서 존재감을 높이기 시작했다. 박기동의 표정도 밝았다. “감독님이나 선수들과 적응이 다 됐다. 요즘엔 주전으로 경기에 한 두경기 나오면서 경기 감각이나 움직임, 호흡이 좋아지고 있다.” 

부족한 것은 골이다. 이스턴과 경기에서 박기동은 수원 데뷔골을 기대했다. 좋은 경기를 했지만 다득점 속에도 골을 넣지 못해 아쉬움이 남았다. 박기동은 골에 집착하지 않고 팀 플레이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골이 자연스럽게 찾아오도록 하겠다며 자신을 다스리는 모습이었다.

“내가 포워드로서 골 넣지 못해 개인적으로 분명 아쉽지만, 골 욕심을 부리기 보다 팀 플레이에 헌신하면서 연계 플레이나 팀에서 모자라는 부분 채우려고 노력했다. 그런 마인드로 나선 게 좋았던 것 같다.” 

“주전으로 나간 경기에서 골을 맛보지 못해 개인적으로 위축되고 부담도 없지 않아 있다. 너무 그런 걸 생각하다보면 게임 플레이 리듬이 깨질 것 같다. 자연스럽게 팀플레이에 융화되면, 한 골이 터진다면 좋아질 것 같다.”

골에 집착하지는 않지만, 득점을 위한 나머지 훈련을 통해 감각을 높이고 있다. 박기동은 팀 훈련을 마친 뒤에서 슈팅 훈련과 크로스를 마무리하는 훈련을 더 하고 있다. 수원 신입생인 박기동은 광주와 경기에서 더 많은 걸 보여주겠다며 홈팬들의 응원을 부탁했다.

“리그에서 승리가 없다. 홈팬들에게 부끄럽기도 하고 죄송하다. 이번 홈경기에는 이스턴을 이긴 분위기를 타서 꼭 승리하겠다. 좋은 내용과 결과 가져오겠다. 많이 응원해줬으면 좋겠다.”

사진=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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